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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 3사에서 장애인, 성적소수자 실종
민언련 보고서, 방송3사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없어
 
윤익한   기사입력  2003/07/30 [16:09]

공중파 방송 3사 보도프로그램들의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보도가 열흘에 한 건 꼴에 불과해 방송의 공영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가기간방송인 KBS와 공영성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MBC가 사영방송인 SBS와 비교해 양적, 질적으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민언련 모니터 결과 드러났다.

[참고기사] 민언련, <'사회적 소수자' 관련보도를 통해 본 방송3사 '공공성' 분석 보고서> (2003.7.29)

▲ MBS프로그램 '느낌표',  '아시아,아시아'라는 코너를 통해 이주노동자들이 고국에 있는 가족들과의 만남을 주선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이주노동자'를 소재로 다루고 있는 프로는 매우 부족하며, '실종'이라고까지 표현되고 있다.      ©MBC홈페이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6월 1일부터 7월 10일까지 방송 3사의 메인 뉴스를 모니터 해 <'사회적 소수자' 관련보도를 통해 본 방송3사 '공공성' 분석 보고서>를 발표, 조사기간 40일동안 방송3사 총 보도량 3192건 중 사회소수자 관련꼭지는 총 13건(단신2건 제외)으로 0.40%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민언련은 보고서에서 사회 여론 형성과 아젠다 설정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공중파 방송보도의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관심과 '공공성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모니터를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사에 포함된 사회소수자는  '장애인', '성적소수자', '외국인노동자'와 기타로 '소수인종'을 기준으로 했고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시뉴스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관련보도가 공영방송인 KBS와 MBC가 각각 0.44%(5/1134), 0.39%(4/1017)였고, SBS가 0.38%(4/1041)로 나타나, 공영방송과 사영방송이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방송3사 보도프로그램 전체 3192건 중 소수자 관련보도는 13건이었다.

보도된 13건 가운데 장애인 관련보도는 8건(62%)으로 가장 많은 반면, 성적소수자와 외국인노동자의 경우 각각 2건으로 언론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MBC의 경우 외국인노동자 관련보도가 단신으로 한 건 다뤄졌고 성적소수자에 대한 보도는 단신에서조차 나오지 않아 사영방송인 SBS에 비해 보도균형도 뒤떨어진 것으로 지적됐다.

방송 3사의 관련보도는 내용에 있어서도 '수박겉핥기식'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용의 대부분이 사건/사고, 행사, 특이사례 소개 등 단편적인 모습에 치우쳐 문제점을 제기하거나 본질적인 부분에 파고드는 모습은 없이 따라가기식 보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그나마 SBS가 7월 9일 보도한 <시설은 있지만...>이라는 장애인관련 보도가 구조적인 문제에 접근한 비판의식이 돋보였다며 호평을 했다.   

또 보고서는 사건과 행사보도라 하더라도 방송3사가 일치된 소재를 다룬 경우가 한 차례도 없어 어떤 기준으로 보도하는지 알 수 없다며 방송사의 뉴스 취재·편집방향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관심을 끌었던 고용허가제 법안통과가 한나라당의 반대로 무산되던 날 방송보도는 "여야간의 의견차이"(SBS), "여야 이견"(KBS)식으로 나와 시청자의 판단을 흐린 보도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방송3사의 공공성의 정도가 낮은 것은 물론 방송이 소수자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시청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공영방송인 KBS와 MBC가 '소수자'에 대한 무관심의 정도가 심각해, 방송의 '공공성'이라는 측면에서 시청자들의 적극적 참여와 관심을 비롯한 사회적 환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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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7/30 [16:0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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