사회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5·18 시민법정 미국에 단죄
5.18 스물 두돌, 광주 풍경
 
이준희(디지털말)   기사입력  2002/05/20 [14:51]
[광주] 5·18 묘역 시민 추모 행렬 이어져
 
5·18 민중항쟁 제22주년인 18일 광주 5·18 묘지에서는 제22주년 5·18 민주화운동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는 정수만 5·18 민주화운동유족회장, 이한동 국무총리, 한화갑 민주당대표, 서청원 한나라당 대표 등 각계인사 3천여명이 참석, 경건한 마음으로 스물 두돌을 맞은 5·18 민중항쟁의 정신을 기렸다.

▲ 스물 두돌을 맞은 5.18 묘역에 이른 아침부터 참배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 디지털말 이준희

정수만 5·18 민주화운동유족회장은 5·18 민주화운동 전개과정과 광주민주유공자예우에관한법률 제정 경과보고를 통해 "오는 7월 27일 시행을 앞둔 광주민주유공자예우에관한 법률 등에 의해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되거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대우를 받게 되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소중함과 후세에게 계승되어야 할 이념적,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지난 22년 동안 5·18 민주화운동이 역사에 올바르게 자리매김되고, 명예를 회복하기까지 노력해 주신 국민에게 감사한다"며 "앞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자랑스러운 역사로서 계승 발전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광주항쟁 희생자와 민족민주 열사의 유해가 안장된 구 5·18 묘역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시민, 대학생 등 1만여명의 추모객들의 발길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이들은 80년 5월 광주항쟁 당시 산화해간 시민군과 시민의 영령,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산화한 민주민주 열사의 영정 앞에 참배와 헌화를 하면서 그들의 기리고, 오월의 뜻을 되새겼다.

이정순 열사 11주기 추도식 거행

구 5·18 묘역에서는 91년 5월 투쟁 당시, 5월 18일 연세대 앞에서 분신한 '고 이정순 민중열사'의 11주기 추도식이 유족을 비롯 각계 인사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추도제와 진관 스님의 추모식 낭독, '고 강경대 열사(91년 4월 26일 명지대 학원자주화투쟁 과정에서 서울시경 기동대 부대에 의해 폭력타살됨)'의 부친 강민조씨의 추모사, 이정순 열사의 친자매인 이옥자씨의 증언, 참배객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 디지털말 이준희

강민조씨는 "80년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광주 시민들이 항거를 한 날이기도 한 91년 5월 18일 경대의 마지막 장례식 하던 날 이정순 열사가 분신했다"며 "이를 한 여인의 죽음으로 간직해서는 안된다. 그녀는 유관순 열사에 버금가는 민족열사였다"고 말했다.

강씨는 "정의는 살아있다. 아무리 왜곡하려해도 굴절되지 않고 살아있는 게 역사이다"며 "아직도 국가보안법 등의 악법을 남아있는데 국민의 힘으로 새롭게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모시 낭독에 나선 진관스님은 "그때 이정순 열사가 분신했을 때 기자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불을 꺼지 않았던 그 순간이 삶과 죽음의 갈림길이었다"며 취재가 먼저였던 기자들을 질타하기도 했다.

유족인 동생 이옥자씨의 말이 이어졌다. 이씨는 "수많은 언론인이 언니를 정신병자라 했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나 불우했다고 했다"며 "그러나 우리 언니는 그냥 죽은 게 아니다"고 밝혔다.

이씨는 "언니는 부시와 고르바초프에게 편지를 직접 써서 보내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촉구했다"며 "노태우 대통령에게도 편지를 보내 이 죽음의 정국을 끝낼 것을 요구했다"고 처음 밝혔다.

이씨는 "당시 언니가 썼던 수많은 편지를 안기부가 압수해 다 가졌갔다"며 "언니의 그런 정신이 말살되고 정신병자라면서 수많은 언론이 언니를 두 번 죽였다"고 오열했다.

이씨는 "이 나라를 통일하고, 미국을 몰아내는 데 가정주부가 뭐가 중요하냐"며 "가정주부는 사람이 아니냐"며 당시 언론의 이정순 열사의 항거에 대해 '가정주부' '어린 시절 불우' '정신병자' 등으로 몰아 간 것에 대해 강하게 항변했다.

▲ 스물 두돌을 맞은 5.18 묘역     © 518시민법정추진위
이날 추모 행사에는 '5.18 시민법정'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에 온 '아시아 인권운동가'들이 깊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기도 했다.

이날 구 5·18 묘역에는 광주 시민,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 소속 기자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소속 학생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노사모)' 명계남 대표와 회원 등 1만여명에 달하는 추모객들이 오월 영령과 민족민주 열사의 영령 앞에 참배하고, 헌화했다.

5.18 시민법정서 미국에 단죄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 전남도청 회의실에서 3백여명의 시민,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5·18시민법정 추진위원회 주최로 미국의 광주학살 책임에 대한 법정심판으로 광주학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새 전기를 마련한 역사적인 '광주학살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묻는 5·18시민법정'이 개최됐다.

시민법정 검사단은 기소장을 통해 "한국민의 민주화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기로 신군부와 뜻을 같이 해 광주시민을 학살한 책임자들과 한국의 내정에 간섭하고 광주학살의 진실을 은폐한 미국을 이 법정에 기소한다"고 밝혔다.

시민법정은 이날 5.18시민법정 헌장에 의거해 '내란 및 내란목적 살인죄, 집단살해죄 등의 혐의' 기소된 80년 5월 당시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 위컴 한미 연합사령관, 글라이스틴 주한 미대사, 리처드 훌부르크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8명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또한 미국에 대해서는 군사작전권 반환 등의 권고사항을 내렸다.

▲ 5·18시민법정에 참석하기 위해 온 미국, 독일, 아시아 등국제대표단이 5월 17일 도청앞 전야제에 참석해 5월 항쟁 당시희생당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미국이 세계 각국에서 저지른 범죄행위를 고발하고 있다.     © 디지털말 이준희

<광주 = 이준희 기자>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종합] '되살아 나는 광주', 22주년 행사

5·18 민중 항쟁 제22주년 서울 기념행사 현장

18일 11시, 종묘에서 '5·18 민중 항쟁 제 22주년 서울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5·18 민중 항쟁 제22주년 기념 행사위원회가 주관하고 서울특별시와 민주화 운동 기념사업회가 후원했다.


'5·18 민중 항쟁 제 22주년 서울 기념행사' © 디지털말 송영호  


행사는 ▲ 5·18 민중항쟁 경과보고 ▲ 각계인사들의 기념사/추모사 ▲ 추모시 낭송 ▲헌화/분향 ▲ 5월 영령을 애도하는 살풀이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으며 부대 행사로는 ▲ 5·18 사진전/영상전 ▲ 헌혈하기 등이 진행됐다.

나병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상임이사는 기념사를 통해 "5월 정신은 한국 민주화 운동의 원동력이며 우리는 이것을 계승하여 이 땅의 민주와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하며 '5월 정신'을 강조했다.

또한, 시인 박몽구 씨는 추모시에서 "광주는 결코 남쪽 버려진 땅이 아니며 그날 기꺼이 목숨과 새벽을 맞바꾼 젊은 넋들은 온 나라의 희망의 용광로를 달구었다."라고 말하며 광주 항쟁의 의의를 다시금 되새겼다.

한편, 부대 행사로 치러진 사진전시회는 중앙일보측의 비협조로 반쪽 행사에 그쳤다. 5·18 동지회 한상석 고문은 "행사위원회 측이 거리 사진전을 위해 중앙일보에 250장 정도의 광주 항쟁 당시 보도 사진을 공개하도록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며 "중앙일보의 태도는 80년과 비교해 조금도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5.18 민중항쟁으로 희생된 넋을 달래고 있다 © 디지털말 송영호  



되살아 나는 광주, 주먹밥나누기등 전야제 한창

5.18 민중항쟁 22주년을 앞둔 17일 저녁 광주는 흐린 날씨 속에서 차분한 가운데 도청앞 특설무대에서 3천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야제가 진행됐다.

전야제가 벌어지는 도청 앞 거리에서 5.18 민중항쟁 22주년행사위원회 주최, 실업자종합지원광주센터 주관으로 5.18 광주 항쟁 당시 공동체 정신을 기리며 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주먹밥나누기 행사가 열렸다.
 
▲ 광주시 전남도청 앞 특설무대에서 열린 518 민중항쟁 제22주년 기념 전야제     © 디지털말 이준희

이들 단체는 "실업문제가 사회전반에 걸쳐 양적인 고통에서 질적인 고통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실업대책은 양적인 문제해결로 사태를 해결하려는 졸속적인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80년 5월 대동세상, 나눔의 세상을 만들고자 하였던 광주시민의 정신을 계승하는 2002년 5월에 자본의 논리보다 나눔과 화합의 세상을 광주시민 모두가 하나되어 만들어가자"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주먹밥나누기 행사는 광주 한빛고등학교 학생 2백여명과 이 지역 주부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 50여명이 직접 주먹밥을 만들어 전야제 행사를 구경나온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주먹밥을 빚은 학생들은 삼삼오오 주먹밥을 들고 다니며 "주먹밥 맛 보시고 실업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세요"라며 시민들에게 주먹밥을 권하기도 했다.

▲ 오월 정신계승과 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주먹밥나누기 행사.     © 디지털말 이준희
도청 앞 거리에는 가족단위의 시민들과 학생, 80년 5월 항쟁을 경험했을 중년층과 노년층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고 있다. 이들은 주먹밥을 받아먹으며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주먹밥은 짭짤한 맛이 배여 아주 달고 맛있다.

전야제 구경을 나온 시민 한송구(70)씨는 "매년 행사에 오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80년 5월을 기리고 뜻있게 그 가치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한다.

거리에는 전국여성노조연합의 비정규직차별철폐 거리 캠페인, 광주지역 여성단체와 (사)한국여성의전화연합에서 광주여성운동 사진전을 비롯 양성평등 세상을 위한 한마당 행사와 '부부재산공동명의' 스티커 붙이기 행사를 열고 있다. 시민들이 스티커를 붙이며 여성권익신장에 관심을 보인다.

또한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 합법화, 농민단체의 쌀문제 해결 촉구 거리 전시전, 친일예술인의 작품을 고발하는 전시전 등 다양한 거리 행사가 이어져 5.18 민중항쟁 22주년을 꾸미고 있다.

특히 '계엄령을 해제하라' '전두환을 찢어죽이자' 등 광주 5.18 항쟁 당시의 광주시민의 주장이 적힌 시내버스 재현 행사와 전두환씨의 흉상이 전시되어 참석한 광주 시민들에게 그날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광주=이준희 기자>

5·18 민중항쟁 22주년 기념행사

스물 두돌을 맞는 5·18 민중항쟁 기념 행사가 광주·전남, 부산, 대구, 전주, 서울등지에서 열린다.

그러나 이번 5·18 민중항쟁 기념 행사는 월드컵과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국민적 관심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작년 광주 민주유공자예우법 제정과 망월동 5·18 묘지의 국립묘지 승격 등에 따라 5·18 민중항쟁 기념 행사가 국민과 함께하는 전국적인 뜻있는 행사로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


종묘공원에 전시된 5.18관련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 시민들 © 디지털말 송영호  



광주, 17일 저녁 전야제 등 기념행사

이미 추모기간에 돌입한 광주 지역은 기본행사로 17일 오전 10시 5·18국립묘역에서 5·18 민중항쟁유족회 주최로 유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5·18 민중항쟁 제22주년 추모제 행사가 열려 추모시 낭송과 헌화와 분향이 이어졌다.

오후 6시부터는 전남도청 앞 특설무대에서 22주년 행사위 주최로 5·18 민중항쟁 제22주년 전야제가 진행된다. 행사는 광주 5·18 민중항쟁 당시를 재현한 행렬과 재현극이 선보여 참석한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고, 일부 시민들은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또한 미국반대/전쟁반대/조국통일을 주제로 한 여성걷기대회와 5·18 당시 경찰과 진압군병력의 무자비한 시민살상과 구타, 체포에 맞섰던 차량시위 재현과 횃불행진이 이어진다. 광주시민의 공동체 정신과 살림의 의지가 깃든 주먹밥 나누기 행사도 열린다.
 
▲ 5월 17일 전야제 행사에 참석한 광주시민들.       © 디지털말 이준희

5·18 기념일인 18일에는 오전 10시, 5·18 묘역에서 5·18 민중항쟁 제22주년 기념식이 개최된다. 오후 2시부터 광주 YMCA~(구)광주은행본점에 이르는 거리에서는 시도민대동한마당이 열린다. 풍물길놀이, 토론광장, 통일광장, 민중생존권 쟁취마당, 5·18시민법정 등의 행사가 진행된다.

5월 19일 오후 3시부터 도청앞 광장에서 전국민중연대(주) 주최로 5·18 민중항쟁 제22주년 정신계승 국민대회가 진행된다. 전국의 순례단이 참여하는 문화행사와 본 대회, 거리행진이 이어진다.

27일 오후 6시부터는 도청 앞 광주 등 주변에서 5·18민중항쟁동지회 주최로 5·18 민중항쟁 제22주년 부활제가 열린다. 1980년 5월 27일 도청 등 마지막 시민항쟁 격전지에서 산화해간 시민군과 희생당한 시민들의 부활제가 진행된다. 또한 우체국→YMCA→구 YWCA→상무관→도청 앞 상징탑까지 촛불행진이 진행된다. 도청앞 광장에서는 '부활하라, 열사여!' 주제로 부활문화제가 개최되고, 5·18묘역참배 행사가 진행된다.

일반행사로 5월 16일~19일 5·18기념관에서 5·18민중항쟁유족회, 홍콩아시아인권위원회, 인권센터 등 주최로 아시아 각국의 민주화 운동 희생자 가족과 함께 아시아의 인권상황에 대해 공유하고 5·18정신을 기리는 '아시아 민주희생자가족 광주네트워크'가 열린다.

또한 5월 18일~19일 광주기독청년회 주최로 5·18묘역, 담양성암야영장 등에서 제5회 전국 대학생초청 5·18성지순례 '5월에서 통일로' 행사가 진행된다.

특히 18일 오후 2시부터 도청 회의실에서 5·18시민법정 추진위원회 주최로 미국의 광주학살 책임에 대한 법정심판으로 광주학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새 전기를 마련할 예정인 역사적인 '광주학살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묻는 5·18시민법정'이 개최된다.

이날 오후 7시 5·18기념관 민주홀에서는 5·18기념재단 주최로 제3회 광주인권상 시상식이 열린다.

5월 15일부터 22일까지 금남로 등 시내 곳곳에서 5·18민중항쟁 제22주년 기념 5월 문화제 '다시 서는 오월' 행사가 다채롭게 진행된다.

(광주 지역 행사 문의 : 5.18기념재단 22주년행사추진위 062)224-4518 / 홈페이지 http://www.thezing.com/May518)

* 본 기사와 사진은 디지털말 http://digitalmal.com 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 본 기사는 디지탈말 [종합취재팀]에서 취재한 것이지만, 디지털말 기사검색에 편의를 도모하고자 대표기자이름으로 올리게 되었습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2/05/20 [14:51]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