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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서 이틀 연속 ‘고속도로둥이’ 탄생
출근길 정체로 차 속에서 새 식구 맞아
 
이승은   기사입력  2007/02/02 [20:50]
차들로 꽉 막혀 돌아갈 곳도 없는 도로. 이 상황에서 겪을만한 가장 대책 없는 일은 뭐가 있을까? 설사가 나오려는 것? 그것도 참 괴로운 일이겠지만, 만약 차에 탄 만삭의 산모가 산기를 느끼기 시작했다면 그 또한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최근 미국 시애틀 시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I-5 고속도로에서 이런 일이 연 이틀 두 차례나 발생했다고 한다.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의 지역방송 KING5가 홈페이지에 올린 이 소식CNN의 뉴스 동영상 인기 순위 안에 드는 등 미국 네티즌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첫 번째 산모는 리즈 커크만(Liz Kirkman). 지난 29일 아침(현지시간), 리즈는 남편 브라이언(Brian Kirkman)이 운전하는 뒷좌석에서 3.6kg의 건강한 딸을 순산했다. 당시 브라이언은 I-5 고속도로의 카풀 전용 차선을 타고 급히 병원으로 달려가던 길이었다. 때마침 도로는 출근하는 차량들로 혼잡해 빠른 이동이 불가능하던 상황.

리즈는 어차피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아기를 낳을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하고 남편의 안전 운행을 위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상태에 다다르자 혼자 아기를 낳았다고 한다. 이는 첫 진통이 시작되고 단 두 시간 만에 벌어진 일. 뒤늦게 상황을 깨달은 남편 브라이언은 무조건 고속도로를 빠져나가 가장 가까운 응급실로 차를 몰았다.

이 아기의 탄생으로 커크만 부부는 모두 일곱의 자녀를 두게 됐다고 한다. 

다음 날인 30일 아침(현지시간), 진통을 느끼는 아내 웬디 네바(Wendy Neba)를 태우고 정신 없이 병원으로 향하던 매긴 로드리게즈(Magin Rodriguez). 상황이 다급해지자 그는 I-5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세우고 근처에 있던 워싱턴 주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이들을 목격한 워싱턴 주 경찰 채드 필립스(Chad Phillips)는 “차로 다가갔을 때 매긴의 아내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고, 뒷좌석을 봤을 때는 이미 아기가 탄생한 후였다”면서 “정말 순식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아기를 산모의 무릎에 눕혀준 뒤 차를 병원까지 호위해줬다고 한다. 이날 태어난 아기는 귀여운 여자아이로 이름은 알렉사(Alexa)라고.

이렇게 시애틀의 I-5 고속도로에서는 단 이틀 만에 두 개의 경사가 탄생했다. 다 지난 지금이야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지만 위의 두 부부가 당시에 느꼈을 긴박함과 고통은 엄청났을 것이다. 29일, ‘고속도로둥이’를 낳은 커크만 부부는 위급한 상황에도 건강한 아기를 순산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자비(mercy)’라면서, 아기의 이름을 줄리엣 ‘머시’ 커크만(Juliet Mercy Kerkman)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관련링크]

1. King5 보도
www.king5.com/localnews/stories/NW_013007WABhighwaybirthsEL.35309f29.html

2. CNN www.c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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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2/02 [20:5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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