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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와 도시바의 DVD 전쟁, 월-마트가 결정했다
[쇼피디의 방통천하] 소니의 승리, 콘텐츠 산업에서도 유통망 중요 입증
 
고찬수   기사입력  2008/02/18 [17:09]
차세대 DVD 기술을 두고 일본의 두 회사가 사활을 건 전쟁을 벌였다. 기술적인 우위나 가격면에서의 우위 같은 객관적인 측면보다는 이 전쟁은 누가 자신의 동맹군을 많이 끌어모으는가가 전쟁의 결과를 좌우하는 양상으로 흘러갔고 역설적으로 일본의 기업들은 미국의 영화회사들에게 구애를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미국의 헐리우드 영화업계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는냐가 차세대 기술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래서 일본의 두 회사인 소니와 도시바는 이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한 경쟁을 벌였고 영화사들의 움직임에 따라 소니의 블루레이가 유리한 쪽으로 가는 듯 하다가 다시 도시바의 HD-DVD쪽으로 기우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가 하는 혼전이 계속되었다.
 
그런데 올 해 들어서 소니의 블루레이쪽으로 워너브라더스가 움직이면서 이번 전쟁의 승세가 블루레이쪽으로 기울어 버렸고 HD-DVD의 진영이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하지만 전세가 어려워 버린 것 뿐이지 도시바가 HD-DVD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다시 전세는 역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영화사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면 다시 HD-DVD가 승기를 잡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끝이없어 보이던 전쟁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다름 아닌 '월-마트'라는 미국의 유통회사이다. 월-마트는 우리나라로 바꿔 생각해보면 '이-마트'같은 할인점이다. 미국사람들은 월-마트에서 대부분의 DVD를 구입한다. 이런 월-마트가 블루레이만을 매장에서 취급한다고 발표를 하면서 HD-DVD는 그 수명을 다한 셈이 되었다.
 
유통망을 잃어버린 HD-DVD는 더 이상 생존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만큼 콘텐츠 산업에서도 유통망이 중요하다. 현대 소비사회에서는 유통을 장악한 곳이 생산을 좌우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유통망에서 사라져 버리면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통로가 차단되고 그 생산품은 판매가 되지 않는다. 우리의 시장에서도 이런 현상을 '이-마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곳에 진열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판매가 되는 것이 어렵다.
 
이런 월-마트의 힘은 아마 그대로 우리의 콘텐츠 시장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유통을 장악하면 콘텐츠 생산자들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있게 된다. 영화업계에서도 개봉 영화관을 다수 보유한 영화관 체인이 영화의 흥행을 좌우하는 요소가 되었으며 이제 몇개의 영화관에 걸리는가가 그 영화의 흥행을 결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CGV나 메가박스, 그리고 롯데시네마 같은 배급사의 힘이 날로 강해지고 있다.
 
TV를 두고도 이런 유통망에 대한 전쟁이 치열하다.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에 의해 독과점 되었던 TV 콘텐츠의 유통망은 케이블이 보편화되면서 새로운 유통망 전쟁의 시작을 알리고 있고 여기에 IPTV라는 이름으로 통신사들이 진입을 할 예정이므로 본격적인 TV 콘텐츠 유통망의 전쟁이 예상되어 진다.
 
▲www.showpd.pe.kr 쇼피디 고찬수 ©대자보
콘텐츠가 왕이라는 말이 이제는 유통을 전제로 해야만하는 상황이 되었다. 좋은 콘텐츠가 콘텐츠 산업에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좋은 콘텐츠도 유통망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오늘의 소비사회에서는 그 위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요즘은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다.
 
차세대 DVD의 포맷전쟁에서 보여주었듯이 콘텐츠 생산자인 영화사들의 중요성은 다시 재론할 여지가 없이 확실한 것이다. 이들의 선택에 따라 승자가 달라지는 현실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또 하나 월-마트의 선택으로 확실한 종지부를 찍은 현상은 콘텐츠 산업에서도 유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분명하게 나타내 주었다.
 
TV 콘텐츠의 유통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 것인가? 콘텐츠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진 지상파 방송사들의 장악이 계속이어질 수 있을까? 아니면 새로운 유통 강자가 TV 시장에도 출현할 것인가?
KBS 예능피디.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
<미래콘텐츠><스마트TV혁명><쇼피디의 미래방송이야기> <인공지능 콘텐츠혁명> 저자.
KBS MCN 예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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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2/18 [17:0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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