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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진당-창조한국당, 연대 첫날부터 '삐걱'?
원내교섭단체 공동구성 합의문 놓고 '오락가락'
 
도성해   기사입력  2008/05/23 [15:20]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이 23일 '3 포인트 제한적'이라는 단서가 달린 원내교섭단체 공동 구성에 공식 합의했다.
 
대운하 저지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 중소기업 활성화 등 3가지 사안에 공동 대처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양당은 정책을 중심으로 정당들이 유연하게 연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역사적 결단'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스스로 조건을 단 것 처럼 양당의 동거는 제한적이며 그만큼 불안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당장 첫날부터 조짐이 좋지 않다.
 
이날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의 최종 합의를 위한 회동을 앞두고 한장의 합의문이 기자들에게 배포됐다. 제목은 '자유선진당 - 창조한국당 3 포인트 한시적 원내교섭단체 공동구성 합의문'이었다.
 
그런데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완결된 합의문이 아니다"며 곧바로 대변인실 직원들에게 이 문건을 회수하라고 지시했다.
 
두 대표의 회동 이후 다시 발표된 합의문에는 '한시적'이라는 표현이 '제한적'이라는 문구로 교체됐다.
 
또 '양당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북한에 대해 인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는 문장의 뒷 부분은 '인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양당 사이에 존재하는 입장차를 줄여나가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로 수정됐다.
 
미국과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에 큰 입장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각각 '원조 보수'와 '사람중심의 진보적 가치'를 이념과 정체성으로 내걸고 있는 만큼 당연한 충돌이다.
 
이때문에 양당 안팎의 여론은 매우 좋지 않다. 이념도 정체성도 다 버리고 양당 모두 교섭단체 구성이라는 눈앞의 이익만을 쫓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자유선진당 내부에서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고 당내에서 지도력을 크게 의심받고 있는 문국현 대표와 서둘러 손을 잡을 필요가 있었나"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오죽하면 김영춘 의원과 정범구 전 의원 등이 문국현 대표와 결별했겠냐"며 앞으로의 상황을 우려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이런 지적 때문에 여러가지 안전장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 CBS정치부 도성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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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5/23 [15:2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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