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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천의원, "열린당 200석 얻으면 파멸온다"
민주당 지도부, 당 내분 막으려 안간힘, 중진들 다양한 해법 해결책 제시
 
손봉석   기사입력  2004/03/26 [11:18]

"먼저 각자 당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추미애 의원은 조건을 따지지 말고 당을 위해 헌신해 줘야 합니다" 

"지금 조순형 대표만큼 깨끗한 정치가가 어디 있습니까"

"당 내분 이야기가 5번만 더 나오면 끝장입니다. 망하고 없어질 당에 누가 표를 줍니까"  

조순형 대표와 추미애 의원의 심야회동이 결렬 되면서 민주당의 내분이 분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한화갑 전 대표, 심재권 박상천 의원등 당 중진이 잇달아 현재 당이 겪는 위기상황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표명했다.

▲한화갑 의원은 "지금 추미애 의원은 무조건 선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브레이크뉴스
한화갑 전 대표는 26일 오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환자가 죽을 위험에 있을 때는 어떻게 살려야 할지를 먼저 경쟁해야 한다"며 추미애 의원의 즉각적인 선대위원장 수락을 촉구했다.

한 전대표는 추 의원의 행보를 기자들이 묻자 "친구도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며 "추 의원은 지금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기 위해 무조건 수락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조대표에 대해서도 "당을 살리기 위해 당원들의 뜻을 결집하는데 앞장서야 한다"며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대표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혀 조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한 전 대표는 "정치에서 100% 관철이라는 것은 없다"며 양측이 서로 양보하고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양측의 타협을 당부하며 "선대위가 모든 당무를 위임받아 추미애 의원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고, 총선이 끝난 뒤 당헌 절차에 따라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면 된다"고 현재 당 내분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국민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김대중 대통령을 만든 50년 전통의 민주당이 흔들리고 있다"며 "공천권도 공천이 남아 있는 곳은 전권을 추의원에게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그러나 전면적인 재공천에 대해서는 "선거를 20여일 남긴 상태에서 물리적으로 불가능 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 것"이라고 말해 호남지역 중진들을 포함해 재공천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지역구에서 급히 올라온 박상천 의원도 한 전대표에 이어 바로 기자회견을 갖고 "탄핵문제는 이미 정치권을 떠나 사법부에 판단을 기다리는 문제"라며 최근의 사면철회 논의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기각이 되더라도 겸허이 이를 수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상천 의원은 "열린당이 2백석 얻으면 파멸이 온다"며 입장을 밝혔다.      ©브레이크뉴스
박 의원은 특히 "조 대표의 퇴진은 탄핵을 과오로 인정하는 것이 되고 이는 당이 열린우리당의  2중대 밖에 안되는 것"이라며 조 대표 퇴진에도 강경하게 '불가' 입장을 보였다.

박 의원은 추 의원이 제시한 '공천문제에 대해서도 "처음엔 일부 문제 지역의 공천재심사 인줄 알았는데 당에 와서 들으니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르다"며 "이미 공천을 받고 지역에서 열심히 뛰는 사람이 많다"고 전제한 후 "당이 흔들릴 때 나서서 당을 지킨 '정통모임'을 부정한다면 당에 정체성이 무엇이 남겠냐"며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세가지 전략이 필요하다며 "첫째 당 내부를 화합할 수 있는 인물을 대표로 뽑고, 둘째 참신성이 있는 뉴페이스가 필요하며, 세째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켜야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특히, 당 정체성과 관련해 "열린우리당의 급진개혁과는 다른 '중도개혁'임을 알려야 하고 전통적인 부패세력으로 차떼기를 한 당이나 1년 만에 수십억 받은 당과 차별되는 깨끗한 정당이 되야한다"고 말한 후 "그런 내용을 홍보하고 알리기 위해서도 깨끗한 이미지의 조 대표가 계속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조순형 플라스 알파"로 총선을 돌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도 한 전대표와 마찬가지로 '분당'에 대해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고 "공천자 중 일부가 지지율이 낮다고 공천을 포기하고 집단행동을 한다면 그것은 공천 덕을 보려고 당에 들어왔던 것으로 올바른 정치인의 모습이 아닐 것"이라며 "그런 식으로 행동하고 무소속으로 나간다면 누구도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의원은 최근 민주당의 낮은 지지율에 대해서는 "이미 바닥을 친 상태"라며 "당내 조사로 8.1%까지 다시 올라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번 총선이 탄핵에 대한 찬반이 아닌 정당과 인물을 보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급진개혁 세력인 열린당과 한나라당이 정치대결이 아닌 이념대결을 벌이면 국가는 혼란이 오고 경제도 힘들어져 청년실업은 영원히 풀리지 않는다"며  "지금 국민은 (탄핵으로)화가 나고 흥분된  상태지만  온건개혁을 표방하는 민주당에 냉정하고 이성적인 투표를 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200백석을 넘을 경우 파멸하고 만다"며 "그럴 가능성은 10% 정도고 일어나지 않겠지만 국회의 90%를 열린당이 독차지하면 야당의원은 어떤 활동도 할 수 없는 독재가 될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두 사람의 기자회견에 앞서 심재권의원도  대표 비서실장직을 사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심재권 의원은 "공천을 다시 한다는 것이 제일 큰 문제였던 것 같다"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브레이크뉴스
심 의원은 "당이 최근에 처하고 있는 여러 어려움들에 대해 당직자의 한 사람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당원과 국민 앞에 깊이 사과를 드리며 대표 비서실장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양측의 협상실패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 공천을 다시 한다는 것이 제일 큰 문제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한 탄핵은 '조건부탄핵'이었음을 꼭 알려달라"며 "대통령께서 선거법 위반이나 헌법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만 했어도 탄핵은 없었을 것"이라며 탄핵이후 당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아쉬움을 표했다.

심 의원은 "가까이서 모셔보면 조 대표는 결코 자리에 연연하는 분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후 "선대위 출범까지만 책임을 지시고 선대위 쪽에 전적으로 맡길 것으로 안다"고 덧붙이며 "추 의원이 속히 선대위원장을 맡아 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심 의원이 대표 비서실장으로 조 대표와 추의원 사이에 '핫라인'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들어 심 의원이 양측의 협상이 정국에 대한 뚜렷한 시각차로 인해 어려움을 거듭하자 이를 포기한 것으로 보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당사는 이들 거물급 정치가 외에도 공천을 받은 후보들이나 당직자들이  연달아 당 내분에 대한 입장과 해법을 계속 내놓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그들중 누구도 2년전 대선에서 열렬하게 민주당을 지지해 40만표차로 승리를 안겨준 국민들이 지금 왜 민주당을 외면하고 있는 지에 대해 솔직한 반성이나 성찰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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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3/26 [11:1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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