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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박멸 위해 중도와 진보는 합작하라
‘노빠논쟁’은 선명성 아닌 한나라당 해체위해 ‘상생의 길’로 지혜모아야
 
뒤집기   기사입력  2004/12/17 [19:44]
중도세력이 진보세력을 비난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대통령 중심제인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을 둘러싼 논의는 비상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그 대통령이 상당한 자발적 지지자를 가지고 있고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 위기에 놓였던 장본인이란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둘러싼 논쟁은 여러 가지 관심을 가진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중도세력이라는 점에서 노무현 논쟁은 더 넓게는 중도세력과 진보세력과의 관계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가 서로를 흠집 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생산적이기 위해서는 본질적인 부분과 비본질적인 부분을 가려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민주주의가 질식당하고 있던 군사 정권 아래에서 중도세력이 가하는 진보세력에 대한 비판은 수구세력이 중도세력에 낙인찍는 색깔론을 차단하기 위한 방어적 성격이 강했다. 예컨대 학생들의 폭력 시위가 벌어지면 중도세력은 수구세력과 함께 과격시위를 규탄하곤 했으나, 이는 중도세력이 진보세력에 적대적이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수구세력이 규정하고 선점해버린 "안정"이라는 장에서 스스로 극단적으로 보이지 않으려는 방어적 성격으로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우선 진보세력이 중도세력의 경쟁자라기보다는 군사독재 세력에 저항하는 우군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며, 진보세력 또한 중도세력을 적대적으로 여기지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평화적 공존’ 내에도 균열의 위험은 항상 존재했고 80년대 후반 이후 적대성은 결국 현실화되기에 이르렀다. 진보세력 내에서 중도세력을 수구세력과 거의 동일하게 취급하는 경향성이 대두되었고, 학생운동권 내에서도 이는 꾸준히 확산되어 갔다. 그리하여 중도세력이 어떠한 정치 행동을 하건 그것은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심지어 3당 합당에 항의하여 거리에 나선 당시 평민당을 향해서도 학생운동 진영 일각은 야유를 보냈다. 일반시민에게 그 야유가 제도 야당이 ‘과격하게’ 거리에 나온 질타로 잘못 인식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어떤 면에서 보면 군사 독재 치하에서 중도세력과 진보세력의 평화적 공존이 있었던 것이 예외적이라 볼 수도 있다. 일제 강점기 하의 독립 운동을 살펴보더라도 우파와 좌파의 적대성은 매우 위험한 수위에까지 이르렀었다. 우파 독립군이 좌파 독립군을 경쟁상대로 여겨 집단 학살하기도 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북한의 좌파가 우파를 포용했던 것은 사실 북한 좌파의 압도적 영향력 덕분에 가능했다고 해석해야 공정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최근에 이르기 중도세력이 진보세력에 대해 적대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은 어떤 점에서는 중도세력이 진보세력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반증한다. 87년 이후 재야 진영이 중도세력에 흡수되어 버린 사실도 그 한 예이다.
 
이런 점에서 2002년 대선을 거치면서 증대되고 있는 일부 중도세력의 진보세력에 대한 적대감은 진보세력이 중도세력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위협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점에서 올해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의 약진은 이미 2002년 대선을 거치면서 예약되어 있었다고 보아야 타당하다.
 
단순한 글쟁이라기보다는 상당히 정치적이라고 볼 수 있는 서프라이즈 서영석씨가 진보세력에 대해 정제되지 않은 적대감을 글을 통해 자주 드러낸 것은 진보세력의 약진이 일과성이 아니라 상당한 관성을 가지고 있음을 파악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슷한 의미에서 80년대 후반 이후 확산된 진보세력 내의 중도세력에 대한 적대감은 진보세력이 중도세력의 입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한편 진보세력 내에 중도세력을 ‘현실적 경쟁자’로 여기는 이상주의가 존재했다는 점도 보여준다.
 
요컨대, 중도세력이 가진 진보세력에 대한 적대감이나 그 반대 방향에서의 적대감은 중요한 역사적 경향성에 대한 지표이다. 즉, 상호의 표면적 적대감의 증대는 한국전쟁이후 씨가 말랐던 진보세력의 독자적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다는 사실이 다른 방식으로 표면화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문제는 상호의 적대감이 서로를 해치는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이라는 점에 있다. 이러한 점에서 권순욱 씨 등 중도세력 내부에서 자성의 주장이 나오는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할 일이다.
 
민주노동당으로 대표되는 진보세력에 대해 적대성을 보이지 말자는 그의 주장은, 하지만 여전히 다수의 노무현 지지자에게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선택사항에 불과하다. 하나의 정치적 주장이 해당 집단에게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렇게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정치적 이익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했을 때는 그 주장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당위적 도덕률에 머물고 만다.
 
▲같은 민주화 동지의 동질감일까? 김근태 장관이 단식농성 중인 권영길 의원을 위로 방문하고 있다.     ©대자보
 
그렇다면 과연 중도세력이 진보세력에게 적대감을 보이는 것이 중도세력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이끄는 근거라도 있는 것일까. 내가 생각하는 결론은 그렇다 이다. 이 결론은 단순히 적대감이라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것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럼, 무슨 근거에서 그런 결론이 도출되는 것일까?
 
이것은 우리가 처한 현재의 정치 상황에서 기인한다.
 
눈을 돌려 일제 강점기로 가보자.

(ㄱ) 우파 독립군은 좌파 독립군을 집단 학살하고 좌파 독립군은 우파 독립군을 집단 학살한다.

여기서 가장 득을 보는 자는 누구일까? 두 말할 것 없이 일본제국주의자들이다.

(ㄴ) 우파 독립군은 좌파 독립군을 집단 학살하고 좌파 독립군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어떻게 될까? 우파 독립군이 가장 득을 볼까? 여전히 가장 득을 보는 것은 일본제국주의자들이다.
 
마찬가지로 어느 경우에나 노무현 지지자들이 민주노동당을 감정적으로 비난하면 할수록 유리해지는 쪽은 다름 아닌 제1야당, 수구세력이다.
 
무슨 메커니즘으로 그렇게 되는가?
 
(1) 우선, 정책비판이 아닌 감정적 찌꺼기의 배설은 사회 전체의 논의 기준을 정책비교가 아니라 감정적 호불호로 고착시키는 데 일조하게 된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제 1인자는 수구세력이다. 조선일보의 사설과 칼럼을 읽어보면 이성적인 접근보다는 감성적인 적대감 형성에 이들이 얼마나 도가 텄는지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중도세력과 진보세력은 발벗고 따라와도 이 점에 있어서는 도저히 이들을 따라 갈 수가 없다. 무심코 내뱉는 감정적 비난이 수구세력이 조성한 장(場)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다. 파병반대 운동 시기에 서영석 씨 등의 민주노동당에 대한 원색적 비난은 그가 어떠한 의도를 가졌든지 결국 수구세력 좋은 일만 시켜주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앞서 말한 대로 내부 비판도 있었다.
 
사실, 이 지적은 진보세력에도 정확하게 같은 무게로 적용된다. 정책비판의 도를 넘어 과도한 적대감을 드러내는 것은 위의 논지와 동일한 의미에서 파괴적이고 수구세력에 이용되는 것이다.
 
(2) 수구세력의 전략은 이러한 일차적 감정 전선의 형성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들은 더욱 정교한 전략은 한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을 스테레오타입화 시킨다. DJ와 노무현에게 정치인으로서는 비본질적인 ‘불안’, ‘과격’, ‘고집’, ‘아집’, ‘독선’ 등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것이 과연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일까? 이것은 수구세력, 수구신문의 집요한 폭탄 세례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처럼 수구세력의 중도세력 공격의 최전선은 정책비판이 아니라 정치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구축이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사회에 만연했다고 해서 진보세력이 쾌재를 부를 이유는 전혀 없다. 그것이 파병 강행 등에 의해 기인했다면 모를까 비본질적인 것들과 범벅이 되어 이루어진 것에 편승할 이유는 전혀 없다. 조선일보는 머지않아 노회찬에 대한 이미지 조작을 시도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중도세력이 진보세력을 비판할 때도 이러한 방식으로 해서는 곤란하다. 중도세력 중 많은 논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진보세력에 대한 허구적 이미지로 논의를 전개한다. “진보세력은 선명성 경쟁에 지나치게 매몰되었다, 대책 없는 비판이다”라는 식으로 비판하는 것은 그 또한 진보세력에 대한 비본질적인 이미지를 형성/편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도세력의 열린 사고를 호소하는 논자가 이러한 주장을 한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 군사독재 세력이 볼 때에도 중도세력은 항상 이상적이고, 대책없는 비판만 있었고, 선명성 경쟁에 국익을 뒷전으로 한 것으로 보였다. 행정 권력과 의회권력을 장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정치세력의 정책을 비현실적이라 치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사고방식이다.
 
요컨대, 명확하지 않은 두루뭉실한 이미지 형성/편승은 (1) 의 주장과 유사한 의미에서 발전적이지 않고 수구세력에 복무하는 길이 된다.
 
(3) 다음으로 행정수도 관련 정책 등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민주노동당의 정책은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선점하고 있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진보세력의 주장은 미래 우리 사회의 실현태인 것이다. 이런 진보세력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그것이 감정적이든 이성적이든- 우리 사회의 미래를 공격하는 꼴이 된다. 개혁이 정체된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비난은 결국 과거로 가자는 수구세력의 힘만 강화하게 된다. 예컨대, 파병, 국가보안법, 노동문제 등에 관해 중도세력이 진보세력을 비판할 근거는 전혀 없다. 그것은 그냥 수구세력에 맡겨둬도 넘칠 판이다.
 
이 말이 진보세력을 비판에 관한 성역으로 남겨 놓자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우선 나 자신도 행정수도에 관해 민주노동당에 대해 비판을 아끼지 않았듯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거시적 방향과 어긋난 것은 그것이 진보세력이든 중도세력이든 비판받아야 한다.
 
지금 민주노동당이 내놓은 정책의 대부분은 좌파적이라기보다는 서구적 의미에서는 여전히 우파적인 것들이다. 이런 것이 아닌 정확한 의미에서 좌파적 경제 정책에 관한 부문은 비판의 공간이 활짝 열려야 한다. 중도세력 중에서 진보세력의 경제정책에 대해 위에서 말한 (2) 이미지 공격이 아닌 실증적 비판을 하는 이는 최용식씨가 거의 유일하다. 열린우리당 내에서 상대적으로 개혁적이라는 유시민 의원도 경제정책 비판이라기보다는 민주노동당에 대한 조작된 이미지 형성/편승식의 비판이 많았다. 진보세력이 최용식씨와 건설적 경제 정책을 벌인다면 그것은 단지 중도세력, 진보세력 간의 힘겨루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좀 더 생산적인 논의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 보여진다.
 
요컨대 이러한 지점을 제외한 곳에서의 진보세력 비판은 결국은 수구세력의 주장을 반복할 뿐이고 그들의 대리인이 될 뿐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진보세력이 중도세력의 정책비판을 하는 것은- 물론 수구세력과 다른 방향일 경우에만- 오히려 중도세력에게 도움이 되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올해 초의 글 ‘한국의 정치지형과 올바른 논객의 자세’로 대신한다.)

[관련기사] 뒤집기, 노무현만 까면 인터넷논객? 방향성 있는 비판해야(대자보, 2004. 2. 27)
 
(4) 이러한 세 가지 점을 넘어 좀 더 거시적인 의미에서 진보세력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사회전체의 진보성이 강화되고 수구세력이 위축되며 논쟁의 축이 소모적인 정쟁에서 본격적인 정책 대결로 넘어간다는 점을 의미한다. 중도세력은 차기 대선에서 진보세력으로의 표분산을 막기 위해 (ㄱ) 진보세력의 영향을 최소화하거나 (ㄴ) 2002년 대선 때와 같은 진보세력 표의 비판적 지지를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어느 것도 현실적이지 못하다. 이에 대한 논의는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자. 결론부터 미리 이야기하면 중도세력은 진보세력이 아니라 수구세력에 대한 전면전을 지금부터 벌여야 한다. 국가보안법 폐지도 그 일환이 되어야 한다. 그게 아니면 중도세력이 수구세력에게 밀리는 것은 예정되어 있다. 진보세력에 대한 (1)무의미한 증오, (2)이미지 조작/비판, (3)소모적 정책 비판이 중도세력 스스로의 무덤이 파는 길이 되는 것이다.
 
요컨대 중도세력이 그러한 바보짓을 중단하는 것은 도덕군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외길수순인 것이다. / 독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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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12/17 [19:4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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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겨 2004/12/20 [01:33] 수정 | 삭제
  • 당신네들은 수구세력을 입만 열면 척결해야한다고 소리높여 얘기하는데... 어떻게 되어야 척결이 된 겁니까? 한나라당이 해체라도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까? 당신네들이 말하는 수구와의 전쟁은 도대체 언제쯤, 그리고 어떻게 되어야지만 끝나는 겁니까? 당신이 바란다는 그 꿈과도 같은 복지국가는 그럼 언제 고민하고 언제 실현하는 겁니까? 그건 수구정당이 있으면 불가능 한 꿈입니까? 프랑스같은 나라는 뭔가요? 거기도 극우 르펜과 같은 극우 정당이 결선투표까지 진출합니다. 그 나라가 수구와의 전쟁을 벌이기 위해 모든 민생 정책들을 뒤로 미룬채 중도파들이 그들을 깨 부수기 위한 싸움에만 매몰되고 있습니까?

    저는 민주노동당이 당장 집권해야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 민노당이 집권한다고 해서 님이 말하는 그런 꿈같은 복지사회는 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의 진보 포텐셜 에너지가 아직 미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얘기하고 싶은 건 그게 아니라는 거 잘 알잖습니까. 모든 정력을 한나라당과 수구보수들을 때려잡기 위해 소비하고 있는 당신네들을 제발 뒤돌아보라는 겁니다. 그게 지상 최대의 과제입니까?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을 때려 부수기 위해서 대통령이 됐습니까? 당신네들의 그런 사치스런 파워게임에 서민들은 정치에 더더욱 무관심해지고 그런 척박해져만 가는 환경속에서 이득을 보는 건 역시 수구보수 세력이라는 거 혹시 생각해본 적 있나요? 분명히 말하건데 한나라당이 지금까지 살아있을 수 있는 토양은 일반 국민들이 정치란 싸움일 뿐이며 정치와 민생 문제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바로 저 무!관!심!입니다. 그런 무관심을 조장하는데에는 수구와의 전쟁에 매몰되어 역시 민생을 챙기지 않는 열우당의 실책도 분명히! 있다는 걸 말씀드립니다. 마치 한나라당과 수구만 깨지면 뭐든지 좋아질 거라는 식의 발언은 대단히 무식하고 고민이 결여된 순진한 생각일 뿐이라는 걸 말씀드립니다. 최장집 교수의 최근 논문은 민생 문제를 챙기지 않는 정부는 민주주의 면에서 오히려 퇴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는 걸 첨부합니다.

    그리고 님과 같은 중도파들이 진보진영에 무슨 대단한 선물이라도 안겨준 것 처럼 이야기하는데, 그딴 소리 들으면 나야 말로 정말 열 받습니다.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진보진영에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하자고 끊임없이 외쳤던 것이 십수년전입니다. 그때 중도파들은 뭐 했습니까? 귀 기울여주기라도 했습니까? 민주노동당에게 8석을 안겨준 비례대표제, 이거 민주노동당에서 헌법소원을 내서 쟁취한 정당한 권리입니다. 진보진영에서 설움의 눈물을 흘리며 노동자, 서민, 농민들의 괴로움을 알아달라고 집권당과 중도파에 얘기했을 때 당신네들은 뭐했습니까? 귀족노조라는 개념을 만들어 노동자들을 오히려 편가르기 시켰죠? 노동문제, 환경문제, 쌀문제, 장애인문제, 서민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할때 뭐했습니까? 그때부터 지금까지 당신네들은 수구랑 전쟁하는데 그런 문제는 다음에 생각해도 된다고 계속 차일피일 미뤄왔습니다. 이게 도움을 준 겁니까? 오호라~ 3, 12번 찍어줬다고요? 진짜 눈물나게 고맙군요. 민주노동당 정책은 뭔지는 모르지만 불쌍하니까 동정해줬더니 이제와서 뒤통수치니 기분 좆같다 이겁니까? 후후. 네...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동정해주세요.

    솔직히 제 생각에 당신네들이 수구척결을 위해 단결하자는 말은 박정희 시대에 수출과 반공을 위해 다른 모든 걸 희생하라고 강요하는 지독한 전체주의 냄새가 날 지경입니다.
  • 면도날 2004/12/18 [21:39] 수정 | 삭제
  • 웃겨님에게/

    수구세력을 척결하는 것이 중도세력과 진보세력이 제일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는 뒤집기님의 주장이 저는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진보세력 진영의 폭을 넓히는 것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만일 여기서 수구세력을 척결하지 못한다면, 그리고 진보진영의 존재 근거가 되는 서민들이(진보진영이 '물고기'라면 서민들은 '물'이 되겠죠.) 당장의 괴로움을 피하기 위해 불행하게도 한나라당과 같은 수구파쇼세력에 가담하여 중도세력을 몰락시킨다면, 고려대 최장집 교수가 말한 대로 파시즘이 등장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만일, 진짜 만에 하나라도 수구파시즘 세력이 등장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야말로 '박전노' 시대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럴 때 가장 피해를 입는 쪽은 '왼쪽'에 가 있는 진보세력입니다. 독일과 이탈리아의 역사가 그것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무엇보다도 먼저 수구 세력을 척결하는 것이 '모든'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시발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더라도 이것이 당장 역사를 발전시킨다거나 서민들의 삶을 당장 좋아지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겨우 실마리만 제대로 풀은 것이 되는 것이지요.

    지금 현재 웃겨님이 말씀하신 대로, 열린우리당이 집권했더라도 일단 경제, 환경, 노동 문제 등이 확실하게 나아진 것은 없습니다. 특히 서민 경제나 노동 문제는 어느 면에서는 김대중 정부 때보다 더 악화된 면이 있음을 저도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도 웃겨님처럼 노무현대통령에 대해 유감이 많은 사람입니다. 열리우리당이 보여주는 것에 대해서는 '지긋지긋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고요.

    그렇다고 해서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을 당장 때려잡는다고 해결책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물론 대한민국의 '악의 축 집합체' 라고 생각하는 한나라당과 같은 정당은 일단 그래도 때려잡고 보아야 합니다만...

    그런데 당장 민주노동당과 같은 진보적인 정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대권을 잡으면 해결책이 '솔직히' 있습니까, 있다고 하더라도 그 해결책을 별 탈 없이 '즉시' 써먹을 수 있을까요? 만일이라는 가정을 썼지만, 역사를 공부하고(역사학 전공은 하지 않았지만) 인생을 조금 살아본 결과 저는 '아니오' 라고 답하겠습니다.

    비유를 한다면(비유의 오류에 빠질 우려가 있음을 알고 있더라도) 우리는 계단을 두어 개 씩 밟으면서 올라갈 수는 있지만, 한꺼번에 한 층씩 뛰어올라갈 수는 없습니다. 혹시 인류의 모든 역사를 살펴보면 '비약'이 잠시 있을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비약한 만큼 대가를 치르면서 역사가, 인간의 삶이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지면서 발전해 왔습니다.(그것이 '진짜' 발전인지의 여부는 지금 논외로 합니다.)

    그래도 양은 말할 나위도 없고 '질적'으로도, 문제점도 상당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정권보다는 특히 군사파쇼정권 시대인 '박전노' 시대보다는 훨씬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공짜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고 소수의 선각자들과 많은 평범한 나라사람들(서민들)의 노력과 희생 위에서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지요.

    저는 지금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아무리 맘에 안 들어도 한나라당과 같은 수구파쇼세력으로 돌아가고픈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을 일단 딛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면이 있더라도, 제가 '꿈꾸는' 세상은 '최대다수의 최대 행복'이 이루어지는, 사람 살기가 좋다고 하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이 잘 보장된, 주택과 교육과 의료 그리고 노후에 대해 크게 걱정 안 하는 북부 유럽 국가가 이룩한 세상입니다.

    비록 우리나라가 실제로 그러한 세상이 이루어질 수 있는 객관적인 여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열심히 노력하면 충분히 그러한 세상에 접근할 수는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충분히 갖고 있습니다. 비록 내 세대에서 이룩하지 못할지라도 말입니다.

    한편 님은 민주노동당이 10석을 얻게 된 것에 대해 중도파가 해 준 게 뭐가 있냐고 하셨지만, 해준 게 틀림없이 있습니다. 그 뚜렷한 증거는 바로 '나 자신'입니다. 그리고 제 주변에 있는 저와 같이 친한 친구들이 무더기로 해주었습니다. 비록 지역구에서는 도와주지 못했더라도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해서는 도와주었습니다. (저나 제 친한 친구들이 살고 있는 곳에서 출마한 진보 정당 출신의 입후보자들이 당선될 확률은 '객관적으로' 0%였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표를 던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정당표는 민주노동당에, 지역표는 일단 한나라당을 때려잡기 위해 '아쉬운 대로' 열린우리당에 던졌습니다.)

    님처럼 저와 같은 소위 중도세력을 자꾸 뭘 도와주었냐고 매몰차게 몰지 말기 바랍니다. 정말 저와 같은 사람들은 그런 소리를 한 두 번 들으면 참을 수가 있지만, 자꾸 계속해서 듣게 된다면 짜증이 나고 더 나아가 화가 납니다. 진보 세력에 대해 지극히 우호적인 저와 같은 사람을 자꾸 밀어내고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것입니까?

    님들이 그렇게 믿고 있는 서민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투표 행태가 어떤 지를 알고나 떠들고 있는지요. 이들의 투표 행태를 보면 정말 환장할 지경인 경우도 있습니다. 멍청하고 띨띨한 상당수 서민이라는 사람들이 자기들의 '목줄'을 계속해서 쥐는 정책을 줄기차게 실현하려고 하는 한나라당을 줄기차게 '쪽수'로 도와주는 것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어차피 정치는 '쪽수 싸움' 아닙니까? 자꾸 저와 같은 사람을 '기회주의자니 회색분자'니 하면서 몰지 말아달라는 정도까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도 님처럼 많은 사람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다못해 자살까지 하는 등 서민 경제가 극도로 피폐해져 있다는 것에 대해 몹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서 집권 여당인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을 매우 다그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저도 하루빨리 좋은 해결책이 나왔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웃겨님도 당연히 맡은 바의 위치에서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듯이 저도 제가 처해 있는 곳에서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함께 노력하다보면 반드시 좋은 세상이 올 것입니다.

    주제넘게 이런 글을 올리게 되어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짠짠짠 2004/12/18 [12:49] 수정 | 삭제
  • 중도세력이 진보세력을 비난하지 말아라고?

    아자씨들 이거왜 이래

    열린당을 포함한 중도세력은 니들 진보세력 비판안해
    그런데 니들 진보세력이 입만 열면 노무현과 열린당까대는것은
    생각지않고 뭐? 중도세력이 진보세력을 비난하지 말라고?

    뻔뻔하기가 하늘을 찌른다!!!!!!
    크헉!!!!



  • 웃겨 2004/12/18 [09:34] 수정 | 삭제
  • 글을 주저리주저리 길게도 썼지만 결국 결론만 말하자면 수구세력 척결을 위해 단결하자는 거 아닌가? 그게 진보의 영역을 넓힐꺼라고.

    도대체 이 놈의 거짓말은 얼마나 우려먹는 건지. 정말 지긋지긋하다.

    먼저 당신네들 크게 착각하고 있는게 있는데, 수구세력 척결만이 모든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라는 것 부터 버리쇼. 한나라와 열우당의 헤게모니 싸움이 어떻게 역사적 발전으로 이어질 것인지 아무런 논의와 근거도 없이 무조건 수구만 타파되면 역사가 발전할 거라고 말하는 건 웃기는 거 아니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열우당이 집권하든 한나라가 집권하든 경제, 환경, 노동 문제에 있어서 무슨 발전이 있소? 노무현이 집권한 뒤 지금 이 꼴을 보시오.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자의 60%에 가깝고 빈곤층이 천만이 되려고 하고 있소. 골프장은 날이갈수록 늘어가고 개발이익때문에 온갖 환경이 파괴되고 있고 노동3권을 보장하겠다던 국회의원이 대통령이 되자 앞장서서 공무원노조를 탄압하고 있소. 당신들 눈에는 이게 중도파가 집권하고 난 뒤 진보의 영역이 넓어졌다고 보는거요? 이게 발전이오? 한나라, 열우당의 두 파워게임을 가지고 정치 전체를 매몰시키지 마시오. 그 지긋지긋한 단세포적 이분법적 사고로 더이상 국민을 속이려 들지 마시오. 조선시대 당파싸움도 아니고 미친...

    그리고 입은 비뚤어 말은 바로 하랬지? 민주노동당이 10석을 얻게 된 것에 중도파가 해준게 뭐가 있소? 민주노동당의 지역구 2석은 노동자들의 권익을 충실히 대변해서 울산에서 얻은 소중한 결과요. 비례대표 8석? 비례대표라는 제도가 어떻게 해서 탄생하게 됐는지 부터 공부 좀 하지? 2002년 대선이 진보진영에게 뭘 도움을 줬다느니 하는 뜬 구름 잡는 소리나 하지말고.

    중도 세력과 진보 세력이 아군이니 적군이니 하는 사고방식 자체가 벌써 세계관이 수구와의 전쟁에 매몰되어 있다는 증거요. 일반 국민들에게 그런 이분법적 수사가 먹힐 것 같으오? 당장 삶이 어려워 아파트에서 두 딸을 내 던지고 자살하는 어머니가 있는 이런 야만적인 사회에서 수구 척결을 위해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떠드는 것은 당신네들의 사치스런 파워게임에 불과하다는 걸 제발 좀 인식하시오. 조선시대 평민들은 굶어 죽어나가는데 당파 갈라서 쌈박질이나 하고 있는 것과 뭐가 다르오?
  • 이상하네? 2004/12/18 [07:29] 수정 | 삭제
  • 자칭 진보라고 하시는 분이 보수세력을 더욱 증오하는거 아닌가요?

    친 노무현 대통령 세력에게 노빠라는 딱지를 붙여서, 무뇌아로 물고 가는 일들은 수구세력뿐만 아니라, 소위 진보라고 하는 분들도 즐겨 쓰시는 작전인 것 같던데.. 아닌가요?

  • 면도날 2004/12/17 [22:49] 수정 | 삭제
  • 열린우리당을 포함한 중도 세력과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하는 진보 세력이 서로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 지를 아주 정확하게 지적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뒤집기님의 글을 계속해서 읽어온 독자로서 님의 글에 대해 거의 공감을 해왔습니다. 아마 제 정치적 생각과 거의 비슷한 분인 것 같아서 그런 느낌을 가졌나 봅니다.

    중도세력과 진보세력 중에서, 저는 상대적으로 '강자' 입장에 처해 있는 중도세력이 좀 더 열린 마음을 가지고 거시적으로 대해야 한다고 봅니다. 약자가 강자에게 '관용'을 먼저 베푼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저도 민주노동당과 같은 진보세력이 맘에 안 드는 행위를 하거나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너그럽습니다만, 열린우리당과 같은 '강자'가 삽질을 하거나 하면 매를 강하게 드는 편입니다.

    약자를 짓밟고 강자에게 손바닥을 비비면서 약한 꼴을 보이는 것은 도저히 '인간다운' 행동이 아니라 비겁하고 치사하고 졸렬한 행동을 하는 '조폭'같은 넘들이나 하는 짓거리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저는 두 세력이 서로의 '이기적인' 생존을 위해서도, 우리나라의 평범하게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삶을 짓밞으면서 부당하게 대를 이어서 부귀영화를 누리고 해 처먹었던 한나라당과 같은 수구조폭세력을 우선 처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도 뒤집기님의 생각과 전적으로 똑같습니다.

    제가 바라는 정당 구조는 결국, 한나라당과 같은 수구파쇼세력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도록 하는 것이 첫번째이고, 그 다음에는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수구꼴통 의원들 빼고) 하는 중도보수세력과 민주노동당과 같은 진보세력이 서로 정책적인 대결을 해 가면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가는 구조로 바뀌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은 결국 유권자들의 '평균적인' 정치 의식 수준에 의해서 결정되겠지만, 앞으로 반드시 오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날이 언제인지는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대선과 총선을 각각 3번 정도 더 치르면 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늘 건필하십시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뱀발)
    중도세력이나 진보세력에 대해 너무도 지당한, 정곡을 찌르는 글을 쓰셔서 그런지 반론을 한다던가 하는 댓글이 없군요. 그래서 저라도 댓글을 달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