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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비용 '1조 2천억 달러' 들어
간접 비용 포함하면 2조억 달러
 
감일근   기사입력  2007/01/18 [16:24]
이라크전이 장기화되면서 지금까지 투입된 비용만도 1조 2천억 달러(한화 1100조원)로 추산된다.

그러나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처형 이후 이라크 정정은 더욱 불안정해지면서 부시 대통령은 국내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추가 파병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7일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추가파병과 관련해 이라크전에 투입된 천문학적인 돈으로 '무엇을 구입할 수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추가 파병이 최선의 대안 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사실, 1조 2천억 달러의 돈은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없는 큰돈으로 숫자 개념 자체가 쉽게 와 닿지 않는다.

이 돈의 규모를 실감하기 위해서는 이 돈으로 무엇을 구입할 수 있는지 비교하면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우선, 1조 2천 억 달러는 암 연구 기금을 배로 늘리고, 당뇨병이나 심장병 환자 치료 등 공중보건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또 수백 만 명의 어린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전 세계 면역 운동을 펼칠 수 있다.

이들 프로그램을 10년 간 수행하는 데 드는 모든 비용을 합쳐도 1조 2천 억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나머지 절반의 돈으로 사회 빈민층과 교육에 사용하면 전국의 3∼4세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취학 전 학교를 운영할 수 있다. 뉴 올리온즈의 낙후 지역 재개발 비용도 훨씬 더 늘릴 수 있다.

그러고도 남은 돈은 국가 안전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9·11위원회가 제안했던 것 가운데 실행되지 않고 있는 것들, 이를테면 보다 성능이 좋은 휴대품과 화물 검사장치를 구입하거나 핵물질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더 확실한 조치들을 취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또 탈레반을 격퇴하기 위해 아프카니스탄의 전비를 더 지원할 수 있고, 다르푸에서 자행되는 대량 학살을 종식시킬 수 있도록 평화유지군의 자금을 더 많이 제공할 수도 있다.

이렇게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의 돈이 지금까지 이라크 전쟁에 투입된 셈이다.

5년전 이라크 전을 앞두고 미 국방성은 50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대체로 동의했다. 조금 더 현실 적이었던 로렌스 린드세이 당시 백악관 경제 자문관은 2백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사실상 이것이 원인이 돼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해고당해야 했다.

악화되고 있는 이라크 상황은 당초 전비에 대한 예상을 더욱 빗나가게 하고 있다. 헬리곱터와 탱크를 움직이는 비용, 현지 주둔 병사의 급료, 예비군과 용병들에 대한 임금 등 운영비만 하루 3억 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직접 비용만 일주일에 약 20억 달러씩, 지금까지 총 7천억 달러가 사용됐다.

저명한 전비 분석가인 린다 빌머스 하바드대 케네디 정치학부 교수와 노벨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자문관은 이라크 전비를 국내 경제에 투입할 경우 얻을 수 있는 기회비용을 비롯해 수많은 간접비용을 포함하면 이라크 전에 소요된 경비는 2조억 달러에 이른다고 추정한다.

또 경제학자 월스튼은 이라크 전이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 미국인이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돈에 초점을 맞춰 보수적으로 추산한 전비는 현재의 달러 가치로 1조 달러라고 추정했다. 여기에는 이라크 전에서 3천명 이상의 미국인 사망자에 대한 손실을 금전적으로 환산한 비용도 제외됐다.

이 같은 직접 비용 외에도 이라크 전으로 인해 미국민이 추가 부담한 가스 세금만도 적어도 천5백억 달러에 이른다. 2003년 전쟁 발발 직전 유가는 베럴당 30달러였지만 지금은 50달러로 인상됐기 때문이다.

이라크전은 또 미래에 지불해야할 비용도 많다. 이라크에서 사용된 전투장비의 교체와 미군이 전쟁 이전 체제로 복귀하는 데만 천억 달러가 소요된다. 이라크 참전 군인들의 장애 연금과 치료비는 1차 걸프전과 같은 수준을 비용으로 계산하면 2천 5백억 원이 필요하다.

어떤 식으로 계산을 하건 총 전비 규모는 한해 2천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반면, 한해 심장병과 당뇨병 치료에 대략 5백억 달러가 든다. 비용 때문에 실행되지 못하는 9·11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하는 비용은 이보다 더 적다. 취학 전 학교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은 350억 달러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백억 달러만 투입되면 많은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 국립 암 학회의 한해 예산은 60억 달러다.

부시 대통령이 추가 파병 소요되는 비용을 대략 2백억 달러로 추정했다. 만약 그 돈이 이라크의 안정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면 단순히 비용만 따져 그 계획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추가 파병의 기준은 다른 정치적 대안이나, 200억 달러를 투입해 달성할 수 있는 다른 어떤 선택보다 더 효과적이어야 한다.

이라크 추가 파병에 앞서 지금은 이 문제를 논의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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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1/18 [16:2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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