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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정치웹진 서프라이즈에 창간 1주년 축하기고문 보내
 
대자보   기사입력  2003/10/28 [12:33]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정치웹진 서프라이즈 창간 1주년을 맞이해 축하기고문을 보냈다. 서프라이즈는 노대통령을 지지하는 네티즌들이 이용하는 사이트로 대통령이 인터넷언론에 기고문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대통령은 “인터넷의 확산은 우리 모두에게 말할 수 없이 큰 영향을 미쳤지만 특히 저와의 인연은 각별한 것”이라며 “정치인으로서 고비를 맞을 때마다 힘과 용기를 주는 든든한 후원자요 버팀목이 되어주었다”고 말했다. 또한 “인터넷이 신문, 방송과 함께 우리 사회의 여론을 형성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핵심 언로(言路)로 자리잡았다”며 “서프라이즈와 같은 인터넷 언론이, 토론 속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찾고 국민적 합의를 모아나가는 넓은 마당으로 더욱 성장해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서프라이즈 창간 1주년 대통령 축하기고문 전문이다.


참여 민주주의의 광장, 인터넷 언론
서프라이즈 창간 1주년 대통령 축하기고
  

서프라이즈 창간 첫 돌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서프라이즈 필진들의 열정과 노고에 경의를 표하고, 네티즌 여러분께도 반가운 인사를 전합니다.

1980년대 초반,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이란 책을 읽고 지식정보화의 미래에 대해 처음 접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그것이 저와 어떤 연관을 가질 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습니다.

인터넷의 확산은 우리 모두에게 말할 수 없이 큰 영향을 미쳤지만 특히 저와의 인연은 각별한 것이었습니다.

2000년 4월 총선에서 낙선하고 ‘노사모’가 만들어진 것도 인터넷을 통해서였고, 네티즌들의 성원과 도움 없이 과연 대통령 후보가 되었을 지도 의문입니다. 대통령 선거 하루 전 날 단일화 합의가 파기됐을 때 수많은 네티즌들이 밤을 지새며 보내주신 성원과 격려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네티즌 여러분은 제가 정치인으로서 고비를 맞을 때마다 힘과 용기를 주는 든든한 후원자요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지식정보화 시대의 한 복판에 살고 있습니다. 직장인과 주부, 학생들의 하루가 인터넷을 클릭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신문, 방송과 함께 우리 사회의 여론을 형성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핵심 言路로 자리잡았습니다.

무엇보다 인터넷은 정보를 일방적으로 받는 입장에서 벗어나 수용자의 의견과 주장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는 언론 공간입니다. 정보 흐름을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위주의 시장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서프라이즈만 하더라도 필진들의 번득이는 통찰력과 혜안이 매일매일 지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많은 네티즌들이 댓글을 붙여가며 열띤 토론을 벌입니다. 어디에서 그런 창의적인 생각과 자발적인 의욕이 샘솟는지 놀라울 뿐입니다. 참여 민주주의 시대를 정말 실감하게 됩니다.

저도 비서실을 통해 좋은 제안들을 보고 받기도 하고, 직접 인터넷에 들어가 여러분의 충고에 귀를 기울입니다.

또 한가지 인터넷 언론의 특징은 다른 매체에 비해 물리적인 제약이 덜 하다는 점입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은 물론 편집권에 있어서도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않습니다.

모든 사실이 시시각각 있는 그대로 전파되고, 오직 독자들의 평가에 의해서만 견제를 받습니다. 현안에 대한 신속하고 다양한 여론을 한꺼번에 읽을 수 있는 곳도 인터넷 언론 공간입니다.

서프라이즈가 창간 일 년만에 하루 수만 명이 드나드는 영향력 있는 매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빠르고 깊이 있는 분석으로 독자들의 높은 신뢰를 얻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터넷 언론이 가진 또 하나의 강점은 투명성에 있습니다.

정보 독점과 그로 인한 특권, 밀실 야합과 같은 구시대적 양태는 인터넷 공간에서 용인되지 않습니다. 모든 정보가 숨김없이 공개되고 공유되며, 네티즌 한 사람 한 사람이 감시자와 비판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이나 몇몇 언론의 주도에 의해서 현안에 대한 해법을 얻거나 국가 진로가 정해지는 시대가 아닙니다.

사회적 공론을 모으는 투명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토론을 벌이고 중지를 모으는 데 있어 인터넷만큼 효율적인 공간은 없습니다. 쟁점 현안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의견도 검색을 통해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참여의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사회적 의제 설정 기능에서 인터넷 언론이 갈수록 힘을 얻어가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일 것입니다.

서프라이즈와 같은 인터넷 언론이, 토론 속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찾고 국민적 합의를 모아나가는 넓은 마당으로 더욱 성장해가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보여 준 네티즌 여러분의 성원과 열망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저는 뜨거운 눈물과 감동, 감사하는 마음으로 선거를 치르면서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역사에 남는 성공한 대통령은 되지 못하더라도 부끄러운 대통령은 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8개월이 지났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솔직히 역부족인 일이 적지 않았고, 네티즌 여러분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처음 가졌던 다짐 그대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서프라이즈 창간 1주년을 축하드립니다.

2003년 10월 28일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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