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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아프간에 군병력 300명 재파병…논란 확산
"전투병 아니다" 강조하지만 테러표적 될수도 지적…강한 반발 예상
 
김선경   기사입력  2009/10/28 [09:32]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130명 규모의 독자적인 민간재건팀(PRT)를 운영하기로 하고 이들의 신변보호 및 치안업무를 지원할 경계병력 300명 정도를 파병하기로 사실상 방침을 확정해 아프간 재파병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방침이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독자적인 민간재건팀을 운영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후보지를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민간재건팀이 규모가 커지면 당연히 신변보호를 위한 경계병들의 수요도 창출되는 것도 사실이고 이런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재건팀, PRT란 아프간에서 주(州)단위로 민간전문가들이 재건사업을 추진하는 팀으로 현재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등 14개국(7개국은 지원참여)의 26개 팀이 아프가니스탄 31개 주(전체 34개 주)에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미군기지 내부의 한국병원에 24명의 인력을 파견하고 있으며, 내년초까지 이를 85명 수준으로 늘려 의료 지원과 직업 훈련, 경찰 훈련 등으로 지원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정부는 바그람 기지에서 활동 중인 인력을 독자 PRT에 합류시킬지, 아니면 추가로 130명을 파견할지 검토하고 있으며 현지 사정에 맞춰 이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각국이 운영하고 있는 PRT에는 1개 대대 규모의 군병력이 이들의 신변보호 및 치안업무를 지원하고 있어 한국이 130명 규모의 독자적인 PRT를 운영하게 될 경우 경계병력 파병은 불가피하게 된다.
 
정부는 이같은 방침을 이른 시일 안에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다음달 18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한에 앞서 아프간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방침이 확정되면 외교통상부 개발협력국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관계자들의 3,4차례 현지 실사를 거쳐 후보지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후보지가 결정돼야 현지에서 어떤 지원수요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후보지 결정 이후에 PRT규모와 경계병력 파병 규모가 최종 확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자적인 PRT 운영 후보지로는 바그람 기지 인근 지역이 우선 검토되고 있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은 26일 PRT의 활동 범위와 관련, "바그람을 베이스로 해서 인근지역으로 확대하는 개념"이라면서 "바그람과 인근 지역은 비교적 안전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 PRT가 없는 3개 주 가운데 비교적 치안상황이 나은 곳을 선택하는 방안과 함께 다른 나라가 운영중인 PRT를 이어받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독자적 PRT운영에 있어 안전을 우선 고려할 지 아니면 아프간에 대한 기여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할 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사실상 경계병력 파병 결정…논란 확산될 듯
 
정부가 독자 PRT를 운영과 연계된 경계병력을 파병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정부는 "병력을 파병하더라도 민간재건팀을 보호하기 위해 파병하는 것"이며 "경계와 자위를 위해 경화기를 소지하기 때문에 전투병이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독립적 PRT를 운영하는 것은 그 지역의 치안까지 책임지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교전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 테러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특히 참여정부 당시에도 아프간과 이라크의 재건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비전투부대를 파병했지만 2004년 김선일 씨 참수사건을 시작으로 윤장호 배형규 씨가 연이어 테러표적이 된 바 있다.
 
또 지난 2007년 8월 아프간에서 23명의 한국인이 납치돼 2명이 희생당한 끝에 '연내 한국군 철군'을 탈레반에게 약속하고 21명의 국민을 가까스로 귀환시킨 바 있다.
 
탈레반은 한국군은 미군에 협조하고 있는 군대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전투병이냐 비전투병이냐의 구분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현재 아프간 전황은 과거 파병때보다 더욱 격화된 상태로, 아프간의 80% 이상을 탈레반이 장악한 상태여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의 논란과 함께 아프간 재파병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등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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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0/28 [09:3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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