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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 보상심의회 심의해야...”
추모연대·의문사유가족 “민주열사 불인정 철회·사과 촉구”결의대회
 
박철홍   기사입력  2007/05/29 [09:20]
2기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인정 및 민주화운동관련불능사건들이 2004년 12월 민주화운동명예회복보상심의위원회로 이첩됐다. 지난달 9일 장준하 선생과 박태순 열사에 대해서 민주화운동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는 “의문사위원회에서 진상규명불능을 결정했으므로 민주화운동관련 사망으로 볼 수 없다”는 기각결정을 내렸다.

이에 유가족 및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이하 추모연대, 의장 박중기)는 지난 21일부터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 앞에서 장준하선생, 박태순열사에 대한 민주화운동관련 사망 불인정에 대한 항의농성을 전개해오고 있다.
 
▲추모연대와 의문사유가족대책위는 28일 오전  연합뉴스 빌딩 앞에서 ‘민보상위의 민주열사 불인정 결정 철회 및 사과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박철홍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이하 추모연대, 의장 박중기)와 의문사유가족대책위는 28일 오전 11시 30분 민주화운동심의위원회가 있는 연합뉴스 빌딩 앞에서 ‘민보상위의 민주열사 불인정 결정 철회 및 사과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는 결의대회를 통해 “장준하 선생은 일제식민지 시대부터 민족의 독립을 위해 싸우셨고, 박정희 군사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다 정치적 암살을 당한 분”이라며 “우리가 장준하 선생의 죽음과 관련한 일련의 위원회 결정을 주목하며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까닭은 장 선생의 죽음은 지난 시기 정권에 의해 저질러졌던 각종 폭력적인 인권유린 행위의 가장 상징적 사건이라는 점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이번 장준하 선생 등 민주열사에 대한 민주화운동 불인정결정이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하는 폭거임과 동시에 군부독재권력의 살인행위에 면죄부를 부여한 반역사적 형태”이라며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가 이번 불인정결정을 철회하고 공식사과를 표명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민주열사에 대한 명예회복은 단순한 행정적 사건처리가 아니라 올바른 역사적 평가와 더불어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문제”라며 “민주화운동에 대한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의 심의과정이 모두 공개되고, 결정과정에서 유가족과 추모사업회 등 제단체들과의 긴밀한 협조로 올바른 명예회복이 될 수 있도록 강력히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한상렬 목사(통일연대 상임대표)     ©박철홍
한상렬 목사(통일연대 상임대표)는 연대발언에서 “세월이 이렇게 흘렀는데도 아직 이러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유감스럽고, 민주화보상심의위가 일을 하려면 똑바로 해야 하는데 살인행위를 한 자들에게 면죄를 주고 역사를 그르치고 있어 마땅히 규탄받아야 한다”며 “민주화보상심의위는 장준하 선생, 박태순 열사 등 7명을 기각결정을 철회하고 다시 진상을 밝히는 결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 목사는 “이들은 암흑한 시절 투쟁과정속에서 의문사를 당했으며 바로 권력자, 가진자들에 의해서 살해를 당한 것”이라며 “정말 우리나라가 제대로 방향을 찾아가려면 과거를 잘 청산해서 이런 문제를 명백하게 해야 하며 녹슬고 피묻은 역사라는 거울을 닦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 목사는 “장준하 선생이 아직도 돌베개를 배고 계셔야 하겠는가. 장 선생의 책 제목, 그 일제와의 투쟁과정 속에서 본인이 탈출하고 자유를 찾는 책 제목이 <돌베게>”이라며 “돌베게는 성서에 나오는 이야기이며 바로 그것은 고난을 상징하고, 이미 이렇게 억울하게 죽임을 당해서 지하에 계신 장 선생이 아직도 이토록 세월이 흘렀는데도 돌베개를 배고 계셔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한 목사는 “박태순 열사를 비롯한 노동·학생 동지들의 한을 풀어야 하며 다시한번 민주화운동명예회복보상심의회는 그동안 내렸던 결정을 기각하고 제대로 유가족과 상의해 심의하고, 다시 범민주적인 열사들의 그 피를 닦고 한을 풀어야 할 것”이라며 “이제 당사자인 여러분과 더불어 우리 진보연대도 더불어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방향을 찾을 것이며 끝내 투쟁해서 승리하자”고 촉구했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민주주의는 열사·희생자들의 피눈물이며 민주열사 폄하하는 위원회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열사를 두 번 죽이는 민주열사 민주화운동 불인정 결정에 대해 위원회는 공개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30분 민주화운동보상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민주화운동보상위원회 하경철 위원장을 포함해 9인 위원들과 장준하 선생 부인 김희숙 여사를 비롯한 박태순 열사 유족과 관련 추모사업회들이 참가한 가운데 2시간 동안 공개면담이 진행됐다.
 
▲28일 오전 민주화운동보상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민주화운동보상위원회와 장준하 선생 부인 김희숙 여사를 비롯한 열사 유족, 관련 추모사업회들과의 공개면담이 열렸다.     © 박철홍

이 자리에서 박중기 추모연대의장은 “민주화운동명예회복심의위원회는 인권유린이 자행된 역사를 바로잡는 중요한 책무가 있는 기구”이라며 “법률적인 판단도 중요하지만, 역사적 이해와 소명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신중하게 결정해줄 것”을 위원들에게 충고했다.

면담이후 유가족들과 추모회원들은 “위원들이 민주화운동에 명예회복이 무엇인지, 위원회의 취지가 무엇인지를 알지도 못하면서 민주화운동에 대해서 불인정 결정을 했다는 것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이 문제가 민주주의 역사 전반을 뒤집어버리는 엄청난 정치적 상황임을 알지도 못하는 위원들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공개면담이 진행되는 동안 민주화운동보상위원회 소회의실 앞 통로에서는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연좌농성을 전개했다.     © 박철홍

또 이들은 “과거 정권의 인권유린행위에 대한 면죄부를 줌으로서 위원회의 존재 의미를 스스로 부정하는 위원회를 보면서 대표단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향후 불인정결정 철회와 사과 요구를 촉구하고, 유가족들은 농성단과 끝까지 싸울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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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5/29 [09:2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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