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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사퇴, 부산경남 '효과있다' 너무 늦어' 평가갈려
부산경남 후보들, '긍적적 결단이지만, 너무 늦은 감' 평가는 일치
 
심재석   기사입력  2004/04/13 [11:32]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갑작스런 비례대표, 선대위원장 사퇴가 17대 총선의 마지막 변수로 떠올라 정치권이 촉수를 곤두세우고 있다. 유례없이 박빙지역이 많은 이번 총선에서 정 의장 사퇴가 1~2%의 표심만 움직여도 20석 안팎의 의석수를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경남지역의 표심이 정 의장의 사퇴에 맞물려 어떻게 흐를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지역은 수도권과 함께 이번 선거의 최고 관심지역으로 꼽히고 있을뿐더러 열린우리당 선거 판세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역이다.

이에 따라 <브레이크뉴스>는 정 의장이 사퇴선언을 한 후 하룻밤이 지난 13일 오전, 부산경남 지역 우리당 후보자들 중 박빙으로 분석되는 후보자들에게 지역 분위기를 물었다.

후보자들의 평가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 가운데, 시기에서 '너무 늦었다'는 평가를 하는 후보가 대다수였다. 대체로 일단 지역에서 하락세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 의장의 결심을 높게 평가했지만, 경남지역 일부 후보들은 "문제는 한나라당의 조직력"이라면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여성 맞대결로 관심을 끌고 있는 부산 연제구 노혜경 후보의 한 측근은 "이제 우리도 할 말이 생겼다"면서 반색을 표했다. 그는 "노인들이 정 의장의 말실수 얘기를 많이 꺼낸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제 한나라당에서 노인폄하발언으로 공격해 와도 반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 의장의 말실수가 언론의 과장보도로 인해 이렇게 까지 흐른 것에 대해 안타깝다"면서 "사퇴시기는 적절했다고 본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공안검사 대 사형수라는 이색 대결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바 있는 부산 북강서갑의 이철 후보측은 "아직 달라졌는지 감지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불리하게 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정도 말실수로 큰 책임을 지게 돼 안타깝다"면서 "시기는 좀 늦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 지역은 어차피 투표율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것"이라면서 정 의장 사퇴가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을 표했다.

참여정부의 행자부장관을 역임했던 최낙정 후보(서구)측의 김영수 홍보팀장은 "아침 유세를 보니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4명중 1명은 노인발언 얘기를 꺼내면서 딴지를 거는데, 오늘은 그런 분이 없었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시기가 좀더 빨랐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지난 일요일(11일) 기자회견에서만 했어도..."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청와대 국정홍보처장을 지내고 부산 진갑 지역에 출마하는 조영동 후보는 "뉴스를 본 사람은 좀 누그러진 것 같긴 한데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이장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는 박희태 후보와 경남 남해.하동지역에서 맞붙는 김두관 후보측은 "미미한 변화만 있을 것"이라면서 "너무 늦었다"고 평가했다.

정해주 후보(경남 통영.고성)측은 "차라리 발언이 문제가 된 직후에 사퇴했으면 몰라도, 지금까지 버텼으면 끝까지 가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노인 발언으로 지지율을 한 20%는 까먹은 것 같지만, 우리가 5000~10000표 차이로 이길 것"이라고 승리를 장담했다.

열세로 분류되는 이만기 후보(경남 마산.갑)측은 "아직 큰 변화가 없다"면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어차피 이 지역에서 정 의장의 발언이 표심에 큰 영향을 미쳤다기 보다는 탄핵으로 움츠러든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말문을 틔우는 역할을 했고 행동을 자유스럽게 만들어준 효과가 있었다"면서 "문제는 조직력"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국회의원까지 포기한 정 의장이 '화끈하다'는 점에서 부동층을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는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등포 당사에서 단식농성중인 정 의장은 13일 오전 '당원 동지들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대통령을 탄핵한 한나라, 민주, 자민련이 4월 15일 저녁 승리했다고 만세 부르는 광경을 상상할 수 없고, 이를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책임완수도 중요하지만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을 알려내는 일이 더 급박하다"면서 "모두 현장으로 달려가 달라"고 호소했다.

더불어 당내에서 비례대표 후보 등이 동조단식을 하려하자 "단식은 여러분의 몫까지 제가 혼자 하겠다"면서 "국민 속으로 달려가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일각에서 '당의장'직을 사퇴하지 않은 것에 대한 뒷말이 일자, "의장직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선거결과에 무한 책임을 질 것"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정 의장이 마지막 유세일정을 소화하지 못함에 따라 김근태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유세일정을 변경하고 있다. 이날 김 대표는 국회에서 단식 중인 소장파 의원들과 함께 신촌을 방문하는 등 수도권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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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4/13 [11:3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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