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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대, 약물 남용 전반적으로 줄어들어
처방 약 남용과 저학년 학생들의 약물 남용은 여전히 숙제
 
이승은   기사입력  2006/12/23 [17:01]

설문조사결과, 지난 10년동안 10대들의 불법 약물과 알콜 남용 비율이 대부분 줄어든 데 비해, 처방 약물의 남용은 계속해서 증가하거나 그대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진통제 옥시콘틴(OxyContin)의 경우는 2006년 최고치에 달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1일 발표된 이 설문조사, ‘모니터링 더 퓨쳐(Monitoring the Future)’는 400 여개 학교에 재학 중인 고교생과 중학생 5만명(중2, 고1, 고3)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것으로, 지난 32년 간 미시건 대의 국립 약물 남용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가 주도하에 매년 이루어져왔던 대규모 조사다.

고3 학생들의 경우 전체적인 약물 남용 비율은 크게 떨어졌다. “불법 약물을 사용해 본적이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2005년의 38.4%에 비해 올해는 36.5%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옥시콘틴, 비코딘(Vicodin) 등 처방전이 필요한 마약을 복용한 적이 있다고 대답한 사람의 비율 역시 2004년의 9.5%에 비해 올해는 0.5% 줄어든 9%를 기록했다.

연구원들은 학년이 높은 학생들의 약물의 남용이 크게 줄어든 사실에 대해, 몇 해 전 중2에서 고1이었던 학생들이 나이가 들면서 약물 사용을 줄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어린 학년의 경우, 옥시콘틴의 사용 비율이 높아졌다. 중2 학생들 2.6%와 고1학생 3.8%가 옥시콘틴을 복용한 적 있다고 말했으며 이는 작년의 1.8%와 3.2%에서 올라간 수치다. 

각성제인 메타페타민과 크랙 코카인을 비롯한 다른 약물 역시 하락세를 보인다. LSD, 흡입제, 코카인, 크리스탈 메스(crystal meth), 헤로인, 진정제 등의 비율은 고정적이다.

십대들의 마리화나의 사용 비율도 5년 연속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고3 학생의 경우, 31.5%가 마리화나를 피워봤다고 대답했는데, 2005년에 이 비율은 33.6%, 2001년에는 37%에 달했었다. 

한편, CNN의 관련보도에 의하면, 미성년자 음주 역시 줄어들고 있다. 중2 학생들의 6%와 고1 학생들의 19%그리고 고3 학생들의 30%가 지난 30일간 적어도 한번은 술을 마셔봤다고 대답했는데, 이것은 10년 전에 비해 확실히 낮아진 수치라고 한다.

조사원들은 불법 약물의 남용은 줄어들었지만 엑스터시와 흡입 약물, 그리고 진통제 등의 처방 약들이 새로운 걱정거리로 대두됐다고 입을 모은다. 고3 학생들의 흡입 약물과 엑스터시 사용이 조금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약물이 위험하다고 여기는 학생들의 비율이 계속해서 줄고 있다는 것.

올해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환각 작용을 일으키기 위해 일반 판매용인 기침약이나 감기약을 복용해 본적이 있느냐"는 질문이 첨가되었는데, 중2 학생 25명 중 하나와 고3학생 14명 중 하나는 과거에 이런 류의 약물을 남용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워싱턴 포스트가 인터넷판을 통해 전한 보도에 따르면, 미시건 대학의 연구원인 로이드 존슨(Lloyd D. Johnston)은 "청소년들이 약물 남용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제 약물 남용에 있어 우리가 주력할 분야는 바로 여기"라고 말해 처방 약 남용에 대한 심도 깊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백악관 직속 전국 마약 정책국(White House Office of National Drug Control Policy) 국장 존 월터스는 "2001년에 비해 약물을 남용하는 학생의 비율이 25%나 줄었다는 것은 반가운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처방 약 남용을 줄이기 위한 캠페인을 실시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월터스 국장은 "청소년의 처방 약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필요 없는 처방 약들을 버리는 것"이라면서 "집안에 10대가 있다면 이런 위험을 지금 당장 제거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5년 전에 비하면 불법 약물의 남용은 오히려 악화된 것이며 이에 대한 관계당국의 역할이 미미한 것을 공격하고 나섰다. USA 투데이는 관련기사를 통해, 마리화나를 주류처럼 합법화해서 규제할 것을 주장하는 시민 단체, "마리화나 정책 프로젝트(Marijuana Policy Project)"의 책임자 롭 캄피아(Rob Kampia)의 말을 전했다.

캄피아는 "현재 마리화나 규제 정책이 10대 마리화나 사용 예방에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현실을 직면해야 한다"면서 지난 30년 간 이렇다 할 대책을 내지 못했던 연방 정부의 무능함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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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12/23 [17:0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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