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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근섭 양산시장 자살로 본 '검찰수사와 자살'
공통점은 검찰 수사에 대한 극도의 압박감이 원인으로 지목돼
 
강현석   기사입력  2009/11/27 [10:11]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오근섭 양산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지금까지 검찰 수사 도중 자살한 유명인사들의 사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검찰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 5월 23일 봉하마을 뒷산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때문에 임채진 전 검찰총장과 당시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이 검찰을 떠났고, 전직 대통령을 자살로 몰고간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에 검찰은 아직도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공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10일에는 김영철 전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이 자신의 집에서 목을 숨진 채 발견됐다.
 
대북사업을 진두지휘하던 고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2003년 8월 서울 계동 현대사옥 본관 12층 집무실에서 몸을 던졌다.
 
당시 정 전 회장은 불법 대북송금 등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었다. 자살을 선택한 이유는 아직까지 분명하지 않지만 검찰 수사의 압박감을 견디지 못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현대 비자금 사건을 수사했던 남기춘 대검 중수1과장은 오근섭 양산시장을 수사하고 있는 울산지검의 검사장이다. 사회지도층 인사의 자살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났던 시기는 지난 2004년 2월부터 4월에 이르는 두 달 동안이었다.
 
당시 동성여객 로비사건으로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던 안상영 전 부산시장이 지난 2004년 2월 5일 부산구치소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3월 12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돈을 전달한 혐의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 투신자살을 했다.
 
또 같은 해 4월 30일에는 박태영 전 전남지사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사비리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던 중 한강에 투신해 자살했다.
 
지난 2005년 11월 20일에는 이수일 전 국가정보원 차장이 국가정보원 도청 의혹 수사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다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모두 검찰 수사 도중 극도의 압박감을 느껴 자살한 것으로 추정됐으며 그 때마다 검찰의 수사방식에도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검찰 조사받던 오근섭 양산시장 자살, 유서 발견
양산 부산대 병원에 안치…유서 발견됐으나 내용은 아직 미공개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오던 오근섭(62) 양산시장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27일 아침 7시쯤 경남 양산시 상북면의 개인농장에서 오 시장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농장관리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오 시장의 시신은 양산 부산대 병원에 안치됐다. 오 시장이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됐지만, 아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오 시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으며, 이날 오전에도 피내사자 신분으로 울산지검에 출두할 예정이었다.
 
오시장은 관내 건설업체로부터 농업용지를 산업용지로 전환시켜주는 대가로 수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동안 오 시장의 친인척과 주변 인물에 대한 금융계좌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조사를 진행해 왔으며, 오 시장이 소환되면 뇌물수수 혐의점에 대해 집중조사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단 검찰의 수사를 받아오던 오 시장이 심적 부담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오 시장은 2004년 양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며, 2006년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박희태, 양산시장 자살 "청천벽력같은 비보"
 

오근섭 양산시장의 자살과 관련해 지난달 재선거를 통해 양산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은 "청천벽력같은 비보에 뭐라 할 말을 잃었다"며 침통해했다.
 
박 의원은 "애통한 가슴을 안고 양산시민과 함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고인의 뜻을 받들어 큰 양산을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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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1/27 [10:1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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