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米, 이라크전 참전거부 ‘에런 와타다’ 논란 후끈
와타다 옹호 열기높아, 상원의 추가파병반대 더딘 논의에 누리꾼 실망
 
권순정   기사입력  2007/02/09 [01:06]
구글(Google) 영문판과 아메리칸 온라인(AOL)을 통해 본 오늘의 미국은 이라크 전쟁 관련 이슈로 시끄러운 하루였다.  

한 미군 장교가 공개적으로 이라크 전쟁이 '거짓에 근거'했다며, 이라크로의 배치를 거부했다는 소식과, 추가파병 반대에 대한 초당적 결의안을 모색하던 의회가 사안을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는 소식은 넘쳐나는 뉴스들 속에서, 6일(현지시간) 네티즌들이 건져낸 가장 인기 있는 기사가 됐다.  

◇ 에런 와타다 (Ehren Watada, 28)  

구글의 인기 검색어로 떠오른 '에런 와타다'가 지난해 6월 이라크전 참전을 공개적으로 거부해 지난 5일 군사재판에 회부되었다고 가디언이 AP통신의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와타다는 작년에 '평화를 위한 퇴역군인(Veterans for Peace)' 집회 연설에서, 이라크 전쟁의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부시 정부의 '거짓말'을 비난했었다. 그는 "어떤 군인도 거짓말을 위해 목숨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자신의 믿음을 밝히며, 공개적으로 이라크 참전을 거부했다.  

그 후 와타다는 명령거부, 대통령과 군 모욕, 장교로서의 품위손상 등 여러 혐의를 받았고, 이에 따른 재판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주 시애틀 포트 루이스 군사기지에서 열렸다. 이 재판의 판사인 존 헤드(John Head) 중령은 와타다 중위를 변호하기 위한 대부분의 증인 신청을 기각한 것은 물론, 와타다의 변호사 에릭 세이츠(Eric Seitz)가 법정에서 이라크 전쟁의 합법성에 대해 논하는 것 자체를 금지시켰다. 세이츠 변호사가 이를 '공정하지 못한 처사'라고 항변하는 가운데, "와타다 장교 사건은 법의 정당성을 넘어서는 정치적 이슈"라며 맞서고 있다.  

그러나, '법 위에 정치'라는 판사의 논리는 민심과는 방향이 다른 듯싶다. 이미 反이라크전 분위기가 고조된 미국에서 와타다의 등장은 '불난 집에 기름 부은 격'이기 때문.  

▲ 에런 와타다 중위의 '후원' 사이트인 'Thank You Lieutenant.'     ©OnlineBee

온라인 상에서는 와타다 중위의 입장을 옹호하는 땡큐루테넌트라는 웹사이트가 만들어져, 그에 관한 소식이 네티즌들에게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다. 이 사이트는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데스몬드 투투(Desmond Tutu)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주교와 영화배우 팀 로빈스(Tim Robbins) 등 와타다를 지지하는 유명인사들의 든든한 '후원'을 받고 있기도 하다.

‘땡큐루테넌트’가 정리해 올린 발티모어 선(Baltimore Sun) 2월1일자
기사는 이번 와타다 사건을 통해 '허위에 근거하고, 의회의 승인도 없이, 국제조약을 위반한 채 진행된 이라크 전쟁'의 문제점들을 단면적으로 엿볼 수 있다고 말한다.   

발티모어 선은 또 모병계약에 근거, 모든 군인은 '불법'명령에 불복종할 권리와 의무를 함께 지닌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불법적인' 이라크전 참전을 거부하는 것은 오히려 정상적이라는 것. 그러나 재판부가 이 부분에 대한 논의 자체를 봉쇄한 상태라, 변호인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와타다의 형량이 4년을 넘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 공화당 상원의원, '이라크전 논의' 봉쇄

반전운동의 열기가 한층 고조되어 가는 가운데, 추가파병 반대를 외치는 의회의 행보는 더디기만 하다. 지난 5일 상원 공화당원들이 이라크 전쟁에 대한 토론이 열리지 못하도록 막았던 것.  

5일 뉴욕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상원에서 사안이 논의되기 위해서는 모두 60개의 '찬성표'를 얻어야 하는데,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47표를 던진 반면, 공화당에서 단 2표만이 나와, 이라크 추가파병 반대 결의안을 의제로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의회가 민주당 주도로 바뀐 이래, 부시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첫 번째 '도전'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다는 이 소식은 미국 포털 사이트 아메리칸 온라인(AOL)의 '메인 기사'로 올라온 것은 물론, 진보적 성향의 정치 토론 사이트 싱크프로그레스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6일 싱크프로그레스는 '추가파병 반대를 외치던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추가파병 찬성에 표를 던졌다는 내용의 
올렸다. 글에는 이들 8명의 의원이 실명으로 공개돼 있는데, 여기엔 추가파병 반대 계획안을 내 놓았던 존 워너(John Warner)도 포함돼 있다. 

이라크 추가 파병에 대한 의회의 움직임을 기다리고 있던 네티즌들은 의회가 '이야기조차 꺼내지 못했다'는 소식에 여간 실망하는 눈치가 아니다. 싱크프로그레스에 댓글을 단 네티즌 'swede'과 'TripMaster Monkey,' 'Clyde the Ripper' 등은 겉으로는 여론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결국에 가서는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보인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실망감을 토로하며 댓글을 이어나갔다.


[관련링크]

1. 에런 와타다 관련 기사 (가디언) http://www.guardian.co.uk/Iraq/Story/0,,2007234,00.html 

2. 에런 와타다 지지 단체 ‘생큐루테넌트’ 홈페이지 http://www.thankyoult.org/index.php 

3. 에런 와타다 관련 기사 (발티모어선) http://www.baltimoresun.com/news/opinion/oped/bal-op.watada01feb01,1,6254902.story?ctrack=1&cset=true 

4. ‘상원 공화당 의원들이 이라크 전쟁 논의를 막다’ 관련기사 (뉴욕타임즈) http://www.nytimes.com/2007/02/06/washington/06cong.html?hp&ex=1170824400&en=243d1aa790e2a104&ei=5094&partner=homepage   

5. 상원의 해산에 대한 네티즌 의견 (싱크프로그레스) http://thinkprogress.org/2007/02/06/iraq-escalation-v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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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2/09 [01:0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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