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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쟁이가 한을 품으면 추미애가 대통령된다
추미애를 때리면 추미애가 대통령이 된다(3)
 
이름쟁이   기사입력  2004/03/26 [09:06]

 

제목 : 이름쟁이가 한을 품으면 추미애가 대통령이 된다.

추미애를 때리면 추미애가 대통령이 된다(3)

이름쟁이의 브랜드정치 칼럼 2004년 3월 26일

 

오늘 새벽 1시경 조순형-추미애 의원간에 대화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결과는 팽팽하게 평행선만 유지한채 일단 종료되었는데, 오늘은 추의원의 '유혹의 정치'가 결실을 거둔 것으로 가정하고 그 뒤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로버트 그린의 '유혹의 기술'의 24장 '유혹에 성공한 후 찾아오는 후유증을 경계하라'를 참고로 하여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뽕님들은 수첩에 적어가며 읽으시기를 권장합니다.

1.

본장의 참고글로 나와있는 17세기 프랑스의 유명한 고급창부였던 '니녿 드 랑클로'의 '니농 드 랑클로의 삶과 편지 그리고 쾌락주의' 라는 글을 먼저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한마디로 성격이 너무 단조로운 여자에게 화(禍)가 있으라. 단조로운 성격은 상대를 쉽게 질리게 만든다. 늘 한결같은 여자와 함께 있으면 남자도 똑같이 올바르게 처신해야 한다. 그런 여자는 언제 보아도 너무 착하고 상냥해서 그녀와 싸울 수 있는 특권을 사람들에게서 박탈한다. 하지만 이런 특권은 엄청난 쾌락으로 이어질 때가 많다.

그녀를 쾌활하고, 변덕이 심하고, 어떤 면에서는 단호하기도 한 여자의 입장에 서보게 하면 어떨까. 모르긴 해도 그녀의 연인은 똑같은 사람에게서 다양한 모습을 발견하고 크게 기뻐할 것이다. 짜증은 음식이 상하는 것을 막아주는 소금과도 같다. 불안, 질투, 언쟁, 화해, 심술은 사랑의 양식이다. 거기에 다양한 모습으로 정신을 못 차리게 한다면?...........

너무 오래 지속되는 평화는 치명적인 권태를 가져온다. 단조로움은 사랑을 압살하는 주범이다. 연애에 매너리즘이 끼어드는 순간, 열정은 사라지고, 나른하고, 권태로운 분위기가 이어지다 싫증이 나기 시작하면서 결국은 미움으로 막을 내린다. ]

위의 내용을 '유혹의 정치'라는 테제에 곧이 곧대로 적용시킬 수는 없겠습니다만, 사람들은 남녀관계를 불문하고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지속적인 '단조로움'은 피해야 한다는 것일 겁니다.

보수적인 유권자들은 너무 자주 변하는 정치인을 불안하게 쳐다보겠지만, '위험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단조로움을 탈피해야 유권자들을 자신에게 붙들어 맬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조직을 장악하고 자신의 뜻에 맞게 움직이게 하는데 필요한 '기술' 이기도 할 것이고요.

유혹에 성공한 뒤 마음푹 놓고 있지 말고 항상 '재유혹'을 염두에 둬야 '유혹에 성공한 후 찾아오는 후유증'이 없게 된다는 것이니 추의원이 이번의 민주당과의 고무줄 당기기에서 성공한 뒤에도 이를 항상 잊지 말고 '유권자와 조직을 매너리즘에 빠지게 만들 정도의 단조로움'은 피하도록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2.

그럼 , 본장의 서문글과 4가지 주의할 사항을 보도록 하죠.

[ 성공적인 유혹 뒤에는 위험이 따른다. 감정이 최고조에 달하고 나면 권태, 불신, 실망과 같은 정반대의 감정에 휘말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질질 끄는 작별은 삼가도록 하라. 불안을 느낀 상대가 울며 매달리면 둘 다 고통을 받게 된다. 헤어져야 할 경우 이별의식은 짧을수록 좋다. 필요하다면 상대에게 걸어둔 주문을 철회하라. 반대로 관계를 지속시키고 싶을 경우에는 긴장이 풀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너무 익숙한 느낌을 주게 되면 환상이 깨질 수 있다. 게임이 지속될 경우, 두 번째 유혹이 필요하다. 어떤 경우에도 당연히 옆에 있는 존재라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 상대를 계속 애타게 하려면 부재 전략으로 끊임없이 고통과 갈등을 야기해야 한다. ]

[ 주의할점:

타성을 경계하라

상대를 마법에서 깨어나게 하려면 예전에 비해 덜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들은 과거에 당신이 보여주었던 행동들을 되새기면서 당신의 의도를 의심하게 된다. 그때는 뭔가를 원했지만, 욕구를 채우고 나면 자기도 모르게 상대에게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첫 번째 유혹이 끝나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다시 말해 예전과 똑같이 그들에게 관심을 쏟으면서 끊임없이 미끼를 던져야 한다. 그럴 경우 상대가 마법에서 깨어날 위험은 거의 없다. 일상에 안주하려는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 육체적인 매력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아무리 아름다운 얼굴도 자주 보게 되면 질리게 마련이다. 유일한 전략은 타성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신비감을 유지하라

익숙함은 유혹의 무덤이다. 상대가 당신의 모든 것을 알게 되면, 관계가 편안해지긴 하지만 환상과 불안의 요소는 사라지고 만다. 불안과 두려움이 없이는 성적 긴장을 기대할 수 없다. 현실은 유혹적이지 않다는 점을 명심하라. 계속 어두운 면을 유지하며서 상대의 기대를 무색하게 만드는 한편, 때로 부재 전략을 구사해 상대의 소유욕을 사전에 분쇄해야 한다. 신비감을 유지하지 못하고 익숙한 느낌이 끼어들면, 상대로부터 당연한 취급을 받게 된다. 그 다음에 전개될 사태의 책임은 오직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가벼운 분위기를 유지하라

유혹은 생과 사의 문제가 아니라 일종의 게임이다. 유혹 이후의 단계에서 너무 심각한 반응을 보이면, 생겼던 정(情)도 없어질 수 있다. 상대를 등 돌리게 만들 작정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을 경우 잔소리는 가급적 삼가야 한다. 우는 소리로는 상대를 지배할 수 없다. 불평은 상대의 방어본능을 건드려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상대를 제압하는 데에는 적당한 활력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가끔 재미있는 일을 꾸며 상대를 즐겁게 해주기도 하고 잘못도 너그럽게 눈감아주면, 상대는 훨씬 다루기가 쉬워진다. 절대 상대를 개조하려 하지 말라. 대신 상대가 스스로 따라오게 만들라.

지루한 소모전은 피하라.

주문에서 풀려나도 관계를 깰 용기가 부족해 미적거리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모습을 감추면 상대의 욕망에 다시 불을 붙이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그렇게 되면 다시 쫓고 쫓기는 지루한 소모전이 시작된다. 상대에게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경우, 굳이 사과하려 들지 말고 재빨리 끝내라. 어줍잖은 사과는 상대에게 모욕감만 심어줄 뿐이다. 이별이 빠를수록 후유증을 극복하기도 쉬워진다. 때문에 질질 끄는 것보다 차라리 깨끗하게 헤어지는 쪽이 상대를 도와주는 것이다. 이별을 선언하기가 정 난처하면, 反유혹자적 행동으로 상대를 마법에서 깨어나게 만들라. ]

위에서 반유혹자적 행동이란 가령 극단적으로 말해서 상대방앞에서 콧구멍을 후빈후 손가락을 입속에 넣는다던가 같이 밥먹을 때 비빔밥에 침을 뱉고 비벼먹는다던가 하는 등의 행위를 말합니다. 달리 말하면 지겨울 정도의 애정공세와 집착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행위를 말합니다. 상대방이 지겹게 나에게 매달리면 오히려 두렵고 겁나죠. 그럼 떨어지지 말라고 해도 스스로 떨어져 나갑니다. 이러한 것을 '반유혹자적 행위'라 합니다.

아무튼, 위의 4가지 중 2가지인 '타성을 경계하라'와 '신비감을 유지하라'가 추의원이 이번의 게임에서 승리할 경우 곧바로 민주당에 적용(?)해야 할 사항입니다. 나머지 두 가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적용해야 할 사안이고요.

위의 니농 드 랑클로의 이야기와, 서문글 그리고 주의할점 4가지의 내용에서 나온 유혹자의 장점이나 스킬은 추의원이 박근혜 대표나 정동영 의장보다 더 우월적으로 지니고 있습니다. 다른 두 사람은 당의 우두머리가 되기전에도 그랬지만 그 이후에도 그리 유혹적인 자태를 연출하고 있지 못합니다.

특히나 언론등에서 열린당이 정동영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한 후 포토정치.이미지정치로 많이 재미를 보았다고 하지만 저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열린당의 지지율 상승에는 노대통령의 '브랜드의제설정효과' 창출을 위한 지속적인 '분란일으키기(?)'가 있었기 때문이지 지지율상승에 정의장이 기여한 것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아무리 이미지정치의 효과가 짭잘하다 해도 노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정도로 지난 12월부터 마찰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지금의 열린당은 없었습니다.

'적절하게 가하는 고통과 갈등과 충돌'은 브랜드마케팅에서도 권장할 정도로 인지도제고와 상승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이성을 유혹하는 '유혹의 기술'에서도 널리 권장하는 사항입니다. 2년전 제가 '브랜드의제설정효과와 대선'을 결부지어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로 파스퇴르우유의 지속적인 갈등일으키기를 거증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처럼, 박.정 양당의 대표는 추의원보다 '유혹의 정치'라는 현대정치인으로서 가장 필수적인 자질을 지니고 있지 못하거나 능력이 떨어집니다. 박대표의 경우는 정의장보다 조금 더 나을 것이라 보지만(아직 제대로 그녀의 '유혹의 정치'를 접해보지 않아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만), 어쨌거나 국가최고권력을 등에 엎은 노대통령이라는 막강한 싸움꾼이 선거현장에서 빠져있기 때문에 추의원과 민주당에게 현재의 상황은 탄핵역풍의 와중이라 해도 그리 불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총선정국이 탄핵정국이 아니라면, 그리고 노대통령은 빠져있는채 세사람의 대결이었다면 좀더 확실히 '유혹의 정치'의 진수를 판가름해볼 수 있었는데, 그점은 조금 아쉽습니다만, 민주당과 추의원이 결코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민주당은 이미 유권자들을 '유혹의 정치'를 하고 있으니까요. 누가 이길지 흥미진진한 싸움이죠.

3.

열린당은 노대통령이 지지율상승의 주범(?)이라는 것을 잘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포토정치에 매달리고 있는데 그것과 상관없이 추의원이 민주당의 우두머리가 된다면 상황은 이미지정치에서 유혹의정치로 넘어간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추의원 또한 이번의 게임에서 승리하면 국면을 '유혹의 정치'로 재빨리 바꿀 수 있도록 당직자들과 머리를 짜내야 할 것이고요.

탄핵이전과 달리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이전에 말한 것처럼 민주당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도록 초반에 노력하고 김대중전대통령의 카리스마를 승계하여 전통적민주당지지자들을 노대통령과 열린당에서 분리하면 그럭저럭 아쉽더라도 현재의 비관적 수치보다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추의원이 실권을 지녀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유혹의 정치가 어쩌구 저쩌구 한들 그것은 기본적으로 '테크닉'입니다. 바탕이 변한 것이 없거늘 어찌 유권자를 꼬실 수 있겠습니까? '눈가리고 아웅'에 속아넘어갈 유권자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4.

자, 그럼 구체적인 사례를 보도록 하죠.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통치를 시작하고 나서 15년이 지나자, 프랑스 국민들은 완전히 녹초가 되고 말았다. 너무 많은 전쟁과 너무 많은 변화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 1814년 나폴레옹이 전쟁에서 지고 엘바섬으로 유배되자, 프랑스인들은 드디어 평화가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1789년의 혁명으로 권좌에서 밀려났던 부르봉 왕가가 다시 권력을 잡았다. 부르봉 왕가에서 내세운 왕은 루이 18세였다. 그는 뚱뚱하고 따분한데다 오만방자했지만, 적어도 평화를 가져오리라는 기대를 받고 있었다.

그 후 1815년 2월, 나폴레옹이 작은 배 일곱 척과 1000명의 병사를 데리고 엘바섬을 극적으로 탈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아메리카 대륙으로 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도 있었지만, 대신 무모하게 칸에 상륙했다. 그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1000 명의 병사들로 프랑스 군대와 대적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그는 부랑자 무리에 가까운 군대를 데리고 그르노블로 출발했다. 적어도 그의 용기와 영광과 프랑스에 대한 집착은 치하해야 마땅했다.

프랑스 농부들은 한때 자신들의 황제였던 나폴레옹을 본 순간, 주문에 걸려들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 남자는 그들에게 막대한 땅을 다시 나누어준 장본인 이었다. 하지만 새로 권좌에 오른 왕은 그 땅을 다시 빼앗아가려 하고 있었다. 그들은 독수리 문양이 찍힌 그의 유명한 군기를 보자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 군기는 혁명 시대를 떠올리게 해주었다. 그들은 농토를 버리고 그의 군대에 합류했다. 그르노블 외곽에서 왕이 나폴레옹을 저지하기 위해 보낸 첫 번째 군대가 그를 따라잡았다. 나폴레옹은 말에서 내려 그들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소리쳤다.

"육군 5군단 병사들이여! 나를 모르는가? 제군들 가운데 황제를 죽이고자 하는 자가 있다면, 앞으로 내보내도록 하라, 보다시피 난 여기 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쏠 테면 쏘라는 듯, 잿빛 외투를 풀어헤쳤다. 잠시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나 싶더니, 곧이어 사방에서 "황제 만세" 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 깜짝할 사이에 나폴레옹의 군대는 두 배로 불어났다.

군대의 행진은 계속되었다. 예전에 그가 가져다준 영광을 기억하는 병사들이 속속 그의 편에 가담했다. 리옹市는 전투도 한번 치뤄보지 못하고 함락당했다. 대군을 거느린 장군들이 나폴레옹을 저지하기 위해 급파되었지만, 그를 본 순간 격한 감정에 휘말려 그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루이 왕은 프랑스를 탈출했고, 그 과정에서 왕좌에서 물러났다. 3월 20일, 나폴레옹은 다시 파리로 입성해 불과 13개월 전에 떠났던 궁전으로 다시 돌아갔다. 이 모두가 총 한 방 쏘지 않고 이루어진 결과였다.

농부와 병사들은 나폴레옹을 열렬히 환영했지만, 파리 시민들의 열광은 그리 대단하지 않았다. 그의 정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특히 더 그런 편이었다. 그들은 그가 몰고 올 태풍을 두려워했다. 동맹군과 내부의 적에 의해 권좌에서 물러날 때까지 나폴레옹은 100일 동안 프랑스를 다스렸다. 이번에는 멀리 떨어진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유배되어 거기서 생을 마감했다.

[ 해석

나폴레옹은 프랑스와 자신의 군대를 생각할 때마다, 마치 유혹할 상대를 대하듯 했다. '드 세귀르' 장군은 나폴레옹에 대해 이렇게 썼다.

"권력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그는 남자처럼 명령을 내리지 않고 마치 여자처럼 유혹한다."

엘바섬을 탈출할 때, 그는 권태에 빠진 프랑스를 뒤흔들 과감하고도 놀라운 계획을 세웠다. 그는 자신을 경외하는 농부들을 비롯해 기꺼이 자신을 받아줄 사람들이 있는 프랑스를 향해 진격하기 시작했다. 그는 상징물도 혁명 시대를 생각나게 하는 독수리 문양의 군기를 채택했다. 행진을 할 때도 그는 예전에 자기 밑에 있었던 병사들에게 감히 쏠 수 있으면 쏘라는 듯, 군대의 맨 앞의 나섰다. 그에게 다시 권력을 쥐어준 파리에서의 행진 역시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하기 위해 사전에 치밀하게 게획된 일종의 연극이었다. 이 옛 애인과 비교할 때, 현재 그들을 지배하고 있는 왕은 얼뜨기에 불과했다.

프랑스 국민을 상대로 한 나폴레옹의 두 번째 유혹은 일반적인 단계를 따른 고전적인 유혹이 아니라, 이를테면 재유혹이었다. 그는 옛날 감정을 자극해 다시금 옛 사랑을 일깨웠다. 일단 누군가(혹은 국가)를 유혹하고 나면, 일시적인 소강상태에 이어 실망이 찾아오게 마련이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때로 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똑같은 상대를 다시 유혹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쉽다. 옛날 감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잠자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상대를 놀라게 하면, 다시 그런 감정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과거를, 자신의 젊은 시절을 되살려 다시 옛날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시 유혹을 해야 할 경우, 나폴레옹처럼 극적인 효과를 노리도록 하라. 즉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옛날 이미지와 상징, 표현들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프랑스 국민의 경우처럼, 당신이 유혹하려는 상대도 이별의 고통은 어느새 잊어 버린 채 좋은 일만 떠올릴 것이다.두 번째 유혹은 과감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다시 말해 상대에게 재고하거나 의심할 시간을 주어서는 안 된다. 나폴레옹처럼 현재의 연인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든 사람이 두 번째 유혹을 기꺼이 반기지는 않는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부적절할 때도 있다. 나폴레옹이 엘바섬에서 돌아왔을 때, 파리 시민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남부 지방의 농민들과 달리 그들은 이미 그를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재출현도 너무 일렀던 데다 그들은 그에게 너무 지쳐 있었다. 따라서 누군가를 다시 유혹하고자 한다면, 자신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상대를 골라야 한다. 다시 말해 당신에 대한 기억이 호의적이고, 성격상 의심을 잘 못하고, 현재의 환경에 불만을 품은 상대가 적당하다. 아울러 시기도 중요하다. 시간은 장점은 돋보이게 해주고, 결점은 잘 보이지 않게 해준다. 이별을 끝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약간의 드라마 같은 사건과 계획만 갖춰지면 언제라도 상대를 다시 손에 넣을 수 있다. ]

위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민주당의 주타겟인 전통적인 민주당지지자들을 나폴레옹처럼 유혹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그들은 민주당의 '재유혹'의 상대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김대중과 추미애의 유혹의 정치'에서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추의원이 민주당의 얼굴이 되면 그 즉시 '노대통령을 대신해 김대중정부의 자산과 부채를 승계하겠다'고 입장표명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노대통령이 어떻게 자신을 찍었던 유권자들을 '재유혹'했는지를 고찰해 보면 그리고 열린당이 2년전을 다시 회복하고자 하는 양태들을 보면 나폴레옹의 재유혹과 그에 대한 해석이 너무도 잘 들어맞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굳이 부연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므로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5.

마지막으로 본장의 상징과 반전(返轉)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로버트그린은 본장의 상징을 '깜부기불'로 표현했더군요.

왜?

[ 아침이 되면 모닥불은 수명을 다하고 그 속에 남아 있던 깜부기불마저 서서히 사그라진다. 불을 관리할 때는 절대 요행에 맡겨서는 안된다. 불을 끄려면 물이나 모래를 끼얹어 불길을 잡은 다음 탈 만한 것들을 치워야 한다. 반대로 다시 불을 지피려면 불꽃이 활활 타오를 때까지 부채를 부쳐주고 땔감을 공급해야 한다. 지속적인 관심과 경계심만이 깜부기불을 계속 타오르게 할 수 있다. ]

위와 같습니다.

그리고, 반전(返轉)은 '마지막으로 주의할 점' 정도의 의미로 본장에서 설명하고 있는데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상대를 계속 붙잡아두려면 끊임없이 재유혹을 해야 한다. 하지만 약간 익숙한 느낌은 허용해도 무방하다. 상대는 당신을 알고 싶어하므로 지나친 신비감은 의심을 야기할 수 있다. 게다가 계속 신비감을 조성하려면 당신도 피곤할 수도 있다. 따라서 완전히 낯선 느낌을 고집하기보다는 가끔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상대를 놀라게 만들면서 그들의 호기심을 어느 정도 채워주는 것이 좋다. 그럴 경우 그들은 계속해서 당신을 알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기쁨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너무 많이 알게 해서는 안된다. ]

'유혹의 정치'의 대상자인 유권자들에게 하나씩만 만족시켜주고 한꺼번에 다 주지 말라는 이야기와 맥락을 같이한다고 보시면 맞을 겁니다.

6.

이미지정치와 유혹의정치를 혼동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이름쟁이가 말한 '추미애의 유혹의정치'란게 허빵이 아니냐고 생각하실 분들이 계실겁니다. 그러나 둘은 명백히 다릅니다.

이미지정치는 실력이 전제되지 않는 허상인 반면 유혹의정치는 탄탄한 바탕위에서 실천하는 테크닉입니다.

따라서 이미지정치는 누구든 쉽게 할 수 있지만 유혹의정치는 쉽게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본능적으로 유혹에 강하던지 갈고 닦아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유혹의 정치는 피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한번 유혹에 성공했어도 재유혹을 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은 유혹에 강한 사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는 정치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며, 제가 추의원에게 바라는 것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노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재유혹에 성공한 것이라고 말할 분들이 있을텐데 저는 그런 재유혹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 국가와 국민을 인질로 삼아 탄핵을 유도하여 재유혹에 성공하는 것은 국가를 책임진 대통령으로서는 결코 선택하지 말아야 하는 재유혹의 수단입니다. 흑묘건 백묘건 쥐만 잘잡으면 된다고 생각하실 분들이 적지 않겠으나, 작은 혼란 정도가 아니라 만약 지금의 상황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위기가 초래된다면 어떡하시겠습니까? 극히 가능성은 낮지만 국가의 내일은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무엇이던 넘지 말아야 하고 선택하지 말아야 하는 '금기'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을 인정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가 뽕님여러분들과 저의 가장 큰 차이입니다.

이상, 혼탁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아름다운 이름쟁이의 여신, 이영애 여신의 이름으로 오늘의 글쓰기를 마치나이다. 아멘. 끝.

내일 오전에 글한편 더 올리면 '추미애의 유혹의 정치'의 개략적인 큰 줄거리를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도록 민주당의 상황이 잘 풀렸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오늘 본문글에 중국에 관한 글을 쓰지 않았는데 마지막으로 독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하나 집어넣도록 하겠습니다. 중국은 어떤 나라입니까? 그리고 그에 대해 공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라고 상당히 광범위하고 막연한 질문을 메일로 받았습니다.

글쎄요.. 이렇게 답하면 그럭저럭 맞는 답변일 거라 생각하는데.....

중국은 인문학의 나라(나라보다는 대륙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수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에 대해 알고자 하면 文.史.哲 이 세가지를 동시에 알아야 하고 어쩔 수 없이 공부하게 됩니다. 또한 중국에 관한 무엇인가를 공부하면 문.사.철 이 세가지를 동시에 습득하게 되며, 또한 어느 한 부분을 모르면 진도가 나가지지 않습니다.

이태백의 시를 감상하려 해도 당시의 역사와 철학을 모르면 시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고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당시의 철학에 대해 공부해야 하고 시문을 어쩔 수 없이 공부하게 됩니다. 좌우간 문.사.철 세가지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라도 모르면 당췌 이해가 안되죠. 무협지를 읽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과거가 사법고시나 박사따는 것보다 훨씬 더 쉬웠을 거라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사실 옛날의 과거는 지금의 고시에 비하면 수험기간이 얼마나 걸리느냐에 관계없이 대략 10배쯤 더 어려웠다고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문.사.철 이 세가지를 동시에 공부해야 하고 암기해야 하고 연마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인문학이라는 분야 전체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붙을 수 없는게 과거였습니다. 부정행위로 붙는 게 아니라면 말이죠. 그래서 중국의 유명한 인물들증 과거에 번번이 실패한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당시의 과거 합격자들이 지금의 고시수험생들을 보면 코웃음을 쳤을 겁니다. 그 정도로 중국에 대해서는 문.사.철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중국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중국을 가보지도 않았고 중국에 관한 어떠한 학문도 전공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어렸을 때부터 취미로 지금까지 틈틈이 계속 공부하는 것 뿐입니다. 아직까지 수박겉핥기만 계속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략 중국 4천년사를 천천히 공부해가다 보면 나머지도 자연적으로 흥미를 갖게되고 익히게 됩니다. 그러나 워낙 방대한 인문학의 나라가 중국인 만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읽어야 할 책들도 대단히 많습니다.

이런 답변이 중국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있고 공부를 시작해 보고자 하는 분들에게 '기'를 죽이는 답변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좌우간 배울 것이 많은 나라입니다. 질문을 한 독자님과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알찬 답변이었다면 좋겠습니다.

정확히 말해서 오늘 글은 서프에서 썼던 '추미애를 때리면 추미애가 대통령이 된다' 라는 글의 2탄인 '이름쟁이를 때려도 추미애가 대통령이 된다' 에 이어 3탄격의 글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추미애 의원을 때리면 추미애 의원이 '영웅'이 되어 결국엔 대통령이 된다는 사실을 이곳에 드나드는 친애하는 이름쟁이의 적대세력들에게 확실히 말씀드립니다. 이는 '추미애를 때리면 추미애가 대통령이 된다'는 글에서 왜 그러한지를 대략 윤곽을 보여드렸습니다.

그리고,,,, 어휴....뽕님들... 제발 패악질 좀 그만하시던지 적당히 하세요. 추미애 의원을 다룬 인터넷 곳곳의 기사,글들마다 누나.엄마도 모르는 패륜아적인 행태의 글이 적지 않게 달려 있던데 대체 왜 그렇게 사십니까? 그거 님들이 사랑하는 노대통령과 열린당에 대한 반감으로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거 모르십니까?

이 말이 장난인줄 아시는 분들이 있을텐데, 자꾸 그렇게 생각하면 홧김에 정말 추미애 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버리는 수가 있습니다.

아, '추미애 정권'이 출범해도 뽕님들을 '살생부'에 올릴 계획은 전혀 갖고 있지 않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

* <주장과 논쟁>란은 네티즌들이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추미애와 샤를 보들레르 그리고 민주당의 유혹의 정치에 대하여
김대중과 추미애의 '유혹의 정치'에 대하여
노무현, 무책임 하거나 또는 부도덕 하거나
탄핵가결 이라는 비극적 파국에 대하여
노대통령이 내놓을 카드는 무엇일까?
야당의 탄핵안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브랜드차별화와 추미'애' 그리고 이영'애'
'댄디' 그리고 '아이디얼 러버' 추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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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와 뮬란 - 인터넷붕당정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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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3/26 [09:0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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