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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친북과 반북으로 정체성 혼란"
[학술토론회] 성공회대 사회운동연구소 주최 아시아 민주화 국제세미나
 
김철관   기사입력  2008/09/26 [03:44]
“사회운동은 민주화에 의해 영향을 받아 스스로 변화하면서 동시에 민주화에 다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바로 이 과정에서 사회운동이 어떤 방식으로 대항 헤게모니적 실천을 하느냐가 스스로의 변화와 그러한 변화의 콘텍스트로서의 민주화를 규정한다고 할 수 있다.”
 
25일 오후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성공회대 민주주의 사회운동연구소 주최로 열린 ‘아시아 민주화 과정과 사회운동 - 어떤 변화와 분화를 경험하고 있나’ 국제심포지엄에서 조희연 성공회대 민주주의 사회운동연구소 소장이 강조한 말이다.
 
조 소장은 민주화과정에서의 사회운동의 변화를 이중적 변화과정으로 파악했다. 첫째 반독재 민주화운동이 요구했던 이슈들이 실현되는데 대응하는 분화과정(수동혁명적 민주화에 따른 분화)과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화이후의 새로운 조건들(포스트 개발자본주의, 신자유주의적 지구화 등)에 대응하는 변화 과정이 동시에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이중적 과정 속에서 사회운동은 분기·변형·새로운 생성의 과정을 거쳐 부단히 재구성된다”면서 “비록 불안하지만 독재의 유산과 대결하는 민주개혁의 과제가 해결되는 것으로 대중들이 인식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런 상태는 과거의 독재적 보수와 구별되는 새로운 보수적 정권이 출현하게 될 때 혹은 과거 반독재적 진보와는 구별되는 새로운 진보적 정권이 출현하게 될 때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2008년 한국과 대만에서 출현한 새로운 보수정권이 이러한 새로운 사이클의 시작일지는 이 정권들이 과거의 보수와 얼마나 자신을 차별화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민주화 이후 필리핀 페미니스트 대항 헤게모니'를 발제한 허성우 성공회대 NGO대학원 전임강사는 "민주주의 제3물결에서 목도되는 중요한 변화는 페미니스트 정치의 진출과 전면적인 등장"이라면서 "하지만 페미니스트 정치는 신자유주의적 민주주의와 만나면서 저항과 포섭 사이에 기우뚱거리고 있는 형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자유주의 지구화, 민주화 헤게모니가 비단 필리핀 사회만의 한정된 것이 아니"라면서 "전지구적 문제로 분석되고 접근돼야 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정체성 정치와 한국 민주화의 과제에 대해 발제한 신기욱 스탠포드 대학교수는 "한국은 20년 전 민주화로 많은 성취를 이뤘다"면서 "남한사회는 미국을 우방으로보고 북한사회를 국가안보의 위협으로보는 정체성과 북한을 동정적으로 보면서 미국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는 정체성 등 상호모순적 정체성이 혼재돼 있다"고 강조했다.
 
'동아시아의 노동, 민주화. 신자유주의'를 발제한 장대업 런던대 SOAS 개발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서구의 민주화는 노동운동으로 인해 추진됐고, 자유주의 정권을 종식시키고 국가주도 복지개발을 열었다"면서 "아시아 민주화는 개발주의 정권이 마감되는 시기에 벌어졌고, 아이러니하게 더 견고한 신자유주의 개발로 가는 길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의 노동은 과거에도 자본과 정치에 완전히 포섭돼 있었지만, 그 민주화 와중에 이렇다할 공헌을 별로 하지 못했다"면서 "이제 아시아 노동운동은 노동과 정치간의 전통적인 관계를 극복하고 이를 통해 시장민주주의를 탈신비화할 중요한 기로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화, 준민주주의 그리고 홍콩 토지권 시위'에 대해 발제한 추인화 홍콩침례대학 사회학과 교수는 "1997년 중국 반환이후 홍콩의 분란은 끊이질 않았다"면서 " 그 중 2006년과 2007년 발생했던 스타페리 부두와 퀸즈부두 해체 청원 시위가 가장 대표적인 토지권 시위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들 시위는 세계화과정으로 인해 그 수위가 급상승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가치관을 공격했다"면서 " 보통 시민의 생존권에 반해 거대 자본가들의 이윤추구에 특혜를 부여하는 사회시스템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의 시위과정 속에서 정당은 극히 미미한 역할밖에 수행하지 못했다"면서 "이들 토지투쟁이 제도 민주주의에 의해 포섭되는 과정이 없었으므로 이들 시위가 가져다준 이득이랄 만한 것 역시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아시아의 민주화 과정과 사회운동' 국제심포지엄은 26일 오전부터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 새천년관에서 계속되며,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사회운동의 변화, 대만과 동유럽의 사회운동의 변화 등의 주제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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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9/26 [03:4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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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j 2008/09/28 [16:30] 수정 | 삭제
  • 참가자의 면모로 미루어 볼 때 이 토론회에서 오간 내용이 상당히 다양하고 현 시국에서 중요한 함의를 던져준다고 보지만, 신기욱교수의 의견을 중심으로 따온 제목은 상당히 '문제적'이지 않은지요? 별반 내용이 없는 한 단락으로 표현된 신교수의 글에서 따온 제목으로 보다 중요한 민주화와 반헤게모니에 대한 다른 학자들의 분석을 가리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드시는지요? 더구나 미국에서 활동중이고 보수언론에 종종 글을 기고하는 '주류적인' 신교수의 포지션은 사실상 보수쪽 시각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