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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스크린쿼터 146일, 원상회복 시킬 것"
대책위, 철야농성 마지막날, 한국영화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대화나눠
 
임순혜   기사입력  2006/07/31 [17:35]
지난 3월 6일부터 시작된 '스크린쿼터 원상회복을 위한 146일 광화문 장외철야농성'이 7월 30일자로 146일을 맞이했다.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는 일반 시민들이 영화인들과 함께 스크린쿼터를 통해 한국사회와 한국영화를 고민하고 토론하는 '시민과 함께하는 스크린쿼터 원상회복 촉구의 밤'(이하 '원상회복 촉구의 밤')을 29일과 30일, 이틀동안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개최했다.
 
29일 오후 6시에는, 양기환 영화인대책위 대변인의 '스크린쿼터를 통해 본 한국사회 그리고 한국영화'란 주제로 함께 토론을 벌였다. 이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을 상영, 감상 한 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을 연출한 민규동 감독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양기환 대변인은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한국영화와 스크린쿼터에 대해 설명했다.     © 임순혜

146일 천막농성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양기환 대변인과 '스크린쿼터와 한국영화'에 대한 토론을 하고 <살인의 추억>을 감상한 후, <살인의 추억>의 촬영감독인 김형구 감독과 영화촬영에 얽힌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30일, '스크린쿼터를 통해 본 한국사회 그리고 한국영화'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서 배우들의 참여가 적은 이유를 묻는 시민의 질문에 대해, 양기환 대변인은 "배우 안성기, 최민식, 박종훈, 송강호, 문소리 등이 스크린쿼터 집회에 자주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매니지먼트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영화인대책위 양기환 대변인     © 임순혜
양기환 대변인은 "대자본과 철저히 결합된 매니지먼트 회사는 철저히 자본의 논리에 따라가기 때문에 그 벽들을 뚫고 배우들을 만나기 쉽지 않다"며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매니지먼트 회사에 있기 때문에 소통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매니지먼트사들과도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배우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 영화학과 학생이 "학교에서 배우나 스크린쿼터 관련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지식인들은 왜 그런가?"라는 질문에 대해 양기환 대변인은 "영화과 교수들 반성해야 한다"며 "영화과 교수들 스크린쿼터 투쟁에 가장 소극적이며 외면하고 있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대학에 출강하고 있다고 밝힌 한 토론자는 "교수들 대부분이 영화제나 영상위, 영진위 등에 직함을 가지고 있고, 정부가 대학의 BK21사업을 통해 직접적으로 예산이나 지원사업을 통제하기 때문에 참여도가 적다"며 "교수사회의 보신주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영상사회 진입에 일조한 것이 스크린 쿼터"라며 "94년 스크린쿼터논쟁 이후 영상세대란 이름 생기고 영화 산업이 동반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또 감독들이 학교에 교수로 많이 진출했으나 생각했던 만큼 창작의 주체인 이들이 스크린쿼터 투쟁에 동참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양기환 대변인은 "그분들은 영화를 잘 만들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이야기밖에 안 한다"며 "학생들에게 한국영화의 현실과 흐름, 한국영화 노동자 시스템에 관한 정확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며 "현실을 짚어내지 못한다는 것은 학교가 현장과 유리되어 있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양기환 대변인은 "스크린쿼터를 지키는 의미는 첫째 영화산업 공동화를 막는 것, 둘째 우리의 영상언어를 지키는 것, 셋째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저항하는 것이라고 그 의미를 되짚고, 반드시 스크린쿼터를 원상회복 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 '시민과 함께하는 스크린쿼터 원상회복 촉구의 밤' 행사가운데 하나인 영화 <살인의 추억>을 관람했다.     © 임순혜

▲ 영화 <살인의 추억>을 촬영감독한 김형구 촬영감독과 이날 행사 참가자와의 대화가 있었다.     © 임순혜

▲ 이날 행사에 참가한 한 학생이 참여도가 적은 교수들에 대해 질문을 했다.     © 임순혜


한편, <살인의 추억>을 상영 한 후 이뤄진 김형구 촬영감독과의 대화에서는 <살인의 추억>을 빗속에서 촬영하면서 어려웠던 점, <괴물>을 촬영하면서 있었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에 관해 이야개 했다.

김형구 감독은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이 자신의 의사를 존중하며 편하게 작업을 하게 만들어줘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고, 봉준호 감독과 홍상수 감독의 차이점을 묻는 시민의 질문에 대해서는 "홍상수 감독은 일상에서 놓친 것에 관심을 갖고, 봉준호 감독은 사회성에 관심을 가지며, 두 사람의 작업 스타일도 전혀 다르다"고 피력했다. 
 
▲ 천막농성장을 찾은 시민이 스크린쿼터 사수천막농성146일째를 들어보이고 있다.     © 임순혜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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