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기자들에 대한 구두계약, 모호한 계약기간 등 문제는 고용보험 적용으로 일부 개선되었으나, 기본 방송출연료, 미방영분 출연료, 장면재사용료, 음성출연료, 사진이용료 등 포괄적인 출연료 미지급 문제와 중간착취 등 여전히 많은 불공정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방송 제작 현장에서 기존의 불공정 행위를 묵인하고 용인하는 관행과 약관을 바로 잡아 새로운 제작 환경에서 방송연기자의 저작인접권과 초상권 등 재산권을 보호하고, 다양화된 콘텐츠 플랫폼 형태에 맞는 거래질서를 마련해야 합니다.”
13일 낮 기자회견에서 ‘방송연기자 불공정 실태’를 알린 송창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대외협력국장의 말이다.
1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민변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공동 주최로 ‘스튜디오드래곤 등 8개 제작사 불공정약관 심사청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 단체들은 “방송환경이 급변한 OTT(Over The Top, 온라인동영상서비스)시대 방송연기자들에 대한 불공정계약은 변하지 않고 있다”며 “방송연기자로 하여금 향후 발생 가능한 무형의 권리마저도 포기·양도하도록 하고 있고, 플랫폼의 성장이 도리어 방송연기자의 재산권 등 권리를 축소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이들 단체는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JTBC 괴물, KBS 출사표), 유비컬쳐(KBS 미스 몬테크리스토), 하이스토리(tvN 스타트업), 스튜디오에스(SBS 엘리스), 에이스팩토리(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tvN 비밀의 숲2), 크리에이티브리더스그룹(SBS 모범택시), 스튜디오 태유(SBS 홍천기), 스튜디오 드래곤(tvN 더 페어) 등이 드라마 제작을 위해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소속 연기자들과 체결한 ‘배우출연계약서’(드라마 등의 제작을 위하여 여러 명의 배우들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으로, 약관법상 ‘약관’에 해당) 10개를 불공정 약관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도 했다. 또한 기자회견에서는 OTT플랫폼과 방송연기자의 상생을 위한 제도 개선 방향도 제시했다.
김종휘 민변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위원(변호사)는 “주요 드라마제작사 8곳의 10개 ‘배우출연계약서’를 살펴본 결과 추상적인 계약기간, 저작인접권·초상권 등 권리의 귀속, 출연료에 야외 및 제수당 등 모든 수당, 모든 회차의 사진 및 회상 출연료, 제경비, 저작인접권·2차적 저작물에 대한 대가 등을 포함하는 불공정조항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김남근(변호사) 참여연대 정책위원은 “방송계 공정경쟁을 위한 상생협약 필요하다”며 “법·제도 개선도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을의 지위에 있는 실연자가 방송사, 제작사와 대등한 지위에서 상생협약을 맺고, 이를 통해 드라마 제작에 관여한 모든 이들에게 수익의 혜택이 정당하게 분배되도록 하는 것 역시 상생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신하 민변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위원(변호사)은 “방송환경이 지상파, 케이블 방송에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시대로 변화되었고, 현 저작권법 규정은 감독(저작자), 출연배우(저작인접권자) 등이 만든 영상저작물(드라마 등)이 예상하지 못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그 수익은 모두 돈을 투자한 넷플릭스 등 OTT업체가 가져가도록 되어 있고, 드라마(작품)를 제작한 외주제작업체나 감독, 출연배우 등은 수익의 과실을 전혀 누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작재산권을 ‘양도’한 이후에도, 계약시 예측하지 못하였던 수익의 현저한 불균형이 발생한 경우에 저작재산권의 양도인이 저작재산권 양수인에게 일정한 보상(수익의 분배)을 청구할 수 있는 추가보상권리가 있다”며 “정부 입법안으로 발의된 저작권법 개정안에 추가 보상 청구 규정이 기재되어 있지만 불균형이 현저한 경우에만 추가 보상을 청구할 수 있고, 영상저작물은 그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자와 같은 실연자는 추가 보상을 청구할 수 없다”며 “추가 보상 청구 조건과 대상을 완화하는 법 개정안 마련과 조속한 처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OTT시대 과제-저작권법에 추가보상권 규정, 상생협약 활성화 ▲방송제작환경 개선, 새로운 플랫폼에 맞는 공정거래질서 마련 ▲방송종료까지? 계약기간 불분명 ▲출연료에 영혼까지 담네? 모든 수당과 경비, 회상장면, 목소리와 사진, 2차저작물...▲내 권리를 가져간다고? 초상권 요구와 초상권 대가 불가? NO 등의 손팻말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