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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사수 2차 투쟁, 어떻게 할 것인가?
[랍비의 세상속으로] 대중들에 대한 진솔한 설득과 공감대 확산이 관건
 
랍비   기사입력  2006/08/01 [20:15]
지난 31일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는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광장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3월 6일부터 시작된 146일간에 걸친 1차 장외철야농성을 마무리하고, 이달 8월 1일부터 청와대에서 제2차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물론 현재 정지영 감독이 청와대앞 릴레이 1인시위에 나섰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그렇다면 지난 1월 26일 스크린 쿼터제 폐지에 따른 정부 대책발표에 맞서 영화대책위와 시민연대가 함께 해왔던 한미 FTA반대 시위는 물론 스크린쿼터제 축소 및 폐지 반대운동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가?
 
지난 일을 간단히 살펴보면 1월26일 한덕수 재경부총리에 의해 급작스럽게 발표한 "스크린쿼터를 현재의 146일에서 73일로 대폭 축소해 7월부터 시행한다"는 내용은 사실상 스크린 쿼터제 폐지를 향한 포석이었으며, 이것은 국내 영화인들 모두에게 당혹감과 배신감에 휩싸일만한 내용이었다.

▲ 지난 31일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는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차 투쟁계획을 발표했다.     © 대자보

이에 영화인 대책위는 지난 2월 1일 스크린 쿼터제 부분 폐지와 관련하여 장기적인 반대 투쟁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이후 2월 4일 영화배우 안성기씨가 교보빌딩 앞에서 스크린쿼터 폐지반대 1인 피켓 시위를 벌이며 영화인 1인 릴레이 시위에 포문을 열었고, 2월 8일 영화인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회'스크린쿼터 사수집회'를 광화문 사거리에서 진행했다. 
 
뒤이어 2월 14일 박찬욱 감독이 베를린영화제에서 1인 시위에 나섰으며, 이미 한미 FTA 협상조건 선결과제로 추진된 미국산 소고기수입 개방을 비롯한 국내 농축산물 개방과 관련하여 지난 2월 16일 "쌀과 영화"라는 주제로 광화문 열린 시민마당에서 영화인들과 농민들이 한데 모여 집회를 열게된다.
 
그리고 지난 3월 6일부터 영화대책위가 주도하며 광화문에 있는 열린 시민광장에서 스크린쿼터제 상연일수를 상징화해 146일이라는 장기간의 장외 천막투쟁을 벌여왔으며, 4월 4일부터 14일까지'한미FTA 저지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로 안성기. 최민식씨를 비롯한 영화인들이 동참하며 지역순회 문화제를 펼쳤으며, 그후 5월 19일부터 20일까지 영화배우 최민식씨가 프랑스 칸느 영화제에 참석해 1인 시위를 펼치면서, 현지언론과 영화인들에게 크나큰 지지를 얻어냈다.

그리고 이 여파에 힘입어 지난 7월 1일 스크린쿼터제 축소시행(146일에서 73일로 축소시행)에 따른 범국민 집회를 광화문에서 개최하게된다.
이어 영화인들은 지난 7월 31일 오후 2시에 장장 146일간의 천막농성을 철거하며 해단식을 갖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 정지영 감독이 스크린쿼터 원상회복을 위한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벌였다.     © 대자보


- 영화인들의 스크린 쿼터제 폐지반대 시위, 변화는 있었는가? -

돌이켜보면 그간 영화대책위의 우리문화 지키기 운동은 대중적인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부정과 긍정 두 갈래로 나누어보자면, 아직까지는 부정적인 여론이 다소 앞서있는게 문제.
 
하지만 지난 7월 4일에 "론스타와 참여정부의 동상이몽 -한.미 FTA"라는 제목으로 MBC PD수첩에서 방영된 이래 졸속 외교로 점철된 정부의 한미 FTA협상 진행과정이 공개됨으로써 전 국민적 한미 FTA 반대여론 공감대가 확대되었다. 결국 이 보도가 매우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으며, 스크린쿼터제 사수가 뜻밖에 원군을 얻은 셈이다.
 
그러나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초반 집회에 따른 대다수 시민들의 오해를 돌려놓기 위해 지속적인 시위를 펼쳐왔던 영화대책위는 전반적으로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한 채, 스타연예인 팬클럽동원과 집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인기가수 공연등이 장안에 화제를 일으키며 그에 따른 비난 또한 열기를 더해갔다.
 
-게다가 스크린쿼터제 폐지반대와 관련 언론사들과 여론의 방해공작은 여전하다-

아직도 한미 FTA와 관련하여 전 국민여론은 찬반양론이 갈려있으며, 메이저 언론사들은 스크린 쿼터제 폐지반대 운동에 참여한 영화인들을 두고 일부 연예인들과 서민들간의 양극화를 지적하며 집단이기주의라는 이분법적이고 원색적인 비난아래 집요한 방해공작이 이어져왔었다.

심지어 여론조사를 통해 한미 FTA찬성은 물론 스크린쿼터제 폐지관련 여론을 지속적으로 보도해왔다.

-향후 스크린쿼터제 사수를 위해 대중적 공감대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이제부터 문제는 앞으로 영화인들로부터 시작된 문화사수 운동 방향에 따른 대중적인 공감 대 확산인데, 지난 31일 종결된 1차 스크린과 우리 문화 사수운동을 이제 8월 1일부터 시작된 영화인대책위의 "스크린쿼터 사수 2차 투쟁"을 어떤식으로 구체화 시키느냐에 따라 여론의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
 
특히 지난 29일과 30일 스크린 사수 투쟁 146일째를 맞이해 양일간에 걸쳐 광화문 열린시민 광장에서 개최된 "시민과 함께 하는 스크린쿼터 원상회복 촉구의 밤"에서 29일과 30일 양일간에 걸쳐, 광화문 천막시위 현장에서 개최했는데, 이는 매우 효과적인 부분이 분명 있었다.
 
시민들과 양기환 영화대책위 대변인이 참석하며 토론과 함께 진행된 이 행사는 비록 이틀간이었지만 많은 공감대와 향후 어떤 방식으로 문화지키기 운동을 전개해 나갈것인가에 대한 초석을 제공한 아주 귀한 사례였다.

이 뿐만 아니라, 토론 후 저녁에 소규모로 개최된 영화상연은 매우 매력적인 요소가 분명 있었다. 이를테면 시대가 변화됨에 따라 과거와 달리 모든 투쟁방식은 많이 달라졌다는 점.

바로 이러한 토론문화가 바탕이 된 스크린쿼터제 폐지반대 운동은 다른 양상의 여론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본다. 이어 지난 1차 스크린 쿼터사수 투쟁이 배우들의 1인 시위와 공연 등은 눈요기 거리로 진행되오며 연예가 전담기자들의 가십거리로 제공되거나 오히려 반감만 사왔다는 점을 각인하자면 앞으로의 투쟁방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앞서 설명한대로 그간 1인 릴레이 시위에 나온 배우들은 온갖 루머와 비난 속에 시달리며 무수한 상처를 받아온 채 개인적으로 심각한 정신적 공황상태를 겪으며 대인 기피증이 심화되었으며, 되려 그들의 목소리가 사장 되어버린 모양새가 여지없이 드러났다.
 
이것은 그간 영화인들의 정성으로 개최된 스크린 사수운동에 가장 큰 약점이자 해결과제로 이어졌으며, 이것이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지 않는 한 비난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처절한 경험으로 남게됐다.
 
이어 스크린 쿼터제 사수운동이 최근까지 몇 몇 영화학 교수들과 영화인들조차 반대하는 양상이 드러났으며, 이들을 설득하지못한 가운데 대중적 공감대 형성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영화대책위에서 다시 시작된 제 2차 스크린 사수 투쟁이 시작된 이래 그간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제안하자면,
 
▲ 지난 2월 8일 영화인대회에서 영화평론가협회 양윤모 회장이 'FTA'라는 철창 감옥에 갇히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 대자보


첫째, 기존 투쟁방식에서 벗어나되 1인 릴레이 시위는 지속적으로 전개한다.
 
둘째, 대중적 공감여론 확산을 위해 보다 더 적극적인 행사개최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지난 광화문 열린 시민광장에서 양이틀간에 걸쳐 펼쳐진 "스크린쿼터 원상회복 촉구의 밤"과 같은 시민들과의 대화와 기존 개봉된 영화상연과 상연작에 관여했던 영화인들과의 대화를 지속적으로 펼쳐보인다면 그간 언론사들로부터 관련 정보를 섭렵한 수많은 시민들과의 오해와 그로인한 간격을 줄여줄 것으로 본다.
 
셋째, 스크린 쿼터 사수를 위해 대중들에게 보다 더 간략하고 알아듣기 쉬운 설명이 필요하다.

인터넷에 공존하는 수많은 누리꾼들의 여론공감을 불러일으키려면 영화대책위에서 그간 발표된 성명서와 스크린 쿼터제 부분폐지 반대에 따른 보다 간략하고 쉬운 방식에 설명이 필요하다.

분명 언급하건데 인터넷은 상징성을 지닌 문화다. 바로 이런 문화를 통해 의사를 표출하려면 상징문화에 걸맞는 간략한 설명과 다양한 성향을 지닌 누리꾼들에게 설득력있는 문장이 있어야만 스크린 쿼터제 폐지를 반대하는 누리꾼들의 보다 적극적인 활동이 드러난다.

이를테면 지난 29일과 30일에 걸쳐 토론된 "시민과 함께 하는 스크린쿼터 원상회복 촉구의 밤"에 참여한 양기환 영화인 대책위 대변인이 그 날 토론 중에 시민들의 질문을 받아 답변한 내용을 살펴보면, 스크린쿼터를 지키는 의미로 영화산업 공동화를 막는 것, 우리의 영상언어를 지키는 것,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저항하는 것 등을 설명했지만 이보다 더 구체적이고 알아듣기 쉽고 간략한 방식의 문장이 앞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적어도 일반시민들은 관련 전문가가 아닌 이상 무관심속에 이를 지켜볼수밖에 없으며, 국내 영화인들의 스크린 쿼터 사수에 따른 명분이 왜 자본의 논리와 세계화에 따른 저항적 의미만 존재하냐는 점도 지적되야 할 것 같다.
 
분명한 것은 현존하는 영화계에 저임금으로 시달리는 감독. 스탭들의 생존방식과도 결부된 스크린쿼터제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려면 고용보장과 그에 따른 대책도 제기되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런지?
 
덧붙여 대중들에게 이와같은 사실을 제대로 어필하려면 영화계의 위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보다 더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동원되야 한다고 본다.
 
넷째, 집회 공연의 경우 시민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준비된 퍼포먼스가 필요하다.

적어도 대규모 집회 퍼포먼스를 살펴보면 인기 가수들이 어렵사리 참여해준 것은 고맙지만, 단순히 팬클럽 동원과 인기가요 열창이 아니라, 진심으로 영화인, 농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연이 앞으로 구비되야 할 것으로 본다.
 
글을 마무리하며...
 
현존하는 운동권의 투쟁방식은 과거와 달리 대거 많은 숫자만을 동원한 거칠고 격렬한 투쟁만이 존재될 수 없다.

이건 마치 드라마 대장금의 주인공 대장금 처럼 부족한 가운데 정성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 보완되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난 3월 6일부터 천막시위장에서 살아온 양윤모 영화평론가 협회 회장이 지난 31일 기자들과 모두에게 절을 하며 마지막 대미를 장식한 점을 살펴보자.
 
이러한 모습은 영화인 모두의 겸손한 입장을 상징화시켰으며 이번 "스크린 쿼터제 사수"는 투쟁의 쟁점이 아니라, 대중들에 대한 진솔한 설득과 공감대 확산이 이번 스크린 쿼터 사수 2차 투쟁에 가장 큰 이슈로 들어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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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8/01 [20:1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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