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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등포청과물시장이 있는 열린우리당사 앞. 총선에 승리해 춤추고 노래하는 사람들과 일손을 멈추고 작은 잔치놀이를 구경하고 있는 인부(상인)들. ©서태영 |
4.15 총선은 열린우리당의 밤으로 장식되었다. 1등은 좋은 것이다.
민주당에서 분화한 열린우리당은 정신적 여당에서 명실상부한 집권여당이 되었다. 총선 결과만 놓고 보면 창조적 파괴를 한 셈이다.
열린우리당이 집권여당이 된 것은 크게 반기고 환영할만한 일이나, 자력이라기보다는 상대의 실수를 통한 반사이익을 습득한 것이었기에 스스로 다짐하고 있는 것처럼 자만해서는 안된다. 열린우리당은 총선 기간 내내 '탄핵효과'에 집착한 나머지 국민에게 무엇을 할 것인지를 적극 설파하지 않고, 의회권력의 교체를 호소했다. 먹힌 공약이다.
이제는 책임지는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17대 총선의 의미는 '의회권력 교체'로 표현되는 정당간 경쟁체제의 본격화라고 할 수 있다. 총선승리의 기쁨보다 거 커진 책임여당의 몫을 준비할 때이다. 소수여당이라고 핑계할 수도 없다. 개끌리듯 끌려가며 "이러면 안돼요! 이라모 안된다! 일어나라!"라고 읍소할 일은 사라지고 작당만하면 날치기를 할 수도 있는 입지를 마련했다.
열린우리당에 총선승리를 안겨준 민심은 열린우리당사가 있는 영등포청과물시장 인부들의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국민은 아직은 담담할 따름이다. 국민을 춤추고 노래하게 하는 일은 집권여당의 몫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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