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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전쟁 이어 식량전쟁시대 예고한다
[김영호 칼럼] 석유 전량 해외수입, 식량안보마저 FTA로 다 내줄것인가
 
김영호   기사입력  2007/02/28 [12:01]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른 인구 13억의 중국이 석유를 미국 다음으로 많이 태우면서 성장가도를 질주한다.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는 인구 10억의 인도가 중국과 어깨를 견줘 친디아(China£«India)로 자리매김했다. 군사대국 러시아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 뛰고 브라질도 그 대열에 가세했다. 잠자던 인구대국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4국이 석유를 먹고 급성장하면서 초고유가 시대의 종막은 쉽게 오지 않을 듯하다.

 인구대국이 경제대국으로 떠오르면서 식량대량소비시대가 열렸다. 예고된 석유전쟁과는 달리 식량전쟁은 소리 없이 다가오고 있다. 성장의 과실은 먼저 빈곤시대의 식량문제부터 해결한다. 중국이 경제대국을 부상했지만 식량부족인구가 아직도 1억3,000만명에 달한다. 그 외에도 지구의 한쪽에서는 많은 인류가 기아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개도국의 발전단계가 높아질수록 식량수요는 급증하고 여기에 맞추어 식량공급도 증가해왔다. 한 세대 전인 1975년 세계곡물생산량은 12억3,000만t 수준이었다. 그런데 2004년 20억4,392만t을 고비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소비량은 1975년 12억2000만t이었는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도 2004년 19억9334만t, 2005년 20억2340만t, 20억4325만t 등으로 말이다.
 
 그런데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세계의 곡창지대가 가뭄으로 말라가고 있다. 세계 밀 공급의 14%를 차지하는 오스트레일리아가 지난해 혹독한 가뭄으로 올해는 수입할 처지다. 세계시장 점유율 23%을 차지한 미국도 지난해 15% 이상 생산이 감소했다는 소식이다. 세계 2위의 곡물생산국인 인도도 6년만에 밀을 수입할 판이다. 여기에다 세계적인 산업화-도시화에 따라 농지감소가 급속하다. 사막화도 심각하다. 또 이농현상에 따라 농업인구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소득증대에 따라 육류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곡물을 가축사료로 이용하니 육류소비는 곧 곡물소비를 의미한다. 쇠고기 1Kg을 생산하려면 곡물 8Kg을 투입해야 한다. 돼지는 4배, 닭은 2배의 곡물을 먹여야 고기 1Kg을 생산한다. 기상이변에 따른 생산감소와 소득증대에 따른 수요증가에다 급증하는 육류소비가 가격상승을 부추긴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에너지로 떠오른 생물연료가 곡물을 괴물처럼 먹어치운다. 미국은 2025년까지 현재 석유소비량의 25%를 생물연료로 대체하겠다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미 농림부는 지난해 옥수수 수확량 105억5,000만 부셸 중에 14%가 에탄올 생산에 쓰일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2005년의 11%보다 4%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EU(유럽연합)는 회원국에게 2010년까지 자동차용 생물연료 비율을 5.75%까지 높이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1월 10일 EU 집행위원회는 현재 1% 수준에 불과한 생물연료 사용비율을 2020년까지 최소한 10%로 올리는 의제를 27개국 정상회담에 넘기기로 의결했다. 
 
 중국도 생물연료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5년 에탄올 생산에 투입된 옥수수는 전체 생산량의 10%인 480만t에 달한다. 중국은 생물연료 비율을 2010년까지 10%, 2016년까지 16%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 대열 앞장에는 브라질이 달리고 있다. 내년부터는 디젤 1리터당 2%의 생물연료를 혼합해 판매한다. 현재 생산량 2억 리터를 4배로 증량하겠다는 것이다. 2013까지 혼합비율 목표를 5%로 잡고 있다.
 
 여기에다 투기자금이 가세하면서 곡물파동을 예고한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는 농업을 희생해서라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하겠다고 난리다. 식량자급률이 25%선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석유의 100%를 해외에 의존하는데 식량안보마저 위협받으면 국가독립을 지키지 못한다. 이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언론광장 공동대표
<건달정치 개혁실패>, <경제민주화시대 대통령> 등의 저자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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