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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동아 회장님은 박카스 그만 파시라
[논단] 불탈법 두둔하는 입 놀리지 말고 정몽구 회장이나 돌아오게 해야
 
서태영   기사입력  2006/04/03 [11:13]
"검찰 수사가 자칫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위축시켜 경기회복에 차질을 초래할 수도 있다"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한국의 재벌들 입에 달린 낯짝 두꺼운 소리다. 민중은 검찰수사가 노동의욕을 위축시킨다고 검찰 수사를 방해하지 않는다. 특권의식은 노동자의 것이 아니라 재벌의 것이다.
 
하물며 '신자유주의 좌파' 노무현 대통령과 부부동반 청와대 식사를 꿈꾸기나 하겠는가. 만우절날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 5단체장과의 오찬에서 강신호 전경련 회장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검찰 수사가 신속히 끝났으면 한다"고 청탁성 발언을 토해냈다. 무죄추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재벌들의 검찰수사 중단 요구는 아주 오래된 지병이다. (제발 검찰청 들락거리기 전에, 감옥가기 전에 좀 고치셔!) 
 
전경련을 비롯한 재계지도자들은 검찰수사를 방해하는 발언을 숱하게 했다. 2003년 11월 검찰이 대선자금을 전면 수사하자, 재계는 '기업 투자위축ㆍ신인도 타격'을 들먹거렸다. 삼성의 엑스파일 수사 때도 재계는 도·감청 파문 이후 투자의욕을 상실한 채 행여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회원사가 검찰수사를 받을 때 그들은 "과거는 그만 파헤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며 마치 탈법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줄곧 해왔다.
 
돈 많은 회장님들에게 멋쩍은 탈위불법성품. 감옥 가서 추하게 지병 고친다고 병원 들락거리지 말고, 이 오래된 고질병은 평소에 좀 고쳐 주면 안 되겠니? 재벌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라도 말이야!
 
전경련이 밀어준 한국경제연구원에서 펴낸 자유주의 연작물들을 두루 살펴보니, '법, 도덕, 윤리성'이 눈에 들어왔다. 자유주의의 기초가 법과 도덕을 지키는 경제주체의 윤리성에 있다는 자기과시 이렸다.

개개인에 대해 행동할 때마다 그가 살고 있는 사회를 염두에 두도록 요구하고, 또 어떤 행동이 그에게는 당장의 이익이 되지만 사회에 해악이 되는 경우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고 요구하는 것은 타인의 이익을 위해서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라는 것이 아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희생은 잠정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훨씬 더 큰 궁극적인 이익을 위해 적극적이며 비교적 작은 이익을 부정하라는 것이다. 서로 협동하여 일하고 같은 생활방식을 나누는 사람들간의 결사체로서 한 사회를 존속시키는 것은 모든 이에게 이로운 일이다. 사회의 지속적인 존립을 위해 한순간의 이익을 희생하는 사람은 누구나 큰 이익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을 희생하는 것이다. <미제스, 「사유재산과 윤리성」, 『자유주의』>
 
우리는 포식성 대기업의 희생을 요구할 꿈은 꾸지 않는다. 시장에서 자력성장했다기보다는 국가주도로 웃자라난 축적의 역사를 어느 정도는 알기 때문에 재벌들의 도덕을 논하고 싶지 않다. 우리야말로 대기업 직원을 배불리 먹여 살리는 전경련 회원사가 검찰수사 받지 않기를 재벌보다 더 원한다.

제발이지, 재벌 구미에 맞게 제정된 현행법만이라도 제대로 지키라고 명토박아둔다. 체면 구겨지게 대통령께 청탁할 일 없어 좋아, 코드도 안 맞는 '신자유주의 좌파' 대통령 앞에서 살살거릴 일 없어 좋아! 특별한 대접받으려 하기보다 준법생활을 하다보면 검찰수사 받을 일은 싹 사라질 것 아닌가. 

전경련 회장님의 검찰수사 신속 종료 발언은 그렇잖아도 힘든 국민 박카스 마시게 하는 자사제품 판촉용 말씀이었다. 전경련 회장님은 박카스 병 뚜껑 열리는 소리를 듣는가? 국민은 '시장의 성화'를 넘어 경제 주체인 '재벌기업의 성화'를 원하고 있다.

윤리도덕이 함께 하는 준법, 도덕지수 마이너스 성장하는 한국재벌의 생활신조여야 한다. 어제 현대자동차 회장님은 왜 비행기를 타고 날랐을까?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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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4/03 [11:1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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