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에 걸쳐 명•청나라 황제 24명의 황궁으로 쓰였던 “금단의 도시(Forbidden City)” 자금성 안에 위치한 스타벅스(Starbucks) 체인점이 중국 네티즌 토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hristian Science Monitor)는 23일(현지시간),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자금성 안에 있는 스타벅스 커피점을 몰아내자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했고, MSN 머니도 이 소식을 메인 화면에 게재해 다국적 커피 판매업체인 스타벅스 자금성 지점의 '운명'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스타벅스 ‘자금성 지점’의 철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9년 스타벅스가 자금성에 입점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2000년에도 중국 네티즌들은 자금성 내 보화전(保和殿, Hall of Preserving Harmony) 옆에 위치한 커피숍을 두고 분노를 표출했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중국 네티즌들의 숫자가 2000년 보다 30배 이상 증가되었기 때문에, 스타벅스를 둘러싼 논란이 전보다 거세어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타벅스 퇴출 논란은 중국의 관영방송 CCTV(China Central Television)의 유명 앵커 루이청강(Rui Chenggang)이 지난 주 자신의 개인 블로그를 통해, "자금성 안에 위치한 스타벅스 체인점은 '중국문화를 유린하는 것'이며, '중국문명에 대한 모독'"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면서 시작되었다. 루이의 글이 게시된 후, 50만 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루이의 블로그를 방문했고, 수천 명에 달하는 네티즌이 루이의 글에 동조하는 댓글을 남겼다. 루이의 블로그 방문자 중 한 명인 쉬얼샤오(Shi Ershao)는 “중국이 이전에 군사침략을 받았다면, 지금은 경제침략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중국의 수치”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러한 네티즌의 반응에 대해 루이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이는 “인터넷의 힘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터넷네트워크정보센터(China Internet Network Information Center)가 작년 8월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는 1억 2,300만 명의 네티즌이 있으며, 그 중 1,750만 명이 자신의 블로그를 가지고 있다. 정부의 엄격한 검열에 의해 걸러진 정보만을 중앙 매체를 통해 접하던 중국 네티즌들에게 사이버공간은 상대적인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이며, 다른 네티즌들과도 솔직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중국 정부도 정부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있지 않은 웹페이지에 대해서는 특별한 규제를 가하지 않는다. 이번에 루이의 글이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다국적 기업과 중국 문화의 대치구도를 사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네티즌들의 글을 실어 나르는 중국의 포털 기업들이 정치적 색깔이 없는 루이의 글을 공론화시킨 것도 한몫 했다.

쏟아지는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의 '자금성 퇴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관영 신화(Xinhua)통신은 '중국 시민들의 항의가 증가하자 자금성 측이 올 6월까지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자금성 측 대변인은 "스타벅스가 자금성 안에 남아있을 지 여부는 현재 진행 중인 보수작업의 전체 디자인 계획에 달렸다"고 말해, 스타벅스가 퇴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애초에 자금성 측은 자금성 확장 보수공사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스타벅스의 입주를 허가했었다.

[관련링크]

1. 스타벅스 퇴출 논란 관련 (Christian Science Monitor) http://www.csmonitor.com/2007/0123/p01s02-woap.html
2. 스타벅스 퇴출 논란 관련 (MSN 머니) http://articles.moneycentral.msn.com/Investing/Extra/ChineseBloggersBashStarbucks.as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