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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딸에게 무언가 해 줄 수 있어 행복해요”
EBS, 지체장애 딸 돌보는 팔십 노부부의 애환다룬 ‘효도우미2007' 방영
 
김철관   기사입력  2007/04/06 [18:23]
“딸의 굽은 다리를 부여잡고 통곡하는 어머니, 그를 지켜보고 가슴으로 우는 아버지, 그 풍경은 마치 날개를 잃은 천사의 슬픔을 보는 듯하다.”
 
오는 7일 오후 4시 20분 방송될 교육방송(EBS) ‘효도도우미 0700’(연출 조희진, 조연출 이석현)는 지체 장애 1급 딸을 돌보는 팔십 노부부의 애환을 다룬다.
 
딸 김양명(41) 씨가 걸을 수 없게 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가을 소풍에서 당한 추락사고 때문이다. 한참 예쁘고 꿈 많을 나이, 그는 사고 이후 산도 들도 하늘도 제대로 볼 수 없는 장애자가 됐다.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은 그는 두 발로 설 수도, 반찬 하나 제대로 먹을 수도 없는 중증 장애가 된다. 늘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의지해야 하는 상황.
 
딸의 소변 통을 비우고, 딸에게 식사를 챙겨주고, 방안에서 하루 종일 갑갑하게 지내야 하는 딸을 위해 휠체어를 끌어주는 일 까지 모두 노 부부의 몫이다.
 
하지만 팔순 김정계(89)씨 부부는 불만의 소리 한 번, 힘들다는 이야기 한 번을 하지 않는다.
 
사고 후 30여 년이 흐른 지금에도 언젠가 딸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않고 기도를 한다.

▲80 고령의 영명 씨 어머니. 손끝으로 더듬어 딸을 찾을 만큼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딸에게 제대로 된 치료를 해주는 것이 소원이다.     ©이석현
 
아버지 김씨는 살아서 딸에게 무언가 해 줄 수 있어 다행스럽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재 무릎이 부상으로 철심을 박고 살아가고 있다. 김씨 부인(이름을 밝히지 않음. 81세) 역시 백내장으로 시력이 좋지 않다. 손끝으로 더듬어 딸을 찾을 만큼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나이들어 돈벌이라고 할 수 없는 처지에, 그나마  가족에게 나오는 정부보조금 40여 만 원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팔순 부부는 어려운 가정 경제 때문에 딸에게 제대로 된 치료 한 번 해 주지 못한 것이 늘 한스럽다고 말한다.
 
그러나 딸 양명씨는 이런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는다. 늘 해맑은 얼굴, 환한 미소로 곰돌이 인형을 친구 삼아 지내는 양명씨는 때 묻지 않은 어린아이와 같다.
 
친구 하나 없고, 어쩌다 봉사자들이 찾아오면 더 있다가라고 붙잡지만, 양명씨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그는 언젠가는 부모님의 소망대로 걸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양명씨는 오늘도 곰돌이 인형을 보면서“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마당에 내려가 걷고 뛰어 보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 때문에 통곡하는 부모님 앞에서 애써 웃음을 지으며, 미안해하는 양명씨. 정말 이 가족의 소망은 이뤄지는 날이 있을까.
 
가난하고 슬프고 아프지만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아름다운 가족의 사랑, 그 눈물겨운 사랑이야기가 금주 토요일 오후 4시20분 교육방송(EBS) ‘효도우미0700’에서 소개된다.
 
EBS‘효도도우미 0700’은 소외된 불우노인들을 소개하고, 시청자 성금을 통해 재활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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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4/06 [18:2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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