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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어학회 다시 일으키고 우리말 큰사전 만들다
[한글 살리고 빛내기12] 1945년 8월 15일은 우리말과 조선어학회도 해방된 날
 
리대로

1945815일 일본이 연합군에 항복을 하게 되니 우리는 해방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말 사전(말광)을 만들다가 일본 경찰에 끌려가 함흥형무소에 갇혀있던 조선어학회 간부들도 풀려났다. 우리나라만 해방이 된 것이 아니라 우리말도 해방이 되었고 일제 강점기 우리말을 지키고 살리는 일을 하던 조선어학회도 다시 살아나게 된 것이다. 한글이 태어나고 자연 상태로 놔두다가 대한제국 때 나라에서 국문연구소를 만들고 주시경과 지석영 들이 우리 글자를 나라 글자(국문)로 쓰일 수 있는 길을 닦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제국에 나라를 빼앗기면서 모든 일이 물거품이 되었다. 그렇지만 1908년에 주시경이 만든 민간단체인 국어연구학회한글모로 이름을 바꾸고 그 일을 계속했다.

 

그런데 1914년에 주시경이 갑자기 이 세상을 떠나게 되어 활동이 주춤하다가 1919년에 그 제자들이 중심이 되어 조선어연구회로 이름을 바꾸고 우리말을 가꾸는 일을 다시 시작했고 1929년에 조선어사전편찬회를 만들고 우리말 말광(사전)을 만드는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1931년에 조선어학회로 모임 이름이 바뀐 뒤 제대로 된 사전이 나오려면 먼저 해야 할 한글맞춤법과 표준말 정하기 들을 마치고 1942년 사전 조판에 들어가려할 때에 일본 경찰은 이 일을 하는 조선어학회 회원들을 옥에 가두고 조선어학회를 해산시켰다. 그리고 우리말을 살리고 가꾸는 일은 독립운동이라면서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그 일을 못하게 한 것이다.

 

▲ 2011년 이근엽(81살) 연세대 명예교수가 한글학회에 와서 이대로(오른쪽)를 만난 찍그림.     © 리대로

 

 

그리고 1945년 일제가 연합군에 항복하면서 함흥형무소에서 옥살이하던 조선어학회 회원들도 817일에 풀려나게 되었다. 그때 저절로 풀려나게 된 것이 아니고 사연이 있었다. 2011년 한글학회로 연세대학교 이근엽(81) 명예교수가 한말글문화협회 대표로 있던 나(이대로)에게 그 때 함흥형무소에서 풀려나던 이야기를 증언해주었다. 이 교수는 내 나이 여든 한 살이 되니 기억력도 떨어진다. 죽기 전에 함흥형무소에서 풀려나오던 분들 이야기를 한글학회에 말해주고 싶어서 왔다. 그 때 나는 15살 학생이었다. 시인 모윤숙의 오빠인 모 선생님이 함흥형무소 책임자에게 왜 해방이 되었는데 조선어학회 분들을 풀어주지 않느냐고 따져서 817일에 풀려나오게 되었다며 환영을 나가자고 했다. 그 때 어른들과 교회 학생 30여 명이 함께 나갔었다. 그런데 한 분은 들것에 실려서 나오고, 어떤 분은 절뚝거리고 나오는데 모두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라고 그 때 본 처참한 모습을 말해 주었다.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48명이 일본 경찰에 끌려가 조사를 받고 33명이 입건되어서 모진 고문과 옥살이에 이윤재, 한징 두 분은 1943년에 돌아가셨는데 이극로, 최현배, 정인승, 이희승 네 분만 남았었다. 만약에 그 때에 해방이 안 되고 몇 해 동안 더 옥살이를 했더라면 돌아가시는 분도 더 나오고 우리말도 살아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끔찍해 했다. 그 때 최현배 선생은 옥에서 나와 몸이 회복되지 않은 한 달 뒤인 918일에 미국 군정청 편수국장을 맞고 한글로 교과서를 만들게 했고 회원들은 조선어학회를 다시 세우고 일본이 못 쓰게 한 우리말과 이름을 도로 찾아서 쓰고 국어교사양성소를 차리고 한글로 교육을 할 수 있는 선생을 양성했다. 1946년부터 한글날을 공휴일로 정하고 한글 알리기에 숨 가쁘게 움직였다.

 

▲ 1945년 조선어학회를 다시 세우고 11월에 찍은 회원들. 앞줄 두루마기 입은 이가 이극로.     © 리대로

 

 

일제 강점기 외국 유학을 가서 박사 학위도 받고 대학을 나온 분들이 저 한 몸만 잘 살자면 편하게 살 수 있는 길이 있었지만 험하고 어려운 겨레말 살리는 일을 한 조선어학회(한글학회)가 있었기에 광복 뒤 바로 우리 말글로 공문서도 쓰고 교과서도 만들 수 있었다. 참으로 훌륭한 분들이고 고마운 분들이었다. 이렇게 애쓰는 분들을 하늘이 도왔는지 1945103일 서울역 창고에서 일본 경찰에 빼앗겼던 사전 원고가 발견되었다. 그래서 바로 우리말 사전 만들기에 나섰는데 많은 종이와 돈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었다. 간신히 미국 원조와 애국지사들이 도와주어서 194710월 첫 권이 조선말 큰 사전이란 이름으로 을유문화사에서 냈다.

 

그런데 1948년 남쪽은 대한민국이 북쪽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두 나라가 되어서 1949년에 나온 2권부터는 사전 이름에서 조선말이란 말은 빼고 큰 사전이란 이름으로 1957109일에 마지막 6권이 나왔다. 주시경이 끝내지 못한 말모이를 50여 년 말에 해냈다. 이극로가 1920년대 유럽에 유학을 가니 선진국들은 모두 제 나라 사전이 있는데 우리는 사전이 없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1929년 귀국해 조선말사전편찬회 조직에 앞장서면서 시작한 일이 28년 만에 164125 낱말이 들어간 6권짜리 큰 사전이 완간된 것이다. 일제 때에 이윤재, 문세영 들이 만든 한 권짜리 사전은 있었으나 제대로 된 사전은 우리 역사에서 처음이었다. 목숨까지 바치며 큰일을 한 분들에게 고마운 절을 할 보람찬 일이다.

 

▲ 왼쪽부터 일제 때 사전 만들고 있는 조선어학회 회원들과 1957년에 완간된 큰 사전 6권     © 리대로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기사입력: 2021/01/11 [22:59]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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