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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순의 방송장악 음모에 기가찬다"
인터넷기자협회-한국PD연합회, 강동순 방송위원 사퇴촉구 피켓시위
 
취재부   기사입력  2007/04/13 [18:21]
강동순 방송위원의 녹취록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와 문화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0일 강동순 방송위원회 상임위원의 사퇴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한데 이어 11일부터 13일까지 매일 오전 11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강동순 방송위원의 사퇴촉구를 위한 언론시민단체의 릴레이 피켓팅이 이어졌다.
 
▲인터넷기자협회와 한국PD연합회는 13일 오전 11시 30분 강동순 사퇴촉구 피켓팅을 진행했다.     ©박철홍
 
인터넷기자협회(회장 이준희)와 한국프로듀서연합회(회장 김환균)는 13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강동순 사퇴촉구' 피켓팅을 진행했다.
 
간간히 내리는 황사비에 강한 바람까지 부는 쌀쌀한 날씨속에서도 참가자들은 "강동순의 방송장악 음모에 기가찬다", "부적격 방송위원 강동순은 즉각 사퇴하라" 등의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강동순 방송위원은 더 이상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어서는 안된다"며 방송위원 자리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문화연대는 "무책임하고 무능한 이들에게 미디어 공공성을 맡길 수 없다"면서 강동순 방송위원의 사퇴촉구를 위한 릴레이 성명을 13일 발표했다.

다음은 강동순 녹취록 파문에 대한 문화연대 입장을 담은 전문이다. 

[강동순 방송위원의 사퇴촉구를 위한 릴레이 성명]
 
 "무책임하고 무능한 이들에게 미디어 공공성을 맡길 수 없다"

강동순 방송위원회 녹취록 파문이 연일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물론 큰 사건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원인을 찾아보면 책임지지 않는 당사자들의 태도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당시 자리에 있었던 5인은 강동순 방송위원, 유승민 한나라당의원, 신현덕 경인TV전대표, 윤명식 KBS심의위원, 모 프로덕션 J대표가 그들로 밝혀졌다. 이들은 방송환경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인물이라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만나 이야기한 것들은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전혀 무시한 한심한 발언들로 채워졌다.
 
대선에 맞춰 '박정희' 드라마를 제작하자는 제안이 되지 않나, '한 배를 타고 좌파를 몰아내자'는 이야기가 되지 않나 도대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얼마나 방송을 우습게 알기에 방송위원 입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는지 개탄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녹취파문보다도 더 큰 문제로 여겨지는 것은 이 파문을 바라보는 당사자들의 무책임한 태도와 그들이 소속돼 있는 단체들의 행동일 것이다. 신현덕 경인TV전대표는 지난 국정감사 당시 백성학 대표와 미국스파이 관련파문의 당사자이기도하며 대표직을 사직했다고 하더라도 그 행동을 자중해야할 시점임에는 틀림없는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방송환경 관련 파문의 중심에 있는 이 시점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이는 유승민 한나라당의원과 한나라당의 태도 역시 다를 것이 없다. 이 사건에 대해 유승민의원은 단 한마디의 언급도 없는 상황이다.
 
또한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불법도청에 있으며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된 것"이라며 정치공세로만 몰아가고 있다. 한나라당은 과연 이런 이야기들이 오가는 그곳에 유승민의원이 있었던 것에 대한 아무런 의견은 없는 것인가. 아니다. 어쩌면 한나라당의 입장에선 이날의 만남은 대선을 잡기위해 필요한 만남이었는지 모른다. 다만 녹취된 사실에 당혹스러움만이 있을 뿐일 것이다. 이는 한나라당의 이 사건을 보는 시각에서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 위 두 사람은 방송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이 아닌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고 명확한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로 치자. 그러나 윤명식 KBS심의위원과 강동순 방송위원은 도대체가 면죄부를 줄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윤명식위원은 한국사회 내에서 공영방송으로써 방송의 공공성, 독립성의 중심에 서 있는 KBS의 심의위원이다. 그런 그가 특정 정당의 집권을 위하여 'KBS 공정방송노조'를 설립을 추진했다는 것과 노조위원장 선거에 개입했던 정황들이 녹취록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그는 입을 굳게 닫고 있다.
 
이러한 뻔뻔한 태도는 강동순 위원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나라당에서 추천한 강동순 위원이 그 자리에 참석하고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하기 위해 방송판을 어떻게 짜야 하는지 어떻게 장악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가 방송위원의 선임 과정에서부터 '결국 정치권의 자리 나눠 갖기'가 될 것이라며 문제제기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자리를 꿰찼을 때에는 방송위원으로써 최소한 지켜야 하는 도리는 알 줄 알았다. 그래도 방송은 정치권력, 자본에 독립성을 유지해야한다는 명확한 명제를 그들이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강동순 위원은 이 사건에 대해 고작 자신도 피해자라며 되도 않는 말로 일관하고 있다.
 
그리고 할 말이 가장 많아야 하고 많이 해야 할 방송위원회 역시 이 사건에 대해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로써 방송위원회의 목표로 내세운 '방송의 자유와 책임', '균형성', '다양성', '공정성'은 헛된 소리에 불과했다는 것이 명확히 증명됐다. 물론 이러한 증명들은 여러 통로로 보여 왔다. 한미FTA에 대한 방송위원회의 태도 역시 이 중 하나였다. 그동안 방송위원회는 한미FTA협상에 있어서 애매한 태도를 취해왔던 것이 사실이고 "방송개방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큰소리쳐왔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한가. 한미FTA 타결을 위해 '방송'이 희생양이 된 명확한 증거들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서도 책임질 생각은 하지 않은 채 "이 정도면 잘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는 모습이 현재의 방송위원회이다.
 
우리는 이런 방송위원회 존립자체에 물음을 던진다. 그리고 단언한다. 한미FTA체결 과정에서 누구보다 먼저 나서서 반대했어야 하는 단위가 방송위원회여야 했고, 강동순 녹취록 파문이 일어났을 때, 가장 먼저 사죄하고 강동순 위원에 대한 징계절차를 밟아야 했던 것이 방송위원회였다고.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방송위원회에 기대할 것이 없다고 선언한다. 또한 마지막 기회를 져버린 것은 방송위원회였다고 명명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무책임하고 무능한 인사들을 더 이상 바라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다. 이는 단순한 경고가 아닌 무능하고 무책임한 그들로 인해 피해를 볼 수많은 민중들과 함께 행동으로 보여줄 것임을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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