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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공개' 파장…"檢·조중동, 반드시 죗값 치를것"
'PD수첩' 김은희 작가, 검찰-조선일보 고소 "명예훼손"…언론계 성토 정점
 
이석주   기사입력  2009/06/19 [18:33]
MBC <PD수첩> 수사결과 발표에서 자신의 사적 이메일이 공개된 김은희 작가가 검찰의 '공개 행태'를 명백한 명예훼손과 사생활 침해 등으로 보고, '미국산 쇠고기 보도' 수사를 진두지휘한 5명의 검사를 19일 고소했다.
 
또 검찰 발 결과 발표를 토대로 '개인 이메일' 내용을 전방위적으로 보도한 <조선일보>에 대해서도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사설과 기사에서 이메일을 집중 부각시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메일 속의 생각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내밀한 양심, 사생활의 비밀"
 
김 작가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 정병두 1차장 검사와 전현준 형사6부장 등 검사 5명과 <조선일보> 방상훈 대표이사와 논설위원 등 총 7명을 직무유기와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 김은희 작가는 19일 자신의 이메일을 공개한 정병두 1차장 검사 등 5명과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등 7명을 고소했다.     © CBS노컷뉴스

김 작가는 고소장에서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적인 이메일을 공개했다"며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부여된 권한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무와 국민인권 옹호의 직무를 유기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정병두 1차장 검사는 전날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김 작가의 이메일을 공개, "왜곡 방송 의도를 추측할 수 있는 자료가 존재한다"며 "공정성을 잃었다는 근거자료라고 판단해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PD수첩> 조능희 CP와 김형태 변호사는 반박 기자회견을 통해 수사 지휘부를 강도높게 비판, "검찰이 이젠 사생활 까지 조사하려 한다"며 "향후 법적대응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김 작가는 "컴퓨터라는 '물건'을 압수해 그 안에 저장돼 있는 내밀한 사생활 영역까지 취득한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며 "이메일을 위법하게 입수한 뒤 그 내용을 언론을 통해 발표했으므로 직무유기와 비밀침해 및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이 이메일 내용을 광우병 보도의 왜곡 근거로 삼은 것과 관련, "방송에는 이메일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한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이메일 속의 생각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내밀한 양심이자, 사생활의 비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은 '공익목적이 아닌 악의를 갖고 방송을 제작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사적인 이메일을 공개했지만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감이나 부정적 시각 등의 표현은 공적 비판 및 분노"라고 일축했다.
 
<조선> "촛불시위 보며 키득키득 웃었을 모습 선해", 김 작가 "사생활 영역"
 
이밖에 김은희 작가는 <조선일보>에 대해서도 "사설을 통해 이메일을 인용보도함으로써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장 제출과 함께 강도높은 비판을 가했다.
 
<조선>은 이날 자 1면 기사와 사설을 통해 검찰의 <PD수첩> 수사결과 발표를 대대적으로 보도했으며, 특히 "PD수첩 작가 'MB에 대한 적개심으로 광적(狂的)으로 했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선 김 작가의 이메일 내용을 '빠짐없이' 공개했다.
 
<조선>은 "제작진이 이렇게 황당한 왜곡까지 서슴지 않은 목적은 PD수첩 작가의 이메일에서 명백히 드러났다"며 "국민의 알 권리나 건강권은 말뿐이고 자신들이 반대하는 정권을 흔들고 무너뜨리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작가와 김보슬 PD와의 사적 대화 내용을 거론한 뒤, "자신들의 각본과 선동에 따라 촛불시위에 나선 군중을 보며 키득키득 웃었을 PD수첩 작가와 PD의 모습이 선하다"며 김 작가를 향해 사실상의 '집중포화'를 가했다.
 
▲ 19일 자 <조선일보> 사설.     © 조선닷컴

김 작가는 "조선일보가 사설을 통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정치적으로 어떤 성향이건, 어느 정당을 지지하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든 이는 내밀한 양심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이고 보호되어야 할 사생활의 비밀 영역"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조중동의 미친 칼날, 반드시 자신들 목 겨누게 될 것"
 
한편 한국PD연합회(회장 김영희)도 '언론자유 말살·언론인 죽이기 앞장서는 조중동'이란 제목의 성명을 발표, "정권과 한 몸을 이룬 조중동은 언론의 탈을 뒤집어쓰고 오로지 비판세력 죽이기에만 몰두하여 검찰과 함께 언론탄압의 행동대가 되었다"고 규탄했다.
 
PD연합회는 "조중동은 검찰이 이메일 내용을 공개하자, 기다렸다는 듯 신문 1면에 대문짝만하게 게재하고 이메일 내용을 상세하게 소개했다"며 "조중동이 마구잡이로 휘두른 필봉은 언론자유를 말살하는 독재정권의 칼날이 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번 수사 과정에서 검찰과 조중동이 보인 작태는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그들이 협잡해서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가고 한 사람의 인생을 파탄 낸 다른 사건과 한 치도 다르지 않다"며 "검찰과 조중동은 죗값을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의 눈엣가시'가 곧 자신들의 눈엣가시였던 조중동으로서는 검찰이 온갖 억지와 과장으로 <PD수첩>을 기소하고 그 핵심 근거로 작가의 이메일까지 공개하자, 제 흥에 못 이겨 검찰의 장단에 함께 손뼉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검찰 수사로 대한민국의 언론인은 이메일이나 전화통화로 주변사람들과 함께 자신의 의견을 나눌 자유를 박탈당했다"며 "사석에서조차 '나랏님 욕하기'는 물론 그 어떤 정치토론도 언제 어느 때 자신의 발목을 잡을 지 알 수 없게 되었다"고 성토했다.
 
나아가 "조중동이 미친 듯 휘둘러대는 칼날은 반드시 자신들의 목을 겨누게 될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검찰이 개혁요구에 내몰리고 조중동이 위기에 몰렸듯이 <PD수첩> 수사는 검찰 개혁을 완성시키고 조중동을 나락에 빠트릴 것"이라고 밝혔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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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6/19 [18:3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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