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이인제, 죽은 자민련 살려 재기노리나
JP에게 도전, 구주류에 손짓, 안희정 나와도 자신있어
 
김광선   기사입력  2003/09/09 [19:43]

▲이인재 자민련 총재권한대행     ©인터넷이미지
자민련의 이인제 총재권한대행(이하 이 의원으로 약칭)이 김종필 총재에게 '2선 후퇴'를 촉구하면서 사실상 당권에 도전하고 있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8일 "당에 대한  지지도가 1% 안팎에 그치는 이상,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다"며 "자민련도 변화해야 하며 김 총재가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제 의원이 김종필 총재에게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일각에서는 "민주당 신주류 의원들의 탈당과 더불어 신당이 창당되는 것을 고려해 볼 때 스스로 위기감을 느껴 당권을 확보하겠다"라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이인제 의원의 행보는 지난7일 '디트24'(http://www.dtnews24.com)와의 인터뷰에서 자세히 드러난다.

[인터뷰 바로가기]

이 의원은 디트24와의 인터뷰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고사하고 소멸하고 마는 것이고, 세상이 어느 한 개인이나 정당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후, "자민련이 현재는 사실상 죽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 의원은 "국민 지지율이 1%라는건 지지가 없는 것"이라며, "죽은 정당이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완전히 새로 태어나야 하고, 국민을 감동시키는 놀라운 변화가 없으면 희망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 의원은 김종필 총재를 향해 "(JP가)아직 결단을 못 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인제 의원은 최근 자민련에서 일고 있는 '심대평 간판론'에 대해 "어느 한 개인에게 초점을 맞춰놓고 변화를 일으키려면 실패를 예정하는 일"이라면서 "지금은 변화의 물결 속에서 큰 목표를 세워 놓고 많은 사람들의 참여 하에 선의의 경쟁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변화의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심지사는 현실적으로 도지사이기 때문에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해 본인이 결단을 내리고 해야한다"면서 "심대평 지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기가 어렵다"라고 일축했다.

[관련기사]김광선, 위기의 자민련 내년에 다시 볼 수 있을까, 대자보(2003,8,30)

이 의원은 심대평 지사에 대해 이렇다할 언급을 삼가하고 있으나, 자민련 내부의 속사정을 드려다 보면 사실상 이인제 의원은 자민련 내부에서 팽당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게 풍긴다.

자민련으로서는 내년 총선에서 '간판'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하고, 당내 출마의원들 또한 많은 영향을 끼쳐야 하는 인물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논산에 출마할 경우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씨와 맞붙어 승리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자민련으로서는 이인제 의원을 당의 '간판'으로 내세우기란 여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의원은 디트24와의 인터뷰에서

기자: 내년 총선에 386세대 대표주자인 안희정씨가 같은 지역구에 나온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재미있는 한판 승부로 보는 유권자들이 많은데.
  
이인제 의원:(곤혹스런 표정 끝에) 뭐, 누가 나오든 나오지 않겠어요. 상대를 내가 맘대로 고를 수 없는 일이지만...상대 당에서 누군가를 공천하겠죠. 누가 나오든 신경 쓰지 않겠어요. 또, 내가 신경 쓸 일도 아니고..

라고 안희정 씨에 대해 애써 의식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내비췄다.


이인제 의원이 과연 내년 총선에서 자민련을 기반으로 출마할지는 아직까지는 알 수 없으나,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분당될 경우 이인제 의원은 구주류와 결합할 수 도 있다"라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민주당이 분당되고 구주류가 그에게 러브콜을 던질 경우 이 의원으로서는 굳이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이인제 의원이 JP에게 직격탄을 날리면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것은 향후 그가 구주류에 갈수도 있고, 아니면 자민련에 남아 충청권을 바탕으로 자신의 세력을 규합할 수도 있는 두 가지 정치적인 계산을 깔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결국 이인제 의원의 행보는 민주당이 분당이 되고 구주류가 정치세력을 규합할 때 즈음에는 명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이며, 향후 구주류가 그에게 러브콜을 던질 경우 이 의원은 이를 수락, 충천권을 기반으로하는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종필 총재는 이인제 의원의 '2선 후퇴론'에 대해 9일 오전 당무회의에서 "총선에서 반드시 국민의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자민련으로 만들어 놓고 물러나도 물러날 것"이라면서 "나와 같이 가지  않을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오늘이라도 당장 물러나주기 바란다"며 당무 2선후퇴 불가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이 의원을 여전히 팽 시키고 있어 이 의원의 목소리와 입지를 줄어들게 하고 있다.

정치의 계절, 이 의원의 진로와 선택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빛바랜 사진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이를 데 없다./정치부 기자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3/09/09 [19:43]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