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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노무현' 만든 노하우, 누구것인가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 관리, 노풍만든 네티즌에게 돌려줘야
 
서태영   기사입력  2004/08/03 [17:33]
인터넷 청와대로 가는 잘 알려진 길은 세 갈래다. www.president.go.kr이나 www.cwd.go.kr, www.knowhow.or.kr 가운데 각자 익숙한 대로 주소 하나를 골라서 치면 된다.

청와대 누리집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과 확실하게 단절하고 개인 누리집으로 대체되었다. 국민의 정부 때 www.cwd.go.kr이 행정 색채가 강했던데 비하면 '노무현과 함께 하는 우리들'(www.knowhow.or.kr)은 노무현 개인 색채가 강하다. 청와대 패러디물 사건으로 비화된 것도 홈페이지 운영을 개인 홈페이지에 맞췄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문책당한 청와대 홈페이지 관리 실무자는 옛날 '노무현과 함께 하는 우리들'- 이하 '노하우'- 시절부터 관리하던 사람들이 해온 것으로 확인되었다.

인터넷 대통령이 운영하는 누리집답게 인기도 또한 대단하다. 그 아래 국무총리실 산하의 국정브리핑 또한 급성장해 랭키닷컴 성적순으로 연초에 1천등 권에서 현재 456 위로 펄쩍 뛰어올랐다. 479등의 청와대 위에 올라서는 하극상을 보일 만큼 쾌조다. 인터넷 공화국의 인터넷 참여도는 참여정부를 구현했다고 평가할만하다.  

▲ 99년에 최초 등록한 노하우의 도메인 등록인은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 비서실로 바뀌었다.     © 서태영

지금의 청와대 누리집을 보면 꼭 서민대중들이 살던 공영아파트를 수용해 재개발한 부유층의 대저택 느낌이 든다. 정치인 홈페이지이다 보니 관리자의 과도한 편집증이 가끔 네티즌의 자율성과 충돌을 빚기도 했고, 그것이 비판 성향의 누릿꾼들로부터 반감을 샀는지 모른다.

그 잡다하고 오랜 게시판의 글들은 싸그리 사라지고 잘난 사람들의 글들만 전시되어 있다. 거기엔 옛날 '노하우'를 빛냈던 요안, 논리, 똘똘이, 인학, 눈송이, 미둥, 노마아빠, 유지군, 그냥, 일모도원, 엄지, 일몽, 포청천, 잠시(zamsi), 하지인, 무크, 도통이, 머리와 대가리, 구름다리(sj), 하동, 사평역에서, 노래하고 싶다, 그 나그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꼴통 취급을 받았던 권정도, 김상경, 김성의 자취도 잠적했다. 그땐 노무현을 적극 비호해도 노빠라고 욕먹지 않았던 호시절이었다. 어느새 '겸손한 권력'을 염원했던 사람들의 '노하우'는 실물권력으로 휘발되고, 보통사람들이 아웅다웅했던 흔적은 발견하기 어렵다. 

'노하우'가 지어준 '노풍연가'는 흘러간 옛노래가 되었고, 어제의 동지들은 등을 돌리고 지청구를 대는 고약한 현실에 직면했다. 누구는 냉랭해 하고 누구는 아직도 식지 않은 열정을 간직하고 있다. 당신들이야말로 노무현 대통령보다 더 성공해야 할 사람들이라는 걸 잘 안다. 그 열정에 침을 뱉고 나무랄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래서다. '노하우'는 냉정과 열정이 공유하는 기념물로 간직하는 것이 좋을 같다. 공유자산이라고 할 인터넷을 사유화하는 것은 결국 누릿꾼-네티즌-의 입장에서 보면 죽쒀서 개준 꼴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지금 '노하우' 등록자는 청와대 비서실로 확인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인터넷을 통해 권력을 얻었다. 그것만으로도 새로운 세계를 연 것으로 평가받는다. 
  
성공한 정치웹진 원조는 '노하우'였다. 그 성공의 결과 '노하우'는 청와대로 팔자를 고쳤다. 열정의 사람들 또한 성공했다. 다들 책임회피하는 마당에 권력도 부려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열정엔 그 진정성마저 비장하게 다가온다. 이회창이냐 노무현이냐가 주요한 논쟁지점이었다면, 3세대 정치웹진이 지향해야 할 것은 정치웹진을 소유권자의 정치성에서 해방시켜 그 점유권을 사회화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나는 '노하우'는 청와대에서 관리할 것이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 사이버 기념관으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이 등록하고 대통령을 만들어냈다고 청와대 홈페이지로 활용하는 것은 무리한 자가발전이다. 인터넷은 도메인 소유자가 가장 힘이 세다. 우리는 그것을 지난 2003년 5월 정치웹진 서프라이즈(www.seoprise.com) 분쟁에서 선행학습을 했다. 서프라이즈 1차 분쟁 때 도메인 등록자가 또이름(아이디), 열쇠글(비밀번호)를 쥔 자보다 강력한 힘을 가졌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나는 지금 그것을 해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하우'가 대중적으로 성공한 1세대 웹진이었다면 '노하우'의 사회화는 3세대 정치웹진의 새길을 여는 서막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 편집위원 

* 필자는 보도사진닷컴(www.bodosajin.com) 편집장입니다.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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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8/03 [17:3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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