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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파업, "더 지체할 수 없다, 언론악법 철회하라"
CBS파업 출정식, MBC, SBS 미디어악법 저지 거리 홍보전
 
임순혜   기사입력  2009/02/28 [00:01]
▲ CBS의 미디어악법 저지 파업 출정식에서의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왼쪽)과 양승관 CBS지부장(가운데).  이치열
 
전국언론노조 CBS지부가 미디어악법 날치기 상정에 맞서 27일 오후3시 전면제작거부에 돌입하고, 오후5시 목동 사옥에서 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8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파업 출정식에서 양승관 지부장은 "부분파업으로 천천히 가려고 했으나 국회 상임위가 질서 유지권을 발동하는 등 한나라당이 언론악법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어 CBS노조는 총파업에 들어가게 됐다"며 "26일 열린 조합원 비상총회에서 '함께 뛰어들어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목소리에 가슴이 벅찼다. CBS노조의 갈 길이 쉽지는 않겠지만 240명 조합원과 함께 싸워 나갈 것"이라고 투쟁 의지를 다졌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언론악법을 직권상정해 날치기로 통과시키려는 위중한 상황이다. 상정될 경우에는 언론노조는 정권퇴진 운동을 벌일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언론악법, 죽을 힘을 다해 3월2일 국회 본회의 날치기 상정을 막아내자. CBS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달라"고 부탁하였다. 

▲ 전국언론노조 CBS지부가 미디어악법 날치기 상정에 맞서 27일 오후3시 전면제작거부에 돌입하고, 오후5시 목동 사옥에서 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 이치열

CBS지부는 '더 지체할 수 없다 ! 언론악법 저지 투쟁에 온 몸으로 나선다 !'는 파업 출정 선언문에서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다. CBS가 반세기 동안 이 땅에서 외치고 지켜 온 가치들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 비판을 탄압하고 여론을 장악해, 이 나라를 가진 자, 힘 있는 자의 세상으로 몰아가려는 이명박 정권의 민간독재가 지금 이 땅의 민주주의를 밑둥부터 허물고 있다"며 "CBS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송두리째 파괴하는 이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 시도에 맞서기 위해, CBS는 처절한 투쟁을 시작한다"고 선언하였다.
 
이어 "재벌과 수구족벌신문에게 방송을 내어줄 경우, 결국 CBS를 비롯한 종교방송과 지역방송의 광고는 더욱 신속하게 재벌방송과 조중동방송으로 흘러가 CBS 노와 사의 존립기반 자체가 동시에 무너지게 되기 때문"이라며  "CBS 노조의 파업 투쟁은 CBS의 존립과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며, 또한 약육강식의 친자본적 방송환경 속에서 포기되기 쉬운 독립언론,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한 투쟁으로서, 정당하고도 합법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 기필코 정권의 탄압을 극복하고 정권의 언론장악 야욕을 분쇄하게 될 것이며, 역사에 부끄럼 없는 방송으로 국민의 뜨거운 지지와 사랑을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파업중인 MBC와 SBS는 27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에서 집결하여 관화문 네거리와 청계천, 명동 등에서 미디어악법저지 거리 홍보전에 나섰다. 
 
▲ 미디어악법 날치기 상정 거리 홍보전에 나선 심석태 SBS지부장.     © 임순혜

다음은 CBS지부의  '파업 출정 선언문' 전문이다.
 
'더 지체할 수 없다 ! 언론악법 저지 투쟁에 온 몸으로 나선다 !'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다. CBS가 반세기 동안 이 땅에서 외치고 지켜 온 가치들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 비판을 탄압하고 여론을 장악해, 이 나라를 가진 자, 힘 있는 자의 세상으로 몰아가려는 이명박 정권의 민간독재가 지금 이 땅의 민주주의를 밑둥부터 허물고 있다. 그 민간독재를 이어가기 위해, 이 정권은 철거민과 사회적 약자들을 테러리스트로, 촛불 시민과 네티즌들을 공안사범으로 둔갑시켜 비판에 재갈을 물린 것으로도 모자라, 급기야는 언론악법을 통해 재벌과 수구족벌신문에게 방송을 통째로 내줘 이 나라 여론을 완전히 장악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명박 정권은 언론계와의 대화를 거부한 채, 국민과의 합의 요구를 무시한 채, 국민 60%의 반대를 무릅쓴 채, 2월 국회 회기 안에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를 강행하고 있다. 그래서 마침내 모든 자유를 자유케 하는 언론의 자유를 자본과 시장에 내던지고 장기집권을 획책하고 있다. 언론악법이 통과되는 순간, CBS가 지켜 온 이 땅의 진실, 정의, 자유의 가치들은 더 이상 설 자리를 잃고 만다. 나아가 이 가치의 파숫꾼이 돼야 할 CBS는 무한 자본의 약육강식 시장에 내던져져 그 존립 자체마저 위협받고 만다.
 
더 지체할 수 없다. 전국언론노조 CBS지부는 오늘 오후 3시 전면제작거부파업에 돌입한다. CBS가 지금까지 지켜온 가치와 앞으로 이뤄나갈 비전 나아가 지금 CBS의 경제적 존립 기반까지, 그야말로 CBS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송두리째 파괴하는 이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 시도에 맞서기 위해, CBS는 처절한 투쟁을 시작한다. 지난해 말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 이하 언론노조) 총파업에 전면제작거부 파업으로 동참해 언론 자유의 승리를 이끌었던 CBS가 또 다시 언론노조 총파업의 전면에 나선다. 이명박 정권의 반민주, 반민생 실정을 보도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력만을 남기고, 이제 거리에서 싸움을 시작한다. 목숨과도 같은 방송을 내려놓고 거리로 나가는 싸움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방송을 비워 방송을 지킨 지난 CBS의 파업에 보내준 청취자와 시민들의 너그러운 격려와 지지가 있었기에, 우리는 이번에도 더욱 힘을 얻어 싸울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한나라당의 언론악법 날치기 통과를 저지하고 국민적 합의기구 구성을 성사시켜 CBS의 존재 이유와 존립 기반, 그리고 추구하는 가치를 지켜낼 것이다.
 
CBS 사측을 향해서도 밝힌다. 지금 이 사안을 두고 CBS에 노와 사는 결코 따로 있을 수 없다. CBS가 지켜왔고 또 지켜야 할 가치, 그러나 언론악법 통과시 처참하게 훼손될 가치를 소중히 여김에 있어서 노와 사가 결코 다를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재벌과 수구족벌신문에게 방송을 내어줄 경우, 이들에게 광고를 몰아주기 위해 더욱 서둘러 광고 시장을 전면 자유화하게 되고 결국 CBS를 비롯한 종교방송과 지역방송의 광고는 더욱 신속하게 재벌방송과 조중동방송으로 흘러가 CBS 노와 사의 존립기반 자체가 동시에 무너지게 되기 때문이다. 사측이 이번 CBS 노조의 파업을 방해하거나 문제 삼을 수 없는 이유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은 이번 언론노조 총파업을 또다시 '불법 정치 투쟁'으로 탄압하려 들 것이다. 하지만 이번 CBS 노조의 파업 투쟁은 CBS의 존립과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며, 또한 약육강식의 친자본적 방송환경 속에서 포기되기 쉬운 독립언론,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한 투쟁으로서, 정당하고도 합법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다. CBS 노와 사가 한 마음으로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면, 우리는 기필코 정권의 탄압을 극복하고 정권의 언론장악 야욕을 분쇄하게 될 것이며, 역사에 부끄럼 없는 방송으로 국민의 뜨거운 지지와 사랑을 얻게 될 것이다.
 
                                                 2009년 2월 2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CBS 지부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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