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추가파병 강행을 합리화하기 위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보고서를 누리집에 게재한 것이 설상이었다면, 박근혜 의원 패러디사진 파문은 가상이었다.
바람 잘 날 없어라.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는 성경 말씀처럼 “인터넷으로 흥한 자, 인터넷으로 망한다”는 선례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까. 청와대 누리집이 시끄러운 틈을 타고 서영석파문은 일단락되어 가는 분위기다. 허나 서영석씨 파문으로 불거진 서프라이즈 문제를 묻어두고 가면 미봉에 그친다. 반드시 털고 가야 한다. 청와대 직원 몇 명 직위 해제된 것에 안주한다면 비판의 진의를 의심받아야 한다. 대통령에게 사과를 구걸하는 한나라당이 그 경우다. 논점이탈하면 여론의 뭇매를 얻어맞아야 한다. 계속되는 청와대의 서프라이즈 밀어주기에 제동을 걸어야 문제의 본질이 정리된다. 정론지라면 이 문제를 건드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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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누구나가 네티즌일 수 있지만 국민일보 정치부장 서영석씨도 네티즌이라니 네티즌의 위력이 느껴진다. 솔직히 속보인다. 대통령선거 때 등장한 네티즌 칼럼은 서프라이즈의 전신이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 보도사진닷컴 |
쿠데타를 해서 권력을 갈취했거나 투표를 통해 집권에 성공한 권력이거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통치매체를 육성한 점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미숙아 한국방송공사(KBS), 전두환 대통령 사생아들인 통폐합당하지 않은 신문사들, 김영삼 대통령 친 아들 케이블방송, 김대중 대통령 늦둥이 위성방송, 노무현 대통령이 산통을 겪고 있는 미국식 디지털 방송, 청와대가 숨겨놓은 자식 서프라이즈. (따지고 보니 시장지배력이 낮은 신문사들은 울화통이 터질 법도 하다.) 이 언론사들은 권력과 손을 잡고 성장을 구가한 통치매체에 속한다 하겠다. 이들 언론은 민중의 대변지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권력의 똥개라고 하는 편이 옳다.
서프라이즈는 공인받지 않은 권력이다. 노짱을 팔며 급성장한 서프라이즈의 비사는 언론의 성장이 정치권에 줄대고 터다지기를 시작하면 오래가지 않아 곤란에 빠진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결코 언론일 수 없는 서프라이즈는 좋게 평가해주자면 정론에 물타기나 일삼는 변종언론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사실상 언론을 빙자한 집권세력의 여론관리 매체다.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가감을 억제하고 이실직고 해야 한다. 서프라이즈의 여론왜곡이 크게 기여한 대목은 노무현 정부를 집권하지 않았어도 별로 아쉬울 것 없는 정권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점이다. 정권의 홍위병 노릇 제대로 하려면 정보든 여론이든 왜곡하려 들면 안된다. 거기서 민심이반하는 통치가 비롯되기 때문이다.
평소 '민노세균'이라고 민주노동당을 세균취급했던 서영석 고름이 곪아터지기 전에 고약발랐다. 세균본색이 들통난 것이다. 청와대는 인사청탁을 아무한테나 하는 것으로 매듭지었다. 참여정부도 급했던 모양이다. 급한 불 끄는 모습이 보인다. 유시민 의원은 인사청탁 하는 사람보다 인사청탁 들어주는 인사권자가 나쁘다는 식으로 인사청탁한 서영석씨를 두둔하고 나섰다. 아침편지 애독했던 사람들 가운데 절독한 사람들 적지 않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한 국민이 죽었는데 만두나 먹자고 귀신씨나락 까먹는 소리나 해대는 권력집단에 대해서는 그 출신성분이 운동권 성골이라 하더라도 정부미를 밀어내고 니기미를 입에 올린다. 욱하는 심정을 억누르고,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출신성분으로 보나 직업으로 보나 공통의 연결고리가 없는 이들을 내통하게 해주는 것은 두 사람이 노빠주식회사= 서프라이즈의 최고권력 실세라는 점이다.
권력은 최고 권력자와의 거리에 의해 결정된다. 민중의 할애비 출신이라도 최고 권력자가 되면 알랑방구 끼는 넘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가장 쉽게 권력자 곁으로 가는 길은 애교며 아부다. 여기서 "아부와 아첨의 소리를 좋아하는 대통령 개인의 취향이 야기한 사건"(진중권)인 인사청탁 파동이 비롯되었다.
서영석씨는 청와대 홈페이지에 칼럼 납품한 사장 권력주변의 의혹은 의혹과 함께 잠복할 따름이지 사라지지 않는다. 서영석씨가 정동채 문관부장관 이름을 팔 수 있었던 언저리에는 그 자신 청와대에 네티즌 칼럼을 납품하는 유사언론사 사장님이었기에 가능했다. 이번 인사청탁 사건은 단순한 청탁파동이 아니라 정치웹진 서프라이즈가 권력기관이라는 데에서 비롯되었다고 봐야 한다. 청와대는 서영석씨가 대통령 명함을 팔지 않은 게 오히려 고맙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는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네티즌들을 거느리고 있는 서프라이즈의 사장님이었고, 서프라이즈에 올라온 글들은 대부분 청와대 홈페이지 네티즌 칼럼으로 옮겨졌다.
서프라이즈는 사실 '노로뽕'을 공개적으로 복용할 수 있는 정치공간이었다. 정치폐인을 양산하는 '노로뽕'을 서프라이즈에 상습적으로 공급해온 곳은 놀랍게도 청와대였다. 이들 노로뽕 환자들이 눈꼴사나운 까닭은 고장난 확성기 노릇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가 '노로뽕'-노로뽕은 나이롱뽕이었던 셈이다- 공급을 중단해야 여론이 바로 선다. 읍참마속의 비장한 결단으로 싹수 노랑 네티즌의 권력중독현상 치유에 적극 나서야 한다.
'노빠고백소' 서프라이즈가 랭키닷컴 선정 정치웹진 부문 1위를 차지한 것은 청와대빽이 작용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인터넷의 자율성은 무너졌다. 외부의 입김으로 뜨고 진다. 어쩌다가 인터넷 문화가 요지경에 이르렀는지 통탄할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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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누리집의 <화제의 칼럼>은 꼼꼼히 챙겨보면 상당수가 서프라이즈에 게재된 글들이다. 서프라이즈가 화제꺼리가 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 보도사진닷컴 |
서영석씨의 인사청탁 사건은 청와대로부터 특별한 사랑을 받은 '서프앙'들의 파산선고라는 의미를 띠겠지만, 아직도 고개 빳빳이 쳐들고 "정신차려할 것이 서프라이즈 뿐이겟습니까?"하고 기고만장해 있는 것을 보면 적반하장도 유분수고, 권력중독현상에 빠져든 정치폐인들의 광기를 실감하게 될 따름이다.
.....호랑이에게 대들지 않으면 안 된다는 뭔가 절박한 사정이 있다면 그때는 죽기 아니면 살기로 뭉쳐서 대들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그 행동이 성공하여 호랑이를 죽이던 아니면 설사 그 행동을 하던 동물들을 호랑이가 죄다 물어 죽였다고 해도 그러고 나면 호랑이는 충격을 먹어서 결국 그 동네를 떠나게 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호랑이를 잡자는 것입니다...... <마케터> 서프앙들은 자신을 까치라고 믿는 까마귀들인 모양이다. (정신차려 이 친구들아, 당신들이 호랑이다!) 네티즌 우롱극이라고 비판해도 뭐할 판에, 호랑이 비위 맞추는 소리나 하고 있어서야 어떻게 "너흰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서프라이즈는 결과적으로 노무현 정부를 망가뜨린 주범이다. 거기에 나오는 논객들은 잘났거나 못났거나 노심을 설파하려고 안달이다. 절대 지지율로 추락해도 조중동타령이나 복창하면서 그래도 "노빠가 최고야"라고 통성고백 놀음이나 하고 있다면 그 권력지지층은 뽕맞은 꽃들에 별 다름없다. 이런 청승맞은 꽃들에게 무슨 희망을 구하겠는가.
서프라이즈의 대주주 서영석씨가 손을 뗐다고 서프라이즈가 정화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권력을 맛본 통치매체는 권력으로 기동하는 버릇에 길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사사건건 수구를 핑계삼고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는 유언비어를 살포하면서 권력의 음지에서 기생한다. 서프라이즈의 앞날은 서프라이즈 사람들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다.
서영석씨의 서프라이즈 사퇴보다 더 중요한 일은 청와대가 서프라이즈를 편파 지원하는 일을 중단해야 하는 것이다. 청와대가 진작에 했어야 할 일인데 시정이 안 되고 있다. 청와대는 자전거 경품보다 더 극진한 서프라이즈 밀어주기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당장 화제의 네티즌칼럼을 서프라이즈에서 퍼서 올리는 일을 그만 두기 바란다. 청와대 누리집을 '노하우(노무현과 함께하는 우리들)'처럼 관리할 필요가 남아 있는가? 캡처된 화면에서 미풍, 하나의 조국, 노란우체통을 빼면 네티즌 칼럼은 대부분 서프라이즈에 올라온 글로 도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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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가 선호하는 누릿꾼 명단. 이들 대부분은 서프라이즈에 글을 쓰는 사람들이다. © 보도사진닷컴 |
청와대 담당자는 아직도 뭐가 잘못되었는지를 모른다. 청와대 누리집을 노짱 복음을 전파하는 '노하우'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왜 신분상승에 걸맞는 처신을 하지 못하는가. 계속해서 대통령을 박해받는 약자로 생각하고 있다면 청와대 보좌진의 실수는 그치지 않을 것이다. 당신들의 노짱이 대통령인 줄도 모르고 청와대가 마치 경선캠프인양 박근혜 대표 패러디 사진을 게재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의 서프라이즈 편파지원은 자전거경품보다 더 나빠 그런데 정치웹진 1등 서프라이즈가 건재한데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11.3% 수준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http://www.ksoi.org)가 티엔소프레스(TNS)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다. ‘매우 잘하고 있다’는 열성 지지파는 불과 1.2%에 불과했다. 반면 ‘잘 못하고 있다’는 41.2%로 나왔다.(경향신문 인터넷판 7월 19일치) 열린우리당 지지층으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소리다. 조중동의 공세 탓으로 돌릴 일은 아니다. 이런 결과를 지지층의 이탈에서 찾지 않으면 그 악화일로는 더욱 더 가속화할 것이 뻔하다. 그것은 아무도 환영하지 않은 우리 모두의 죽음으로 기록될 것이다. 지지층으로부터 구박받고 기득권 세력들에게 무시당하는 대통령의 백성 노릇은 노빠생활보다 힘들다. 제발 노발대발하는 민심을 받아들이기 바란다. 신행정수도 건설을 내세우는 논리는 한심스럽게도 박정희 전 대통령을 팔고 다닐 정도로 참여정부는 타락했다. 최소한 군부독재의 계승자로 변절한 정권으로 낙인찍히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노무현이 읽은 박정희』라도 짜깁기할 요량인가?
조중동을 극복하지 못하고 대립각 세우기로 작정한 집권세력의 허접한 선명성을 수정해야 한다. 조중동을 때려잡고 싶다면 조중동을 때려잡을 언론이 경쟁할 수 있는 시장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청와대가 할 일이다. 화풀이식 신경전을 벌이면 정쟁에 도움이 되는지 몰라도 갈 길 바쁜 언론개혁에 발목을 잡는다는 것을 왜 모르시나. 서영석씨 인사청탁 사건을 계기로 청와대의 언론관이 정상화되기를 바란다. 집권하기 전부터 조중동 핑계를 귀따갑게 듣다보니 이제는 조중동이 이리로 들리고 청와대 주변사람들은 양치기 소년으로 보일 정도라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 마녀사냥식 통치는 중세의 통치수법 아니었던가. 조중동이 미워도 조중동을 마녀삼는 정부는 중세의 봉건권력쯤으로 후퇴한다. 지금의 참여정부가 노빠들에게만 신성한 종교권력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앞선 노대통령 시절 6공6신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우정 배신(전두환 배신-지지자 배신)」 「참는 데 귀신」 「외교 굽신」 「경제 망신」 「정책 등신」 「치안 불신」" 아마 그때 노태우 정권을 향해 물태우정권 "6공6신"하고 놀려댔던 그 말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당혹스럽다. 청와대는 앞으로 우리를 얼마나 당혹스럽게 할 것인지. 사랑에 속고 돈에 속고 권력에 속아가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
* 지금도 청와대 누리집 운영자는 서프라이즈 논객들의 글을 <화제의 칼럼>으로 동봉해 보내고 있다. 내가 가장 최근에 받은 청와대 매일매거진 96호는 열린우리당 서울시당에 근무한다는 '노란우체통씨'가 쓴 <
서해바다, 제부리 연어의 독백> 서프라이즈 논설위원 마케터씨가 쓴 <
서울 공동화? 그럼 런던은 사막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