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파란닷컴 '스포츠컨텐츠 독점' 빨간불?
파란닷컴 독점계약은 '정보독점' 비판, 언론사닷컴 협상주도권 별로 없어
 
이승훈   기사입력  2004/07/13 [08:59]
1. 파란닷컴에만 기사를 제공하는 것이 정보 독점일까?
 
스포츠서울을 제외한 일간스포츠, 굿데이, 스포츠조선, 스포츠투데이 등 4개지 노동조합으로 이루어진 스포츠신문 비상대책위원회 (이하 '비대위')는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신생 유무선종합포털 파란닷컴과 2년간 독점 계약한 스포츠지 경영진들을 비판하면서 파란닷컴과의 계약해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비대위의 이러한 행동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파란 닷컴과의 계약 해지로 그들이 득을 볼 일은 별로 없고 오히려 기본적으로 노동조합과 회사 양쪽 모두에게 해로움이 더 많기 때문이다. 
 
▲파란닷컴 (www.paran.com) 홈페이지 모습    
 
[관련기사] 통합포털 파란닷컴 기존포털에 도전장! (대자보 7월8일) 

스포츠신문 비대위가 계약 해지를 요구하며 대외적으로 내세우는 명분은 딱 한가지다.  파란닷컴이 정보 독점을 하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 네티즌들에게 정보를 전달해줘야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옳지 않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회견문에서 "기존 포털들을 통해 스포츠 콘텐츠를 접하던 수많은 온라인 독자들을 모두 저버리고 영향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생 사이트에 콘텐츠를 몰아줘 심각한 정보 독점이 우려된다" 고 밝혔는데 도대체 무엇을 두고 정보 독점이라고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스포츠신문 비대위의 주장은 인터넷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다.  스포츠신문들이 파란닷컴과 독점 계약을 해도 각사의 스포츠 기사들을 온라인상에서 네티즌들이 접촉하고 소비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기존의 빅5 포털에 가서 스포츠기사를 소비하던 네티즌들이 파란닷컴에 가서 소비를 하는 것 뿐이다. 그리고 스포츠신문 자사의 스포츠신문 닷컴 홈페이지에서도 기사를 소비하는 것도 있다. 소비자 네티즌의 입장에서는 자기 책상 위의 모니터 안에서 손가락만 조금 움직이면 여기 저기 사이트들을 모두 방문할 수 있기에 파란닷컴이 독점 계약을 해도 달라지는 게 별로 없다.
 
소비자 네티즌들이 기존의 빅5 포털에 가서  스포츠 기사를 소비한다는 부분을 더 자세히 따져보면, 기존의 빅 5 포털에서  다 같이 자사가 제공한 기사들이 소비되는 것도 아니다.  한 소비자 네티즌이 방문객수가 많은 어느 대형 포털에서 어떤 스포츠기사를 소비했다면 그 뒤로는 똑같은 내용의 그 기사가 등록된 다른 포털에 가더라도 그 소비자 네티즌은 그 기사를 소비하지 않는다. 포털사이트에 똑같은 컨텐츠가 올라오면 소비는 이런 식으로 빈익빈 부익부가 생긴다.  이같은 차별성 없는 컨텐츠소비의 빈익빈 부익부는 포털사이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이트에 적용된다.
 
스포츠신문 비대위가 정보 공유를 주장하지만 자사 사이트안에서만 독점적으로 제공되는 정보가 없을까?  아니다.  또,  인터넷 상에 수천만 수억의 사이트가 있는데 그 가운데 빅5 포털 5개의 사이트에만 제공되는 것은 정보 독점이 아닌가  되묻고 싶다.  아무튼 스포츠신문 노동조합들이 주장하는 정보 독점 이라는 명분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 아전인수격의 코메디다.
 
스포츠신문 노동조합들이 이렇게 말이 되지 않는 흙탕물(정보 독점 반대라는 명분)을 대고 있는 그들의 밭은 아마도 기존의 포털과 가격협상을 다시 했을 때 현재 받는 1천만원대의 사용료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면서 2천만원 이상의 사용료를 받아서 빅5 포털과 파란닷컴에 기사 컨텐츠를 제공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현재 스포츠신문 닷컴 한개 회사가 빅 5개 포털과 계약에서 받아들이는 사용료 총액은 사별로 차이는 있으나 월 5,000만~7,000만원선에 그친다. 한 포털당 1천만원~1천4백만원을 받고있는데,  여기서 1.5배만 받는다고 해도 1천5백만원~2천1백만원이기에 기존의 빅5 포털과의 사용료 총액은 월 7천5백만원~1억5백만원이다.  여기에 파란닷컴이 끼어들면 같은 액수의 사용료를 파란닷컴에서도 받을 수 있기에 월 9천만원~1억2천6백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기존의 포털과의 계약에서 사용료를 1.5배를 받을 때부터 파란닷컴과 월 1억원에 독점 계약하는 것보다 이득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2배를 받는다면 두말할 필요 없이 훨씬 이익이다. 이것이 바로 스포츠신문 노동조합들의 속셈일 것이다.
 
2. 언론사닷컴들의 포털제공 기사의 적정가는 얼마일까?
 
그러나 과연 사용료를 2배 이상 받을 수 있을까? 언론사닷컴들은 헛된 꿈에서 깨어나길 바란다. 필자는 지난 7월 8일에 이전 기사에 대한 보충의견을 달아서 종합일간지 닷컴은 파란 닷컴에 1천5백만원~2천만원 이상을 받지 못하고 여러 곳에 분산 제공한다해도 스포츠신문 닷컴등 언론사닷컴이 아무리 많이 받아도 한 포털에서 1천5백만원~2천만원 이상을 받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기존의 포털과 계약을 할 때도 현재 사용료의 1.5배 이상 받을 수 없다.
 
현재 포털사들의 상황을 볼 때, 다음은  밝힌 바에 따르면, 미디어다음은 미디어부분에서만 44~45개사 언론사 닷컴에게 월 4억원~4억5천만원정도의 사용료를 내고 40억~45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린다.  10배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2위를 하고 있는 네이버의 경우는 어떨까? 네이버도 다음과 같이 월 4억5천만원 정도의 사용료를 내고 있지만 네이버가 미디어부분에서 얻는 수익은 고작 월 5억원 정도다. 인력비용까지 감안하면 (물론 전체 서비스부분과의 제휴에서 생기는 미디어부분의 부차적인 이익은 고려하지 않았다. 그 이익까지 포함하면 네이버도 이익이 많다.) 미디어부분 자체로는 수익이 없다. 빈익빈 부익부인 인터넷판, 미디어부분이 매우 취약한 3위 이하의 포털의 사정은 따져볼 필요가 없을 것이다.
 
스포츠신문 비대위는 "지금까지 콘텐츠 원가 및 적정가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상황에서 맺어진 터무니없이 낮은 계약조건으로 기사를 제공해왔다"고 말한다.  그럼 과연 그럼 이 상황에서 포털에 제공하는 컨텐츠의 사용료에 대한 적정 가격은 얼마이고 그 가격은 어떻게 나오는가? 
 
현재 포털들이 언론사닷컴에게 주는 기사사용료가 그렇게 적은 것이 아니다.  우선 2위 이하의 기존 포털만 보면 현재 사용료의 1.5배 이상을 받아낼 가능성은 별로 없다. 2위 이하는 현재로서도 미디어부분은 매출에서 수익을 뺀 것이 잘해봐야 제로인 수준이다. 다음의 경우는? 미디어다음이 언론사닷컴 한개 회사에 월 1천만원을 주고 월 1억을 벌어 10배장사를 한다고 해서  똑 같은 컨텐츠를 가지고 타 포털에게 받는 사용료보다 더 많이 쳐줄 것을 다음에게 요구할 수 있을까?
 
다음의 입장에서는 아쉬울 것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의 가격결정에서의 전략적 사고는 요트경기 전략이다.  1등을 하는 요트가 레이스에서 1등을 계속 유지하는 방법은 2등 요트의 전략을 따라하는 것이다.  다음은 다른 포털이 정하는 가격대로 따라하면 가격 경쟁에서 최선의 전략을 얻는다. 다른 포털이 월 1천만원을 주고 기사를 사온다면 다음도 월 1천만원을 주겠다고 하면 되는 것이다. 
 
다음이 미디어부분에서 수익을 많이 올리는 이유는 타 포털보다 미디어부분 그 자체가 강력하고, 또  다음 전체의 페이지뷰가 많아서 전체사이트 속에서 미디어부분에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미디어부분의 페이지뷰가 많이 나와서 수익을 많이 올리는 것이다.  다음이 잘해서 수익을 많이 올리는 것을 가지고 똑같은 컨텐츠를 팔면서 수익을 많이 내니까  사용료를 더 내라고 할 수는 없다. 
 
또 언론사닷컴의 입장에서는  다음에게 가격차별정책을 사용할 여지도 없다.  가격을 높게 불렀다가 다음이 거절하면 언론사닷컴만 손해다. 다음에게는 다양한 대안책이 있다.  일단 언론사닷컴과 수가 틀리면 미디어다음은 자체 스포츠취재팀, 나아가서는 종합취재팀까지 꾸려서 가동할 수 있다.  그리고 다음의 이재웅 사장이 일간스포츠에 지분 투자를 한 것이 괜히 하는 것이 아니다. 다음이 연합뉴스와 밀접한 관계 유지를 시도하는 것도 괜히 하는 것이 아니다.  모두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음이 미디어다음을 연 것이 대선이후의 온라인미디어의 위력을 깨닫고 난 다음이라고들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데, 이재웅 사장은 이미 1999년 말부터 미디어쪽에 관심을 두고 지금과 같은 미디어다음을 기획하고 있었다. 사석에서 당시 이재웅 사장은 앞으로 다음은 미디어쪽에 전략적으로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다음은 아주 치밀하게 미디어부분을 기획해왔다.  / 편집위원
  
* 덧글 :  이 칼럼 이후 3. 언론사닷컴은 한 포털에 컨텐츠를 독점 제공하는 것이 좋을까?  여러 포털에 분산 제공하는 것이 좋을까?  4. 언론사닷컴들의 진정한 위기는 무엇인가?  5. 소비자 네티즌 독자들로서는 무엇을 바라야할까?  의 소주제로 이어진 칼럼이 계속됩니다. 
 
* 참고자료
 
스포츠지 콘텐츠 독점 계약 규탄 및 재계약 촉구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

1. 각 언론사의 적극적인 관심과 취재를 부탁드립니다.

2. 현재 스포츠신문 노동자들은 무료신문의 확산과 경제불황으로 인한 광고 감소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사측은 명예퇴직, 희망퇴직이란 명목으로 스포츠신문 노동자들을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고있는 것도 모자라 약속이라도 한 듯 임금 및 수당 삭감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경영진은 경영개선에 대한 노력과 고민보다는 인원정리와 임금삭감이라는 근시안적인 사고로 일관하며 노동자들에게 모든 고통을 떠안기고 있습니다.

 
모든 스포츠신문들이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무가지지만 그 이전에 5개지 경영진이 대책 없이 포털 사이트에 기사 콘텐츠를 전면 개방한 것이 더 근본적인 이유라는 게 굿데이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 스포츠투데이 일간스포츠 5개 스포츠신문 노동조합의 판단입니다.
 
이런 와중에 오는 7월17일 출범하는 새포털 사이트 파란이 최근 스포츠신문 5개사와 사당 월 1억,2년간 총 120억원에 콘텐츠 독점 계약을 했습니다. 스포츠신문 콘텐츠를 공급받지 못하게 된 기존 상위 5개 포털사이트(다음,네이버,야후코리아,네이트,엠파스)는 계약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으나 이들 역시 지금까지 원가 및 적정가 개념조차 없는 상황에서 맺어진 터무니없이 낮은 계약 조건으로 기사를 공급받아왔다는 점에서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기존 포털들은 스포츠신문의 콘텐츠를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챙겨왔으면서도 사당 월 800~1,200만원 정도의 콘텐츠 제공료를 고수하며 계약조건 갱신에 대해 어떠한 의지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종합지나 경제신문들의 콘텐츠 제공료 인상 요구에는 낮은 페이지뷰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면서도 스포츠신문사들의 인상 요구에는 높은 페이지뷰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모르쇠로 일관해왔던 게 현실입니다.

와중에 파란닷컴과의 계약은 기존 포털들이 헐값에 기사를 공급받아왔던 관행을 깼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기존 포털들을 통해 스포츠 콘텐츠를 접하던 수많은 온라인 독자들을 모두 저버리고 영향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생 사이트에 콘텐츠를 몰아줘 심각한 정보 독점이 우려됩니다.

 
아울러 이번에도 기사 콘텐츠의 적정가 산정 작업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2년간 장기 계약한 것은 명백한 부당 계약입니다. 이 과정에서 5개지 경영진들은 중개업체에 24억원이라는 막대한 중개 수수료를 지급,계약 과정의 투명성조차 의심스러운 상황입니다.

3. 이에 따라 전국언론노동조합과 굿데이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 스포츠투데이 일간스포츠 등 스포츠신문 5개사 노동조합이 주축이 된 스포츠신문 비상대책위원회는 7월 12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파란닷컴과의 부당한 계약을 즉각 파기할 것과 신문 온라인콘텐츠 판매료의 적정가 산출, 콘텐츠 판매 방식의 합리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4. 온라인 매체의 영향력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포츠신문 뿐만 아니라 모든 언론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콘텐츠 판매료의 적정가 산정작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과제입니다. 스포츠신문 5개사 비상대책위원회는 이같은 작업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기사 콘텐츠 생산자인 기자들의 연대서명과 온라인상의 정보 독점 방지를 위한 범 네티즌 서명 운동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총력 투쟁할 계획입니다. 다시 한번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보도를 부탁드리며

 
스포츠신문 5개사 비상대책위원회 
(스포츠서울은 내부 사정상 비상대책위에서 빠졌다)
자유... 백수광부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4/07/13 [08:59]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