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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울고 웃긴 정동영의장, '총선후 어떻게 될까'
총선승리로 입지강화, 원외 한계, 영남지역 반발 가능성도 제기
 
심재석   기사입력  2004/04/16 [12:00]

17대 총선이 드디어 끝났다. 결과는 '탄핵심판론'을 앞세운 열린우리당의 압승. 열린우리당은  창당초기 100석이 목표라는 말에도 비웃음 받을 정도로 약한 여당으로 시작해, 한때 180석 이상을 내다볼 정도의 폭발적 지지를 받았으나,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거야의 부활만은 막아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하는 '비참한(?)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정동영 의장의 '개인적 희생'에 힘입어 과반의석 확보라는 목표치를 달성했다.

총선과정에서 열린우리당의 춤추는 지지율의 핵심에는 정동영 의장이 있었다. 야3당의 탄핵으로 국민의 폭발적 분노는 열린우리당의 엄청난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으나,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발언은 '탄핵'이라는 이슈를 한번에 잠재우고 할말없던 야당의 입을 열어줬다. 이로인해 1당도 어려워지는 위기상황에 처했으나, 또다시 정동영 의장의 비례대표후보 및 선대위원장 사퇴라는 벼랑끝 전술로 기사회생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정동영 의장이 어떻게 될까하는 것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단 당내에서는 정 의장의 사퇴가 승부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아래 정 의장에게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다.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출하게 된 민병두 총선기획단장은 15일 "정동영 의장의 선대위원장 및 비례대표후보직 사퇴는 우리당이 반전하게 된 큰 계기가 됐다"면서 "이번 총선에서 우리당이 1당이 된다면, 1월 11일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며 출범한 정동영 지도체제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대통령 탄핵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이 드러난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구로을지역에 출마해 승리한 김한길 전 총선기획단장도 16일 선대위-상임중앙위회의에서 "정 의장의 희생이 우리당의 기치였던 탄핵심판론을 확산시키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정 의장의 용기있는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원내진출을 포기한 정 의장의 행동폭은 아무래도 좁혀질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 분석이다. 열린우리당이 공식적으로는 당의장, 원내대표 투톱체제를 유지하고 유지하고 있지만, 정당은 기본적으로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당의장 보다는 150여명의 의원들을 지휘하는 원내대표에게 힘의 균형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내에서는 정 의장이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 영남지역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정 의장 체제에 반기를 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비록 목표치를 달성한 총선결과라 하더라도 영남에서 불과 3석 밖에 얻지 못한 것은 '미완의 성공'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특히 정 의장의 실언이 영남지역에서 탄핵풍이 가라앉는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들이 정 의장 책임론을 들고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이해찬 의원은 "영남에서 적어도 10석 이상은 얻어야 했는데..."라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정 의장의 노인폄하발언이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중대한 실언'이라기 보기는 어렵다"며 정 의장을 옹호했다.

김부겸 의원도 "우리당으로 영남에서 출마하신 분들이 아쉽기는 하겠지만, 그렇게 함부로 행동하시는 분들이 아니다"면서 반발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정 의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이번 선거결과는 당으로도 개인으로도 교만하지 말라는 국민과 하늘의 뜻"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정 의장은 더불어 "우리당이 과반수를 얻은 것은 탄핵심판인 동시에 더 이상 싸우지 말라는 국민의 뜻"이라며 "싸우지 않는 국회를 만드는 동시에 개혁정책을 힘있게 끌고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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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4/16 [12:0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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