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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혹은 떠도는 양심가
잔반통 뒤지는 노숙자가 없는 나라로
 
서태영   기사입력  2004/09/14 [10:09]
▲ 길을 걷다가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노숙자라고 불리는 사람이었습니다. 대구시내에서 짬통을 뒤져서 먹고 사는 사람이 있다는 풍문을 들었습니다.  © 서태영
▲ 목격자가 많다고 했습니다. 혹시나 하고 뒤따라 가 보았습니다.  © 서태영
▲  잔반통 앞의 그에게 노숙자 앞에 따라붙어다니는 무기력증을 느끼긴 어려웠습니다.  필사의 손짓을 보았으니까요. © 서태영
▲ 그의  손은 음식 쓰레기통 속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 서태영
▲ 그가 음식물을 찾아 들었습니다. 그의 식사였습니다.    © 서태영
▲ 이것이 그가 몇년 넘게 노숙하며 살아온 그만의 생존법이었습니다.  그는 먹을 것을 찾아 거리를 떠도는 성자였습니다.  훔쳐 먹지 않고 버린 음식을 주워먹는 그는 양심가였습니다.   © 서태영
▲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노숙자가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져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것까지 나라님의 은총이라고 차마 말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노숙자는 아무 것이나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고 뒷짐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나라는 노숙자 밥 한 두끼 정도는 해결해 줄 수 있는 부양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인간이 짐승처럼 끼니를 해결하게 해놓고서야 어떻게 복지정책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 서태영
▲  주워먹는 건 주님의 은총이 아닙니다. 하물며 나라님의 은전이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잔반통을 뒤지지 않게 하는 노숙자 대책을 보완해달라고 정부 관계자에게 가을편지를 보냅니다. ©서태영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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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9/14 [10:0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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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 2004/09/26 [11:24] 수정 | 삭제
  • 그대로 주저앉아 십여분 대성통곡 했습니다..
    자본주의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새삼 심각한 회의가 듭니다..
    사진속의 주인공.. 귀찮아서 혹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저 생활을 지속하는 것일 수도 있겠죠.
    스스로는 그다지 나쁜상황이라 느끼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너무나 익숙해져서..

    연휴 첫날부터.. 무겁고 혼란스러운 마음입니다..
  • ......... 2004/09/19 [11:02] 수정 | 삭제
  • 저는 이걸 보고 왈칵 눈물이 나더군요.. 세상 사는게 뭔지...


    누구는 누구는.................


    먼 하늘만 바라 보게 됩니다.. 내가슴을 소리없이 울리는 군요..



    모두가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 예외석 2004/09/17 [20:14] 수정 | 삭제
  • 모두가 교육을 그렇게 받았습니다...거렁뱅이는 자신이 게을러서 그런거라고...왜?...그렇게 얻어 먹거나 주워먹는지...왜라는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분명 이유가 있을텐데 말입니다...살다가 좌절하거나 절망에 빠져서 삶의 의욕을 잃어버렸을수도 있고...
    그런데 사진의 저분은 삶에 대한 애착은 있는 것 같군요...
    이왕이면 한끼 식사라도 좀 제대로 해결할 수 있게 모두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겠습니다...
    저 사진의 주인공이 만약 나 자신이라면...참...세상 불공평하지요...
    서태영님 덕분에 잃어버린 그 무엇을 다시 찾았습니다...
    계속 좋은 활동 부탁합니다...
  • aikuchi 2004/09/14 [12:45] 수정 | 삭제
  • 가슴이 뭉클 했습니다.
    가을을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하게 되기도 했구요...
    오늘 하루만큼이라도 내 주변을 돌아보게 될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