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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권의 우경화와 개혁진영의 역사적 과제
참여정부의 '친미보수화'를 개혁진보진영이 제어해야
 
이용길   기사입력  2003/10/28 [11:03]

최근 청와대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 제도개선팀 전문위원인 임원혁 박사가 정부의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에 반대하여 위원회측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급속히 보수화 예속화되어 가고 있는 노무현 정부 내 개혁적 민족적 진영에게 향후 그들이 나가야 할 방향에 커다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고 사료된다.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최근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에 대해서 이를 반대하고 규탄하는 국민들의 저항 강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현 정부 내에서는 이번 파병 결정에 대해서 명확하고 뚜렷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는 못하다. 단지 청와대 내 유인태 정무 수석을 비롯한 몇몇 참모진이 이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는 있다.

사실 현 노무현 정부 내에는 개혁적 자주적인 인사들이 일정 정도 포진해 있다. 그러나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노무현 정부 내에서도 정치적으로 보수적이고 대외적으로 친미 사대적인 인사들이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 역시 대선 과정과 집권 초기의 개혁적이고 자주적인 관점에서 이탈하여 보수적이고 친미 종속적인 경향으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노무현 정부 내에서 개혁적 민족적 성향의 각료와 정책 참모진의 입지는 갈수록 협소해지는 듯하다.

사실 해방 이후 외세와 종속적 파시즘 세력에 대항하여 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자주화를 위한 국민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지속되었다. 그 결과로 군사 파시즘 체제가 종식되었고 YS 문민정부와 DJ 국민의정부 이후 한국 사회는 보다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출범한 노무현 정부이기에 국민들은 현 정부가 한국 사회의 민주적 자주적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노무현 정부의 현 정책 기조는 국민들이 절실히 바라는 한국 사회의 역사적 과제로부터 급속히 이탈하는 듯하다.

특히 이번 정부의 추가 파병 결정은 세계 체제에서 그 지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한국의 대외적 위상을 추락시킴으로써 역사적 과제인 한국 사회의 자주화에 커다란 치명상을 안겨 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므로 현 정부 내 개혁적 민족적 진영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역사적 과제를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실현해 나갈 수 있는 방도를 깊이있게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현 정부 내에서 보수적 반민족적 세력이 강력한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개별적 분산적 차원의 의지와 노력은 그 한계가 명백하다고 생각된다.

이번 임원혁 박사의 사의 표명은 정부 내 개혁적 자주적 진영이 나가야 할 방향을 시사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임 박사의 충정은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개인적 개별적 차원의 의지와 열정만으로는 정부 내 거대한 보수적 비자주적 세력과 대항하기에 그 한계가 명백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정부 내 개혁적 민족적 진영의 단결과 협력이 가장 우선적으로 요망된다. 

이를 기초로 기존 정치권의 개혁적 자주적 세력과 연대함으로써 이전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정부 내 보수적 반민족적 진영에 대항하여 보다 치열하고 격렬한 정책 투쟁을 전개, 현 정부의 보수화 예속화 경향을 제어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근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현 정부의 보수화 종속화에 반대하는 시민 운동을 비롯한 국민 다수의 개혁적 자주적 평화적 여론을 자신의 정책 수립의 기본 동력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 이용길 기자는 고려대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증권 회사 애널리스트로 근무했으며 현재는 농협대, 숭의여대, 전북대에서 강사로 재직 중입니다. 현재 여러 언론 매체에서 시사 평론 활동을 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어느 진보주의자의 세상 비틀기>(동성출판사, 2002)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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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0/28 [11:0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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