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청와대에서 열릴 5자회동에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가 제외되고,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초대받은 것에 대해 네티즌들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자민련이 원내 '제3당'으로서 그만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내년 총선에서 자민련이 과연 생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자민련 당사는 '폐업한 백화점'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한때 55명의 국회의원이 당사를 시끌시끌하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국회의원 수가 달랑 전국구 5명과 지역구 5명에 지나지 않고 있다.
뿐만아니라, 당사 기자실은 먼지가 내려앉고 있으며, 하루에 한 두명 정도만 가끔 찾아올 뿐이다. 한때 200여명에 가까운 근무자들이 북쩍거리고, 정치권의 캐스팅 보트의 역할을 담당했던 그 시절은 오간데 없고, 최근 자민련은 적막감 마저 감돌고 있다.
이인제 왕따, 심대평 대안론
저물어 가는 자민련은 현재 '조용한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현재 이인제 의원과 심대평 충남지사, 그리고 이한동 전 총리가 차기 당권경쟁을 둘러싸고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이인제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해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겼고, 한때는 당내에서 '대표직 승계'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김종필 총재는 이 의원을 철저하게 '왕따' 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7월 10일 김 총재의 '친위쿠테타'적 성격이 강한 '당직자 전원 사퇴' 파문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지난 7월 9일 자민련은 당무회의를 열어 이인제 총재 권한대행과 부총재단 당무위원 등 주요 당직자 전원의 총사퇴를 의결했고, 이 사퇴안은 김종필 총재만을 제외한 전 당직자가 포함돼 있었으며, 사퇴안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김 총재와 이 총재권한대행이 불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친위쿠테타'적 사건을 두고 일각에서는 김 총재가 이인제 총재를 당에서 왕따시키고, 참신한 인물을 당의 '간판'으로 내세워 내년 총선에서 자민련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당내에서는 내년 총선을 위해, 심대평 충남지사를 '간판'으로 내세우자는 것이 중론으로 작용되고 있다.
자민련으로서는 김종필 총재를 배척해서는 안 되지만, 내년 총선에서 자민련이 10석 이상 확보하려면 확실하게 JP를 딛고 올라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입장있다. 또 차기 당 대표는 본인을 포함해 다른 출마자들의 당선까지 보장할 수 있는 확실한 인물이어야 하기 때문에 심대평 충남지사를 당 '간판'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까지 심 지사는 공식적으로 출마의사를 유보하고 있는 상태이다. 만약 심 지사가 당권경쟁에 나설 경우 그는 내년 선거에 출마해야 하고, 더불어 단체장직을 중도 사퇴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 16대 총선에서 충청권 민심이 우리를 떠난 이유는 김종필 총재의 리더십 때문이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당의 정책과 이념 때문”이라면서 “당이 변화의 중심에 우뚝 서, 수권정당으로 인정받는 것이 급선무"라고 까지 밝히고 있는 것을 미뤄보면, 심 지사는 자민련 당권도전에 나설 뜻이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한동 전총리의 노크, 관계개선부터 우선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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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 심대평 충남지사, 우측 이한동 국민연합 총재 |
자민련은 조만간 김종필 총재가 중심이 되어 광범위한 신진인사 영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새 인물군을 이끌 중심 인물로는 심대평 충남지사나 하나로 국민연합 총재인 이한동 전 총리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2001년 9월 `DJP 공조 파기' 이후 이 전총리와 JP간의 앙금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어 이 전총리가 자민련에 다시 흡수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특히 지난 4.24 재보궐 국회의원 선거때 이한동 전 총리가 만든 하나로국민연합측의 후보가 자민련 당사를 방문해 도움을 요청하자, 김 총재가 "누가 그런 놈들을 (당사에) 드나들게 했어”라고 버럭 화를 낸 것을 보면, 이한동 전총리와 JP와의 앙금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내년 총선의 승리를 위해서는 이한동 전 총리와 심대평 충남지사가 당에서 활동해야 자민련이 살아 남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어, 이 전 총리가 자민련과 함께 내년 총선을 준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종필 총재가 현재까지 차기 당대표직에 관해 확실하게 언급 하고 있지 않으나, 민주당의 신당논의가 마무리되고, 정치권이 총선전야로 흐를 때 즈음에 김 총재는 새로운 인물을 영입과 당대표직에 대해 언급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그의 속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이 변화의 바람에 휩싸이고 있고, 각 당은 망국적인 지역주의를 뛰어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가운데, 자민련이 충청권에 안주하려는 이같은 현상이 과연 언제까지 국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또 정치권에서 '인물교체론'이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과연 심대평 지사와 이한동 전 총리가 정치권의 흐름에 부합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 정치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