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국가공무원을 졸지에 범죄인수배자로 만들다니
[주장] 공노조에 치졸한 참여정부, 이들이 당신들의 지지자임을 잊었나
 
예외석   기사입력  2004/11/19 [19:02]
한 며칠 신문과 방송에서 연일 공노조 파업에 관한 소식으로 시끄럽게 떠들더니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쑥 들어가 버렸다. 그런데 정작 화가 나는 것은 언론에서 그렇게 금방이라도 나라가 망할 것처럼 떠들어 대고 호들갑을 떠들던 것이다. 진짜 나라가 망하기라도 한 것인가 하고 쓴 웃음이 절로 나왔다. 지나간 신문보도 자료들을 찬찬히 다시 살펴보니 지역 한 일간지 기사가 눈에 확 들어보면서 정말 정부에서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드는 사진이 있었다.
 
그것은 공노조 지도부에 체포영장이 발부되면서 경찰들이 불신검문 할 때 마다 일일이 사람들의 얼굴을 대조하게끔 작성된 범죄인수배자 명단이었다. 경찰이 들고 있는 장면을 자세히 찍어서 신문지면에 기사로 올려 놓았는데, 이것은 명백한 공노조 지도부에 대한 인권침해라고 볼 수가 있다. 아무리 공노조가 무리하게 파업을 일으켰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현직 국가공무원 신분이고 도주의 우려가 없는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왜 그러한 조치를 취한 것일까. 
 
▲한양대학교 교문 앞에서 경찰이 체포영장이 발부된 전공노 지도부의 사진 목록을 들고 검문ㆍ검색을 하고 있다.     ©한겨레 김정효 기자
도주의 우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흉악한 강도.강간.살인.마약 범죄자들처럼 얼굴이 실린 수배자명단을 작성하여 오고 가는 사람들이 다 보게끔 경찰들이 검문검색을 하고 있었다. 이것은 공노조 지도부들을 아예 국가반란을 획책한 역적들처럼 취급하는 것처럼 보인다. 노동사범을 일반 잡범들같이 취급한다는 것은 가장 숭고한 희생정신을 가진 사람들을 한낱 시정잡배로 밖에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얼마 전 민주노동당 소속 단병호 의원이 민주노총위원장으로 있을 때도 총파업으로 인한 후속 조치로 지도부체포영장이 발부된 적이 있었다. 그때도 단병호 위원장의 얼굴이 실린 수배전단을 전국의 길거리 전봇대나 담벼락에 붙여놓고 오고 가는 사람들이 다 보게끔 했었다. 도주의 우려가 없는 공인의 신분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악랄한 조치를 취한 것은 다분히 불순한 의도가 깔린 것이라고 밖에 달리 보여지지 않는다.
 
역대 정부를 되돌아보면 악랄했던 군사정권 시절에도 그런 만행은 없었다. 아무리 미운 털이 박힌 사람이라도 특정단체의 대표로 있는 사람들에게는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역대 어느 정권 보다도 가장 개혁을 내세웠던 국민의 정부와 현 참여정부에서 일어난 것이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도 정부의 이번 조치는 해도 정말 너무한 것이었다.
 
사람을 잡아다가 때리고 고문하던 군사정권보다도 더 악랄하고 치졸한 방법이 바로 요즘에 자행되고 있는 고도의 심리전인 것이다. 차라리 때리고 고문하는 것이 덜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흉악범처럼 온 동네방네 얼굴을 다 알리면서 체포 하려는 경찰들의 행동을 보면 아무 생각 없던 국민들마저 공노조 지도부들을 진짜 몹쓸 중죄인처럼 인식하지 않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제라도 국민의 힘으로 올라선 진짜 참여정부라면 공노조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법을 좀 달리해야 할 것 같다.
 
지금 정부가 하고 있는 공노조에 대한 대응방법은 일반 기업에서 노와 사가 대립할 때 경영진들이 쓰던 가장 질 낮은 방법으로 쓰여지던 것이다. 노사가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온 공단 내에 핵심주동 인물들의 인적사항과 얼굴을 돌리고 두 번 다시 다른 기업체에도 취업하지 못하게끔 했던 적이 있었다. 정부의 노사관계도 이와 다를 것이 없다고 본다. 결국 강자는 공노조가 아니라 정부인 것이다. 서로 WIN-WIN하려면 페어플레이 할 수 밖에 없다. 강자가 먼저 상대에게 겨누고 있던 힘을 거두어 들여야만 할 것이다.
 
참여정부가 항상 주장하던 상식이 통하는 사회, 그런 사회가 되려면 페어플레이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 필자는 열린사회희망연대회원입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4/11/19 [19:02]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

  • 관리자 2004/11/19 [19:44] 수정 | 삭제
  • 편집 오류를 반복해서 죄송합니다. 아니 어떻게 관리자보다 더 대자보를 지켜보고 계시니 미안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미 공수표가 되었지만, 앞으로는 실수 안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