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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단체 대표, 청와대 앞서 분신 시도 '중태'
88년 '우리마당 습격사건' 진상 규명 요구 … 전신에 심각한 화상 입어
 
강현석   기사입력  2007/10/19 [22:57]
재야 문화운동 단체 대표가 20년 전 '우리마당'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분신 자살을 시도했다.
 
재야 단체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47)씨는 19일 오후 1시 30분쯤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던 중 갑자기 몸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여 분신을 기도했다. 근처에서 경비를 서던 의경이 곧바로 소화기로 불을 껐지만 김씨는 전신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 관계자는 "김씨가 전신에 39%의 화상을 입었다"며 "합병증 등이 올 수 있어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8월부터 청와대 앞에서 지난 1988년 발생한 '우리마당 습격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수 차례 1인 시위를 벌여왔다.
 
우리마당 사건은 지난 88년 8월 17일 새벽 4시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있었던 '우리마당' 사무실을 괴한 4명이 습격해 안에 있던 여성을 성폭행하고 달아난 사건이다.
 
당시 야당이었던 평민당은 이 사건이 군 정보사령부에 의해 저질러진 정치테러라고 폭로했지만 현재까지 진상은 규명되지 않았다.
 
김씨는 '우리마당'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그동안 계속해서 사건 진상 규명을 요구해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사건 접수를 하지 못한 뒤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진상 규명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날 분신을 시도하기 전 지인들에게 보낸 유서에서 "사건 발생 후 수사 기관과 언론, 국회는 웬일인지 사건 진실을 감추려고만 하고 있다"며 "20년째 버텨왔지만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어 분신을 결행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사건의 진상규명이 쉽지 않자 노무현 대통령과 맺었던 과거 인연을 떠올리며 마지막으로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왔다. 김 씨는 80년대 말 '우리마당'이 주최한 주민 법률교실의 강사로 노 대통령을 초청하면서 안면을 텄다고 밝혔다.
 
김씨는 "다른 방법이 없어 호소할 곳은 대통령 뿐이라는 생각에 1인 시위를 벌였다"고 밝히고 "노무현 대통령을 꼭 만나서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 CBS사회부 강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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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0/19 [22:5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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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로 2007/10/20 [20:48] 수정 | 삭제

  •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일어나길 비손합니다. 나는 그리 힘든 줄 몰랐습니다. 그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습니다. 지금 멀리 중국에 있어서 병원에도 못갑니다. 착하고 착한 사람, 김기종이 빨리 일어나 다시 움직이기 다시 빌며 줄입니다.
  • 김영조 2007/10/20 [01:01] 수정 | 삭제
  • 제게도 1인시위를 한다는 전자편지가 여러번 왔고,
    오늘도 왔지만 기어코 분신을 했습니다.
    그가 그렇게 고통스러워 했지만
    그에게 어떤 도움도 되지 못했음에 자괴감을 느낍니다.
    세상을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시민운동, 민주화운동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회의가 듭니다.
    오늘은 제 가슴 속에 무력감만 담기고 있습니다.
    제발 온전한 모습으로 치료되길
    그리고 진상이 분명히 밝혀지길 간절히 비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