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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민주당, 국회에서 욕 들어먹어도 싸다?
[공희준의 일망타진] 한미FTA 추진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도플갱어'
 
공희준   기사입력  2009/04/29 [18:15]
천정배가 국회에서 터무니없는 모욕을 당했다. 마이크를 꺼둔 상태에서 이야기한 것이 들켰다고는 하지만 저들이 평소에 이쪽 진영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시사적 사건이었다. 천정배에게 막말을 퍼부은 당사자는 이명박 정부를 대표하는 ‘덤 앤 더머’. 외교통상부 장관 유명환과 통상교섭본부장 김현종이 문제의 주인공들이다. 왜 나타났냐는 둥, 없애버리라는 둥, 미친놈이라는 둥, 시정잡배들의 술좌석에서 어울릴 법한 폭언과 뒷담화를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에게 퍼부어댄 모양이다.
 
왕년에 밤무대를 주름잡던 코미디언 콤비인 ‘등신과 머저리’라 불러도 상관없을 유명환-김종훈 커플이 어떤 연유로 천정배를 향해, 다른 곳도 아니고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실에서 욕지거리를 해댄 것일까?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화근이었다. 천정배는 노무현 정권 시절부터 자타가 공인하는 한미FTA 반대론자다.
 
유명환과 김종훈의 작태보다 더 해괴한 것이 정세균의 민주당 반응이다. 유명환한테는 강력히 항의하면서도 김종훈에 대해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김종훈이 노무현이 총애하는 인물인 탓이다. 노무현은 얼마 전 삼성으로 도망간 김현종과, 이명박 정권에 들어와서도 계속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는 김종훈을 참여정부의 가장 우수한 관료들이라고 극찬한 적이 있었다. 노무현이 극찬한 그 우수한 관료 중 한 명이 외통부 장관과 짝을 이뤄 천정배를 욕보인 것이다.
 
더 큰 문제가 또 있다. 김종훈과 모든 측면에서, 곧 이념적으로도 정책적으로도 하등 다를 바가 없을 신자유주의자 홍영표가 천정배가 소속된 민주당 후보자로 선거에 출마했다는 사실이다. 급수만 다소 차이가 날 뿐,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노무현의 신임을 얻어 벼락출세하기는 홍영표나 김종훈이나 마찬가지였다.
 
김종훈의 도플갱어 홍영표를 지원하겠다면서 창조한국당 문국현이 부평으로 출동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는 인간의 막장을 구경한 기분이었다. 자기네 당 대통령 후보 쫓아낸 자리에다가 문국현을 앉혀놓은 정세균과, 부른다고 해서 체신머리없이 쪼르르 달려간 문국현 듀오야말로 입법부를 상징하는 덤 앤 더머가 아닐까? 김종훈의 도플갱어를 공천해놓고도 후보를 단일화하자며 민주노동당을 윽박지르는 노빠대장 정세균을 국민들은 역사박물관이 아닌 자연사박물관으로 보내야 할지도 모르겠다. 희귀종이니까.
글쓴이는 시사평론가, <이수만 평전>의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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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4/29 [18:1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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