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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중심제에 국정위기, 내각제 개헌해야
김종필 자민련 총재, 특검수용해야, 이인제의원과 불화비춰
 
심재석   기사입력  2003/11/12 [11:03]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지난 11일 KBS 1TV의 토론회에 출연, 최근 정치권의 가장 큰 이슈인 대통령 측근 비리의혹 특검법 국회 통과에 대해 “모처럼 검찰이 잘 하고 있기 때문에 검찰을 잘 도와줘서 이런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특검법을 통과시킨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총재는 대통령의 거부권행사에 대해서는 “국회가 다수의 의지로 통과시킨 법안이기 때문에 대통령은 국회의 의지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총재는 불법정치자금 수사의 범위에 대해서는 “이번에 논란대상이 되고 있는 지난 대선에 범위를 한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악수하는 김종필 자민련 총재     ©자민련홈페이지
이날 토론은 KBS 1TV '위기의 한국정치 해법은 없는가'라는 주제로 각 당의 대표를 연쇄 초청한 자리로 김총재는 10일 박상천 민주당 대표에 이어 두번째로 출연했다. 또 토론자로는 윤덕수 KBS 해설위원, 김수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 이영자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가 각각 언론, 시민단체, 학계의 인사로서 참석했다.

김총재는 토론회를 통해 평소 그의 지론인 내각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현재 한국정치를 위기라고 규정하며 그 원인이 “대통령 중심제라는 제도에서 발생한 것”이고, “대선자금 불법모금, 측근비리 등 최근 비리문제의 원인도 대통령 중심제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총재는 자민련이 모델로 삼고 있는 내각제는 독일식 순수 내각제라며 “작은 정당이 정치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려는 계산된 의도는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내각제 개헌의 일정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임기 끝나기 1년 전에 내각책임제든 이원집정부제든 개헌하겠다고한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내년 총선에서 자민련의 전략에 대해 “내년에는 영호남 지역에서 한 정당의 싹쓸이는 없을 것 기대한다”며 “내년 총선 목표는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해 4당 체제중 캐스팅 보트를 쥐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개인적 욕심으로는 내년에 10선을 하고 싶지만 단정하기는 힘들다”며 “내각책임제로 정치제도를 바꾸는데 필요하다면 나설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물러설 뜻이 없음을 밝혔다. 그는 지역구는 김학원 현 원내총무에게 물려줬기 때문에 10선을 한다면 비례대표로 할 뜻을 내비쳤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인제 총재권한대행과의 불화에 관해서는 ‘잘못된 보도’라고 부인하면서도 “출판물 때문에 문제가 있어 당에 나오지 않지만 당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와야 한다”며 “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섰던 사람이 그러면 안된다”고 말해 아직 앙금이 남아있음을 드러냈다.

이인제 권한대행의 독자행보 및 관심을 모았던 여야 3당과의 제휴나 연대문제에 대해서는 패널들이 언급이 없었다. 이는 위상이 급격히 축소된 자민련의 현주소를 반영하는 듯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제기했던 재신임에 대한 입장을 묻자, 김총재는 “헌법에 저촉된다는 얘기가 있는데 대통령은 헌법에 위반될 의심이 있다면 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또한 “재신임이 되도 오늘날의 상황 바뀌지 않는다”며 인적쇄신, 국정쇄신을 주문했다.

▲김종필 자민련 총재     ©대자보
김총재는 파명문제에 대해서 “어떤 경우든 인명의 피해가 가는 판단은 신중해야 하지만 희생이 있더라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며 파병할 것을 주장했다. 더불어 그는 “우리나라는 미국과 떨어져서는 지탱하지 못한다”며 “보내려면 여단이상의 병력을 보내야 한다”고 말해 보수적인 입장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현재 현실 정치인중에 가장 오래 정치를 한 김총재는 그의 정치적 목표인 내각책임제를 이루기 위해 다시 한번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지방자치단체 재•보궐선거에서 자민련은 다시 회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때 50석 이상의 의석을 보유한 바 있고, 공동여당까지 지냈던 정당이 내년 총선에서의 목표가 원내교섭단체구성이라는 사실은 자민련의 상황이 그다지 녹록치 않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공약으로 텃밭인 충청권을 잡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에서 자민련이 내년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김총재는 서산을 빨갛게 물들일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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