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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욕의 역사 털고 비상의 나래를
[김영호 칼럼] 2010년, 경제적-민주적 성취 이룩하는 한 해 돼야
 
김영호   기사입력  2010/01/05 [09:32]

 새천년의 10년이 지나 2010년을 맞았다. 역사를 십진법에 의한 주기로 본다면 그것은 수자적 의미 말고는 무의미할 것같다. 그러나 이 나라 역사에서 지난 100년은 우연의 의미를 넘어 치욕과 굴종의 역사가 10년 단위로 점철된다. 한-일 강제합병 100년, 한국전쟁 60년, 4-19혁명 50년, 광주항쟁 30년이 그것이다. 하지만 외세지배, 한국전쟁, 군사독재를 극복하고 경제적-민주적으로 괄목할 성장을 이룩한 반백년을 말하기도 한다.
 
 조선은 당쟁에 눈이 먼 나머지 바깥세상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다. 중국에서는 서방열강이 활거하고 일본은 서방문물을 도입하여 국력보강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 즈음 조선은 박제된 듯 변화를 거부하다 1910년 일본에 의해 국권을 침탈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 후 36년간 식민통치 아래 질곡과 신음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1945년 해방이 왔건만 그것은 자주독립이 아니라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연합군한테 패망한 과실이었다. 그 기쁨도 잠시였고 전승국 미국과 소련이 한반도를 분할, 점령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세계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냉전체제로 치달으면서 그 임계선이 한반도에도 그어졌다. 분단국의 남쪽에는 미국군, 북쪽에는 소련군이 주둔한 상태에서 각기 정권을 수립했다. 한 국가에 두 정권이 대립각을 세우더니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침략으로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동족상잔의 전쟁이 250만명의 희생자를 내고 3년만에 휴전되었지만 한반도는 원시상태에 가깝도록 폐허로 변했다. 60년을 맞은 지금도 맞서는 대치국면은 전쟁의 상흔이 치유되지 않았음을 말한다. 
 
▲     ©CBS노컷뉴스 (자료사진)

 새해에는 4-19 혁명 50주년을 맞는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3선개헌을 통해 장기집권을 획책한 것도 모자라 3-15 부정선거를 저질렀다. 분노한 민중이 봉기하자 그는 대학생이 주축인 시위군중에게 발포명령을 내려 세종로 일대를 피로 물들게 했다. 그는 대통령직에서 하야하고 하와이로 망명했다. 국민적 논의를 거쳐 장지집권을 막는 장치로 내각책임제가 도입되었다. 장면 내각이 출범했지만 이듬해 5-16 군사쿠데타가 일어나 단명하고 말았다. 민주화의 씨를 뿌렸지만 싹도 피우지 못한 채 죽고 만 것이다. 
 
 그 후 박정희 군사정권의 철권통치가 18년간 지속됐다. 그 암울한 시대에도 압제에 저항하는 민주화의 욕구가 분출했지만 그 대답은 투옥과 고문으로 돌아왔다.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에서의 한 발의 총성은 민주화를 잉태하는 듯했다. 그러나 신군부가 역쿠데타를 일으켜 그것을 사산시키고 말았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리며 1980년 5-18 광주항쟁을 피바다로 만들었던 것이다. 전두환의 무단통치에 저항하는 절규에 돌아오는 것은 최루탄의 가스와 경찰곤봉에 터지는 비명뿐이었다.
 
 경술국치 100년을 맞았지만 일본은 아직도 진솔한 사과를 거부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관계정상화는 미완의 장으로 남아있다. 해방이후 집권세력은 이념을 통치수단으로 이용해 반공과 용공, 보수와 진보로 나눠 끊임없이 분열과 반목을 조장해 왔다. 그 까닭에 민족적 문제는 물론이고 가치중립적 사안에 대해서도 갈등의 시각에서 재단함으로써 끝없는 마찰음으로 소연하다. 
 
 국민적 노력이 전쟁의 잔해와 누대의 빈곤을 딛고 세계12위권의 경제성장을 이룩해 냈다. 하지만 성장의 양지가 밝은 만큼 음지가 어두워 계층간-지역간-이념간의 갈동과 반목이 심화되고 있다. 인구대국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4국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중국이 G-2로 부상하여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민주화 또한 세계적 모범국으로 꼽혔으나 이명박 정부 들어 후퇴하고 있다. 2010년은 경제적-민주적 성취를 함께 이룩하는 비상의 나래를 펴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이것은 국민적 여망이다.




언론광장 공동대표
<건달정치 개혁실패>, <경제민주화시대 대통령> 등의 저자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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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1/05 [09:3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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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깊은호수 2010/01/05 [11:01] 수정 | 삭제
  • 우리도 이제는 보수,진보와 같이 이분법적인 생각을 버리고 국민의 편에서 어느쪽이 좋은가를 골라서 섭렵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진보든 보수든 가리지 말고 진정으로 우리를 위한 좋은 정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