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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이 언제인지 아십니까?
13일 아닌 11일, 대한민국임시정부사적지연구회 국립현충원에서 추모식
 
김영조   기사입력  2010/04/12 [13:17]
어제 4월 11일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처음 선 날로 91돌을 맞는 날이다. 1919년 이날 전날인 10일 저녁 상하이 프랑스 조계 김신부로(金神父路,현주소,瑞金2路)에 모인 각 지방 대표 29명은 임시의정원을 구성하고, 나라 이름을 “대한민국"으로 정했으며, 임시헌장 10개조를 채택한 뒤 국무원을 꾸렸다. 어려운 상황 하에서 비로소 “대한민국”이 태어났음을 세상에 알린 것이다. 이날은 조선을 강제침략한 일제에 대항하여 조선이 자주독립국임을 세계만방에 알린 매우 뜻 깊은 날이다.
 
사람들은 4월 13일이 정부수립일인 줄 알지만 이날은 그저 세상에 공포(알린날)한 날일 뿐 실제로 임시정부가 탄생한 날이 아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민 몇 사람이나 대한민국임시정부가 태어난 날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정부조차도 4월 13일로 알고 있으니 일반인들이 알 리가 없다. 사람이 태어나 호적신고를 하러가면 태어난 날을 생일로 하는 것이지 신고하러 간 날이 출생일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정확하게는 1919년 4월 10일 저녁 임시정부의 탄생이 이루어졌으므로 마땅히 이날을 임시정부 수립일로 보아야하는 것이다. 

▲ ▲ 국립현충원 애국지사묘역에서 묵념을 하는 대한민국임시정부사적지연구회 회원들     © 김영조
  이러한 잘못을 바로잡고 이날을 기려 국립현충원을 찾은 사람들이 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사적지연구회(회장 이봉원) 회원들이 그들로 이들은 4월 11일 정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서 추모식을 가졌다.

이날 10여 명의 회원은 임시정부 요인 영전에 조촐하게 분향을 하고, 꽃바구니와 이봉원 회장이 펴낸 책 ≪대한민국 임시정부 바로 알기,정인출판사,대표 정봉선≫을 선열들께 바쳤다. 그리고 조용히 묵념을 하면서 임시정부 요인들의 조국독립을 위한 열정과 사랑을 되새겼다. 그런 다음 애국지사 묘역 특히 임시정부 의정원 의장, 주석, 국무위원 등의 묘를 찾아 당시 험난하던 노정을 사진과 책을 보면서 서로 이야기했다.
 
▲ ▲ 분향을 하는 이봉원 회장, 회원들이 바친 꽃바구니와 이봉원 회장의 책     © 김영조
  
▲ ▲ 애국지사 묘역을 둘러보며 그날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회원들     © 김영조

회원들은 대한민국이 임시정부 법통을 이었다면 마땅히 4월 11일을 임시정부 탄생일로 기려 제대로 된 행사를 치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국립현충원 안에 고이 잠든 임시정부요인 주변에 심어져 있는 일본 국화인 벚꽃과 왜 향나무를 뽑아내고 조선소나무 등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현충원 곳곳에 안내팻말이 제대로 없어 애국지사 묘역을 찾아가기 어려운 점을 시급한 개선책으로 꼽았다.

 애국지사 묘역엔 이날을 기려 찾아온 사람이 거의 없이 조용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었다고 하면서도 임시정부 수립 91돌을 맞이한 날 이렇게 임시정부 요인들이 잠들어 계신 묘역이 조용하다는 걸 무얼 말하는 것일까? 
 
개인의 생일도 소중히 여기고 날짜를 틀리지 않게 하는 마당에 임시정부 탄생일을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또한, 현충일과 더불어 임시정부를 탄생시킨 선열들의 숭고한 삶을 되새길 줄 모르고 시내에서 짧은 기념식만 하는 것은 선열들을 기리는 참된 모습이 아니다. 매년 4월 11일은 험난한 이국땅 상해에서 오로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임시정부를 만들고 목숨을 바친 선열들을 기억할 줄 아는 국민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내년 4월 11일에는 국립현충원에 잠들어 계신 임시정부요인들이 모처럼 환한 모습이 되길 기대하며 회원들은 쓸쓸한 무덤을 뒤로했다.
  
   
▲ 국립현충원 경내에는 일본 향나무와 벚꽃이 있어 애국지사들이 고통스러울 듯하 다.(왼쪽) 묘역 번호만 적혀있는 표지판만 가지고는 드넓은 묘역 안을 쉽게 찾기 어렵다. 좀 더 많은 안내판이 곳곳에 요구된다. (오른쪽)     © 김영조
     
▲ 상해에 임시정부가 세워진 날을 기리는 4월 11일 낮 12시 애국지사 묘역은 사람 하나 얼씬하지 않았다     ©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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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4/12 [13:1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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