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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 민노총위원장 단식농성 돌입
21일 오후 3시 민주노총 총력투쟁 결의대회 열려
 
김철관   기사입력  2004/07/21 [21:06]

민주노총(위원장 이수호)은 21일 오후 3시 서울 종묘공원에서 '3차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갖고 '직권중재 철회, 파병철회, 주5일제 실시'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또 민주노총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지하철 궤도연대의 파업을 직권중재라는 악법을 동원해 탄압하고 있다"며 "구시대 노동정책으로 되돌아간다면 민주노총은 단호한 투쟁으로 응징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2000여명이 참석한 3차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경제의 올바른 발전과 한국노사관계 발전을 위해서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왜곡되거나 묵살되어선 안된다"고 말한 뒤, 삭발을 단행했다.

이어 "오늘부터 삭발 단식농성에 들어간다"는 말을 건넨 후, 이 위원장은 "정부는 직권중재라는 악법으로 우리를 위협하며 사용자를 일방적으로 돕고 있다"며 "지하철파업에 직권중재라는 덫을 씌워 수천명의 조합원을 일거에 범법자로 만들었고 정당한 요구를 압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지금 처해있는 문제는 단결된 투쟁의 힘으로만 돌파할 수 있다"며 "암담한 상황을 단결된 힘으로 헤쳐 가자"고 호소했다.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의장은 "농민과 노동자를 탄압하는 것이 노무현 정권의 현주소"라며 "에이즈보다 무서운 병이 파병이다. 에이즈는 약으로 막을 수 있지만 파병은 국민이 나서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궤도연대 허섭 서울지하철노조위원장은 "지난 7월1일부터 법에 따라 주5일제가 시작됐고, 우리는 인원충원을 통한 주5일제 요구하고 있는데 정부는 직권중재라는 낡은 틀로 우리의 목을 조였다"며 "직권중재 남발하는 노무현 정권은 각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근 LG정유노조위원장은 "고임금 노동자가 왜 파업을 하겠냐"며 "조합원 50% 비정규직이다. 주5일제와 더불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요구했고, 우리 회사로 인해 지역사회 환경문제를 거론하면서 지역사회 대책을 요구한 것을 두고 회사가 고임금 노동자로 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대사를 한 김해경 민주노동당 대표는 "정당한 노조의 요구를 거부한 사용자에게 정부는 직권중재로 화답했다"며 '궤도연대와 LG정유 조합원이 굳게 단결해 직권중재를 철폐해야 된다"고 호소했다.

김애란 서울대병원노조위원장은 "서울대병원은 의료보험 혜택이 안되는 호텔비보다 높은 2인실을 서민들에게 남발하고 있다"며 "주5일제로 늘어난 일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우선 채용하자는 것이 무슨 잘못이냐"고 반문했다.
 이성호 과학기술노조위원장은 "노무현정권의 신자유주의 투쟁에 과학기술자가 예외일 수 없다. 파병과 직권중재 철폐 투쟁에도 과학기술자가 예외일 수 없다"며 "신자유주의와 파병 철폐 투쟁을 힘차게 전개하자"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참석 조합원들은 한결같이 '일자리 늘리고 주5일제 쟁취하자', '침략전쟁 중단하고 파병을 철회하라', '총단결 총투쟁으로 직권중재 철폐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고 이들은 '청년실업 해소, 시민안전 확보'라는 글귀가 적힌 빨간 손자보를 힘차게 흔들기도 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궤도연대, 금속산업연맹, 서울대병원노조, 민주택시노조, 쌍용자동차노조, 과학기술노조, 경기도노동조합, LG정유노조 등이 참석했다.
 



[삭발단식에 들어가며]
 

존경하는 조합원동지 여러분!

오늘 저는 비통한 심정으로 동지들 앞에 서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새해들어 많은 일들을 겪었고 적지않는 성과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탄핵정국을 투쟁으로 돌파하고 4.15 총선에서 민주노총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진보정당의 원내진출을 이루어내는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보건의료노조투쟁과 최저임금투쟁 등 크고작은 투쟁 속에서 새로운 노동운동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동지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대단히 엄중합니다. 노무현정부는 이라크 파병을 강행함으로써 미국의 부도덕한 전쟁에 우리 국민을 밀어넣었습니다. 각종 사회정책은 여전히 신자유주의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오히려 반노동자적 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금 정부는 직권중재라는 악법으로 우리를 위협하며 사용자를 일방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지하철노조의 파업에 대해 직권중재라는 덫을 씌움으로서 수천명의 조합원들을 일거에 범법자로 만들며 정당한 요구를 압살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간부들은 항상적인 구속의 위협을 받으며 살아가고있습니다. 정부는 노조의 정상적인 활동에 대해 공권력으로 위협하면서 굴복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노정, 노사관계의 수립은 불가능합니다. 위협받으면서 하는 대화는 굴종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민주노총은 결코 권력의 탄압에 굴복할 수 없습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깊은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오늘부터 직권중재, 공권력위협이라는 정부의 반노동정책과 이라크파병 강행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삭발단식농성에 들어갑니다.

지금 처해있는 문제는 단결된 투쟁의 힘으로만 돌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단결된 투쟁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지도부의 굳센 의지만이 단결을 만들어내고 투쟁을 만들어 냅니다.

우리의 갈길은 멀고 험난합니다. 하루 아침에 전 조합원의 단결된 투쟁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첫 촛불을 들어야한다면 그것은 지도부의 책임이자 몫입니다.

동지들! 흔들리지말고 굳세게 현장을 조직해주십시오. 조합원을 하나로 묶어세우고 단결된 투쟁을 만들어 갑시다. 오늘 이 암담한 상황을 모두 함께 단결된 힘으로 헤쳐나갑시다.
                 
2004.7.2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이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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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7/21 [21:0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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