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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도둑과 작은도둑, 한심한 현대자동차 노사
[독자논단] 돈으로 해결하는 경영자, 받아먹은 노조 모두 회초리 맞아야
 
예외석   기사입력  2007/01/21 [18:00]
지난 주 일주일간 매일 신문과 방송에 나오던 것이 있었다. 바로 현대자동차 전 노조위원장의 얼굴이다. 아침마다 회사에 출근하여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면 대형TV 화면에 그 사람의 모습이 등장한다. 초췌한 모습에 두 손에는 번쩍거리는 은팔찌를 차고 있다. 그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밥을 입에 넣어도 모래알처럼 목이 매여 넘어가지 않는다.
 
자랑찬 민주노조의 본산이던 현대자동차노조에서 위풍당당하게 투쟁에 임하던 민주투사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가. 불과 얼마 전에는 기아자동차노조에 이어 전, 현직 노조 간부 8명이 취업비리로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아직 사건의 전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2003년 7월 말 그 해 임.단협과 관련해 파업을 철회하고 협상을 잘 진행해 달라는 부탁으로 2 억 원을 받은 혐의라고 한다.
 
더욱 가관인 것은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회사자금 693 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6년을 구형 받았다고 한다. 여기에는 현대자동차 전 노조위원장의 금품수수에 직접 관계된 회사대표도 포함이 되어 있다.    
 
억, 억 하는 것도 억장이 무너질 일인데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운 시국에 모범이 되어야 할 노와 사의 관계자들이 지저분하고 추악한 돈 때문에 고개 숙이고 있다.
 
원론적인 이야기 같지만 오늘날의 기업은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을 통하여 고객과 사회에 신뢰를 심어 주어야 한다. 건실한 기업경영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기업의 최종 목적은 이윤추구이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투명경영을 강조하며 실천하고 있다. 비윤리 행위를 한 임직원들에게는 회사에 기여한 공로가 있더라도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징계를 통한 일벌백계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필자가 제일 나쁜 놈으로 치는 것이 있다면 세상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자들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것도 돈이다. 하지만, 정당하지 못한 검은 돈의 노예가 되어버린다면 더 이상 인간으로서 봐 줄 수가 없다.
 
정치를 할 때도 투명이요 회사경영을 해도 투명이다. 노조는 더 할 나위없다. 세상 모든 것이 유리알처럼 투명해질 때 정말 신바람 나고 살 맛 나는 세상이 되지 않을 까 생각해본다. 그만큼 지금은 페어플레이 정신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요즘 공익광고에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왜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다울까.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그렇지 못하다면 그게 사람일까. 서로를 위한 조그만 배려가 정말 아쉬운 세상이다.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던 일부 못된 경영자들도 문제지만, 억, 억 하니까 그것을 개처럼 넙죽 받아먹고서도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기자들 앞에서 악수를 하며 탈탈거리던 노조위원장은 어떤 부류의 인간일까. 아무리 잘 봐 주려고 해도 쥐포 한 마리에 넘어간 '개'처럼 보인다.
 
요즘처럼 내 입이 부끄러웠던 적이 없다. 일부 사람들이 노조위원장 하면 몇 억 받아먹느니, 팔자 고치느니 하는 요상한 말을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건 다 나쁜 놈들이 왜곡시키려고 지어낸 유언비어다. 노조위원장 하다가 시쳇말로 신세 조진 사람은 있어도 팔자 고친 사람은 없다'고 항변 했었다. 그러나 때마다 대기업 노조에서 굵직한 사건들을 터뜨려주기에 나는 그만 거짓말쟁이가 되어 버렸다.
 
아, 너무나 부끄러워 나는 오늘도 막걸리를 한잔 따라 마신다. 목젖이 타서 꿀럭꿀럭 소리를 내며 밀어 넣는다. 속이 짜르르 해진다. 그래도 그 짐승들 참 배포는 크다. 통이 커서인지 억, 억 하면서 돈을 잘도 처먹는다. 그러면서 조합원들에게는 통 큰 단결, 대동단결을 외쳤을 것이다. 사자처럼 포효하면서 깃발을 휘날렸을 것이다. 진짜로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낀다.
 
현대자동차 노와 사 모두에게 바람이 있다면 제발 좀 투명하게 운영하라는 것이다. 지금은 기업의 비윤리적 행위는 경영자뿐만 아니라 종업원, 나아가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다. 노와 사의 비윤리적 행위는 곧바로 소비자들의 지탄을 받고 더 나아가 불매운동까지 확산될지도 모른다.
 
구린 짓을 해 놓고 무덤까지 비밀로 간직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세상에는 공짜가 절대로 없다.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이용을 하지만, 그 이용가치가 없어지면 검은 거래의 굳은 약속은 여지없이 깨져버린다. 그게 바로 검은 거래의 속성이다. 이제 따끔한 맛을 좀 볼 때가 되었다. 현대자동차, 당분간은 소비자들로부터 회초리를 좀 맞아야 할 것이다.         
* 필자는 경남 진주시 거주하며 한국항공우주산업 노동자, 시인/수필가, 열린사회희망연대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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