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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님을 위한 행진곡' 불렀나
지나친 정치적 지지는 '대화와 타협' 아닌 '믿음'으로 해결하는 우를 범해
 
꿈꾸는 사람   기사입력  2004/11/18 [01:24]
정치웹진 서프라이즈(www.seoprise.com)의 대문에 실린 다음 글을 보고 실소를 금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왜 민주노총을 미워하시나?>
 
자유와 민주주의를 상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이런 제목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아햏햏하다. 글의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대통령의 노동 조직에 대한 태도를 <싫어하다, 좋아하다>라고 표현하는, 그 정치적 마인드 자체가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글을 적은 사람은, 이러한 제목이, 당신들의 소중한 대통령을 욕 먹이는 짓인지를 모르는 모양이다.
 
▲대표적 친노웹진으로 알려진 서프라이즈 메인 홈페이지     ©서프라이즈 홈페이지

[관련기사] 피투성이, '대통령은 왜 민주노총을 미워하시나?'(서프라이즈, 2004. 11. 17)

하긴 이런 태도는 그쪽 진영에서는 낯선 것이 아니다. 그들은 싫어하는 것 같긴 하다.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한나라당, 조중동 모두를 다만 싫어하는 것 같다. 어떻게 정치와 시민 사회의 영역에 대해서, 그것도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하려고 적은 글에서, 어떤 시민단체(혹은 노동자 대표 단체)를 싫어한다 좋아한다는 입장에서 출발할 수 있는가 말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동의한다, 혹은 동의하지 못한다>가 옳다.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노총과 전국공무원 노조의 행동과 그들의 요구에 동의하지 않는다가 올바른 것이다. <싫어한다, 좋아한다>는 입장에서 출발하는 것, 즉 감정적 기초에서 상대를 대한다는 것이, 바로 현재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하는 한나라당의 기본 입장이다. 그런데 스스로 이런 전제를 노대통령의 지지자라는 사람, 그것도 제법 그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논객의 입에서 흘러나오다니,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싫어한다, 좋아한다>는 주관적인 감정의 입장이다. 이 입장에서 출발하는 이상, 그는 논거를 객관적인 수준에서 잡아내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 입장에서 잡아낸다. 즉 그들의 요구가 지닌 합리성에서 비판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비판하는 대상이 지닌 몇몇 꼴불견의 형태가 비판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꼴불견도 거의 글을 적은 사람의 주관적 호불호의 격앙 속에서 선택된 것이다.
 
정확하게 이 필자는 논의의 출발을 그곳에 잡고 있다.
 
<작업복 입었다고 다같이 한 많은 노동자가 아니다. 나는 가끔 일과시간에 버젓이 술을 마시는 대기업 노동자들을 자주 본다. 또 무슨 노동자의 부인들이 사장 사모님들 같이 편안한가?  근무 마치고 아무 부담없이 어깨동무를 하고 술을 마시러 간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걱정이 전혀 없어 보인다. 자기 회사 마크 달린 옷입고 은근히 잘난척 하면서... -서프 대문에서>
 
노동자들의 부인이 사장님 사모님처럼 편안하면 안되는 모양이다. 노동자 부인을 사장님 사모님에 비유한다는 발상 자체도 웃기지만, 이젠 노동자가 아니라 그 부인의 노는 형태까지도 못마땅한 모양이다.
 
아...천만 노동자여~~ 부인을 단속하라...... 항상 몸가짐을 바로 하고, 얼굴에는 근심을 가득하게 만들어라... 항상 여러분 옆에는 여러분의 행동을 주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 글의 결론은 천만 노동자여 대동단결하여, 노무현 대통령을 따라는 것이다.
 
<대기업노조는 이기적인 파업을 즉각 중단하고 일이나 열심히 하라!
노동자 전체의 삶을 개선하는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맡겨라. - 서프 대문에서...>
 
쉽게 말해서 묵묵하게 일만 열심히 하라는 것이다. 노동자의 삶의 질은 노무현 대통령이 책임을 지신다는 것이다. 정말 황당한 논거에서 출발하여, 황당한 결론을 적은 사람과 그리고 이 글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이, 정말로 그 유명한 자유와 민주를 위한 개혁의 전사들이란 말인가? 
 
▲대표적 노동가인 '님을 위한 행진곡'이 청와대 만찬장에서 감격스럽게 울려 퍼졌다고 한다. 그러나 그 '임'은 누구를 위한 '임'이었던가? '임'은 여전히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 인터넷 이미지
'님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이 노래는 청와대의 만찬장에서 자주 울려퍼졌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다. 정말로 저들은 이 노래를 부르면서, 천만 노동자의 삶을 책임지시면서, 거대한 민주노총이라는 노동운동의 악으로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를 구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불굴에 찬 의지를 머리 속에 상상하는 모양이다.
 
아마도 이번에 시행되는 기업도시 특별법도, 공무원 노조의 탄압도, 그리고 파견근로자 확대법도 모두 비정규직 노동자의 가련한 삶을 위해, 노대통령이 노동자를 위해 선물한 친노동자 입법이라고, 그는 주장할 것이다. 그들은 모든 세계의 가치가 그를 중심으로 돌아가기에 그에 반대하는, 그의 진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래서 그에 저항하는 모든 단체나 개인은 악이 되는 모양이다.
 
감정에서 감정으로 전이되는 이 이상한 감성적이고 주술적인 내선일체적인 동일화 속에서, 정치 지도자의 호불호는, 지지자에게로 감정적인 선을 타고 흐르는 모양이다. 대통령이 ****을 미워하신다는 것을 스스럼없이 주장하고, 이를 다시 상대를 비판하는 출발점으로 사용하면서, 결론은 당신들도 그를 믿고 모든 것을 의탁하라고 한다.
 
구약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야훼는 질투의 신이다. 다른 신을 섬겨, 그의 미움을 받지마라.
 
이 글을 보니, 왜 건전한 개혁 세력들이, 광노빠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게 개혁 후퇴의 한 요소로 작용하면서, 그의 지지율을 하락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지, 아주 분명히 이해가 된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합리적 전제에서 출발하지 않으면서, 대화와 타협의 전제 조건으로, 자신의 믿음으로 강요하려는 광노빠의 목소리가 자제되지 않는다면, 아마 현정권 아래에서 민주주의도 개혁은 한갖 사치스러운 장식품으로 전락할 것이다.
 
p.s) 이 글은 서프라이즈의 대문에 걸린 피투성이님의 <대통령은 왜 민주노총을 미워하시나?>를 보고 적었습니다.  
 
* 본문은 대자보와 기사제휴협약을 맺은 ‘정치공론장 폴리티즌’(www.politizen.org)에서 제공한 것으로 필자는 필명 ‘꿈꾸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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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11/18 [01:2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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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덕로터리 2004/11/19 [20:57] 수정 | 삭제
  • 정신이 나간건지 생각이 없는건지..
    정말 서프라이즈같은데 글쓰고 환호하는 사람들을 보면
    국회에서 막말하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들과 거의 동급으로 보일 뿐이다.

    귀족노동자와 비정규직을 걸고 넘어지는 그네들은..
    비정규직이 양산되는 이 현실을 반대하는 사람들인가?
    아니면 귀족노동자들이 그냥 싫은 사람들인가?
    아니면 노무현의 편에 서 있지 않은 민노(총/당)이 싫은 사람들인가?
    도대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뭔가?

    지금 비정규직 반대를 내걸고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 것 같은가?
    지금은 정규직인 공무원은 대기업 노동자는 영원히 정규직일것 같은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정규직인 이 상태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것 같은가?(설마 노무현이 알아서 해 줄 거라는 답변하려는건 아니지?)

    생각 좀 하고 살자. 조중동처럼 악의적인 예를 들어가며 매도하고 비난하지
    말고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솔직히 이야기한 다음에 어떻게 하면 문제를 풀어갈수 있을까를 이야기하자.
    솔직히 노빠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나 비정규직 양산반대를 주장하거나 그것으로 싸우고싶다거나 하는 생각들이 없는 사람인것은 내 주변만봐도 충분히 잘 안다.
    그러니.. 그냥 그렇게 이야기해라.. 그것 자체에 반대한다고..
    엄하게 귀족노동자가 비정규직 뜯어먹으면서 잘 산다는 엉뚱한 논리 들어대지 말고..

    조중동 노빠들아 내가 마지막으로 정리해줄께
    이 구도의 진짜 대립점은 자본가가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를 들어주면서 자신의 이익을 줄이지 않고 노조가 없는 노동자나 힘없는 하청업체의 등을 쳐서 여전히 배불리 잘먹고 잘살고 있다란다. 노무현 대통령님도 여기에 한몫 하시기 위해 비정규직을 양산할 수 있는 법안을 재벌들에게 선물해 주신거란다. 알간?

    이젠 정신 좀 차릴 때 되지 않았나?
  • 쯧쯧 2004/11/18 [14:48] 수정 | 삭제
  • 대자보 정말 한심하구먼.

    피투성이가 말하고자 하는 진의를 왜곡하고
    어거지식 반론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냐?

    현 노조의 상황을 봐라. 특히 민노총을.
    민노총이 비정규직 팔아서 파업을 일삼아
    정규직 배때지 채우는 짓거리나 고마해라.

    사측에서는 양보를 하지 않겠다면
    정규직인 니네들이 임금동결해서 비정규직 안아라.
    민노총 죽어도 그렇게는 못하겠지.
    그게 너희 귀족노조의 한계다.

    한심한 언론에 한심한 민노총 같으라구.





  • 가만보니... 2004/11/18 [13:52] 수정 | 삭제
  • 그걸 반론이라고 올렸나...
    나, 바보다라는 꼴이고 대자보는 일개 철공소직원인 "피투성이"에게도 절절맨다는 꼴이다.
    겨우 잡고 늘어지는 것이.... 말 몇마디구나...
    어쩜 그렇게 조선일보랑 닮았느냐?
    피투성이가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애써 외면하는구나.
    내가 보기엔 진정성면에서 너는 피투성이 발가락도 못 따라간다.
    공부더하고, 더 많이 생각해서, 글써라.
    이것도 반론이라고 대자보에서 올리냐...
    대자보... 진짜 후져지는구나...

  • 뭐죠? 2004/11/18 [12:17] 수정 | 삭제


  • 제가 서프에 잘 안가기 때문에 전문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위의 문장은 글의 분량으로 볼 때 한 부분인지는 몰라도 문장 형식으로 볼 때 결론 내지는 결론에 준하는 중심 주장인 듯 합니다.
  • 몬발켜 2004/11/18 [10:09] 수정 | 삭제
  • 1. 피투성이 님이 올린 '노동자의 사모님' 부분이나,
    꿈꾸는 사람 님이 올린 '피투성이의 서프 대문글' 부분은 서로 다를 것이 없죠.
    딱 한 부분을 갖고서 전체를 논하는 점에서는 전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웃기는 것은 꿈꾸는 사람 님이 피투성이 님을 비판하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스스로를 비판하고 있다는 겁니다. ^ ^ (이건 몬발켜가 실소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2. 몬발켜는 꿈꾸는 사람 님이 생각하는 '민주주의'와 '개혁'이 뭔지 모르겠다.
    도대체 무엇을 두고 민주주의를 말하는 걸까?
    이 글을 읽는 여러 독자들께도 물어 보자.
    당신이 생각하는 '민주주의'가 뭡니까? '개혁'은 또 뭐구요?

    3. 몬발켜는 민주주의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근본은 핵심은 뼈대는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인간이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두 가지 있다. 자유와 평등이다.
    극단적인 예로 노예는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유지할 수 없다.
    행동의 자유, 말할 자유, 생각할 자유, ... 나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도의 자유가 필요하다.
    나는 다른 사람과 '평등'하게 존엄하다.
    나보다 더 존엄한 사람도 없고, 나보다 덜 존엄한 사람도 없다.
    개개인이 갖고 있는 그 모든 차이에도 불구하고 나의 존엄성은 다른 사람의 존엄성과 동등해야 한다.
    (평등한 존엄성을 인정하는 즉시 왕족에 의한 전제정치는 자동으로 부정되어 버린다.)

    한 국가의 주권은 왕이나 귀족이나 다른 누구에게 특별히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존엄한 나와 존엄한 우리들에게 있음을 인정하면
    이것이 민주주의 정치체제다.

    이렇게 존엄한 존재들이 모여서 '공공의 일'에 대해서 결정할 때,
    서로 다른 의견들이 존재할 경우 대화와 타협을 하되 그것이 불가능하면
    최후의 방법으로 '다수결'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
    다수결로 결정된 것이 '최선의 결정'이라고 말할 수는 전혀 없지만,
    다른 사람의 존엄을 인정하는 한 그 이상으로 강요할 수가 없다.
    만약 어떤 결정을 일방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강요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존엄을 파괴하는 행위이며, 동시에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인 것이다.
  • 대한민국 2004/11/18 [03:44] 수정 | 삭제
  • 많이 배우지 못해 그렇습니다.
    저는 피투성이님의 글에서 "좋아하지 않을까?" 라는 의미를 님이 말한 "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이해하며 읽었읍니다.

    표현이 천박하고 격식이 없었다면 배움이 부족해서 그렇구나 이해해 주시고 그 글이 표현하고자 했던 그님의 생각만 이해하시면 될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