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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발언이 한국 망신? 포루투갈 망신이다"
[주장] "도덕적으로 문제? 홍석천씨 발언은 또 다른 애국심의 방법일 뿐"
 
이계덕   기사입력  2009/11/04 [15:15]
배우 홍석천씨가 10일 SBS 예능프로그램 '강심장'에 출연해 "한국 축구 4강 신화, 숨은 주역에는 자신이 있었다"고 발언하자, 일부 네티즌들이 국제망신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홍 씨는“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는데 포르투갈 주전 4명인 공격수 콘세이상, 수비수 코투, 주장 코스타, 골키퍼 바이아가 들어오더라"며 "내일 모레 중요한 경기인데 왜 나와 있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한국을 이길 것이기 때문에 놀아도 된다’는 말로 한국팀을 무시했다. 나라를 위하는 논개 정신으로 2002년 월드컵 대한민국과 포르투갈과의 경기 이틀 전 상대팀 주전 선수 4명에게 밤새도록 술을 먹여 체력을 고갈시켰다”고 말했다.
 
이 '문제의' 발언에는 한국 축구가 실력으로 포루투갈을 꺾고 4강에 오른 것이 아니라, 포루투갈 선수에게 술을 먹여 체력고갈을 시키는 등 부정행위와 운으로 4강에 올랐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홍석천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하여 국제망신을 시킨 것인가?
 
▲ 홍석천 씨의 이른바 '논개정신'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 SBS

발언 중 "당연히 한국을 이길 것이기 때문에 놀아도 된다"는 내용을 주목해보자. 이는 포루투갈이 한국 선수들을 무시하여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홍석천이 술을 먹였다기 보다는 포루투갈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술을 먹은 것이다. 다만 홍석천은 그들이 마실 술을 제공했을 뿐이다. 자발적으로 먹은 음주로 인해 체력이 다했다면 그것은 포루투갈 선수들 스스로가 자만심에 취해 자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문제삼는 다면 한국망신이 아닌 포루투갈 망신인 것이다.
 
또 위 발언 중 "내일 모레 중요한 경기인데" 라는 것을 주목해보자. 경기 전날 술을 먹인 것이 아니라 경기 시작하기 이틀 전에 술을 먹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홍석천이 이틀 전 술을 먹였다고 하더라도 경기 전날 포르투갈 선수들이 자기관리를 충분히 했다면 경기에 지장이 갈 정도의 체력고갈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기관리를 잘 하느냐 못하느냐도 바로 실력이다. 따라서 한국축구가 실력으로 포루투갈을 꺾은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홍석천의 발언이 오해의 소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예능프로그램의 특성상 기존에 있었던 이야기를 보다 재밌게 풀기 위해 다소 과장이나 오버를 덧붙였다고 그것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수 있을까? 강심장 프로그램에 나오는 다른 연예인들도 '과장'과 '오버'를 덧붙이는 것이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아무리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재미가 없을 수 가 있고, 아무리 재미없는 이야기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재미있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용인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다시 생각해보면 "한국을 비하하는 포루투갈 선수들의 말"을 들은 한국국민들은 화가 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분하지 않고 미소를 유지하며 손님이었던 외국의 국가대표들을 접대하여 인내심 넓은 한국의 이미지를 지켜준 홍석천씨의 행동은 또 다른 애국심의 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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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1/04 [15:1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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