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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예술공연으로 겨레와 세계 하나됨 꿈꿀터"
[사람]독일에서 한국축구 승리기원 공연나선 민족예술공연단 윤인숙교수
 
김영조   기사입력  2006/05/28 [19:55]
지난 2002년 우리는 한민족의 외침을 보았다. 그리고 세계에 당당하게 월드컵 4강에 오르는 쾌거를 맛보았다. 어린 아이부터 나이 드신 할아버지까지, 심지어는 세계인이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쳤던 것이다. 그 때 우리 겨레는 하나로 똘똘 뭉쳐 있었고, 외환위기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던 국민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었다.

▲ 민족예술공연단의 독일 공연 포스터     © 민족예술공연단 제공
그로부터 4년 우리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은 다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랐고, 16강, 8강, 4강을 기원하게 된다. 하지만 4년 전과는 다른 상황이다. 그 때는 한반도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었고, 온 국민의 함성소리로 힘을 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먼 나라 독일에서 어려운 경기를 치러야만 한다. 그 차이를 무엇으로 메울 것인가?

이에 한 민족성악가는 선수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본다. 독일에서 세계적인 음악가가 되었던 윤이상 선생이 생전에 아끼던 제자인 윤인숙 교수는 (사)전통예술단 영산 공연단과 함께 6월 2일 베를린에서, 6월 4일은 함부르크에서 배달겨레의 혼을 불어넣으려 하고 있다. 세계의 잔치,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고, 독일 교포와 세계인들과 더불어 한민족의 우수한 문화유산을 교류하고 화합하기 위해 민족예술 공연을 계획한 것이다.

이번 공연은 두 번 계획하고 있는데 6월 2일은 베를린에서 독일 고위급 정치인 등 세계인이 함께 하는 것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베를린 공연에는 우리 선수 승리 기원 및 전 세계인의 평화를 비는 비나리와 북춤으로 시작하며, 최옥상류 가야금 독주를 이정일의 장구 반주에 송정민이 연주를 한다.

이어서 남북 화합을 염원한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심청’ 오페라 아리아 중에서 ‘친절한 젊은 분에게’와 ‘지금 나는 떠나야 해’를 윤인숙 교수가 부르게 된다. 이 ‘심청’ 오페라는 1972년 독일 ‘뮌헨 올림픽’ 전야제에서 공연된 적이 있는데 이제 그로부터 34년이 흐른 2006년 독일 공연에서 다시 연주하여 우리 민족음악의 문화적, 윤리적 우수성을 알릴 계획이다.
 
다음은 역시 윤이상이 작곡한 ‘피아노를 위한 가락’을 세계적인 콩쿨 입상자 피아니스트 문정재, 플루티스트 신지훈이 연주한다. 그리고 전통예술단 영산의 화려한 부채춤이 어우러진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는 하나’라는 간단한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우리는 하나‘와 김동진 작곡의 ’신 아리랑‘을 신디사이저 문정재, 장구 이정일, 훈ㆍ대금 황경호의 반주로 부른다.
 
▲ 리허설 중 민족예술공연단의 부채춤 장면     © 김영조
▲ 리허설 중 민족예술공연단의 풍물굿 장면     © 김영조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영산의 화려한 상모돌리기, 버나돌리기를 볼 수 있는 판굿, 풍물놀이에 빠져 볼 수 있다. 또 풍물놀이와 함께 강강술래로 청중과 연주단이 하나되는 화합의 장도 마련될 예정이다.

민족예술공연단은 하루를 쉬면서 동백림 사건으로 간첩의 누명을 쓴 윤이상 선생의 묘소를 찾아 누명이 벗겨졌음을 고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꿈에도 그리던 조국 땅을 밟지 못한 윤이상 선생의 한을 조금이라도 씻어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인 것이다.

▲ 리허설 중 민족예술공연단의 북춤 장면     © 김영조
베를린에서 함부르크로 옮긴 민족예술공연단은 6월 4일 한인교회에서 독일 동포들을 무료로 초대하여 먼 이국땅에서의 외로움을 달래줄 예정이다. 이 공연은 프로그램을 약간 바꾼다. 가야금 독주 대신 황경호의 대금 독주 ‘청성곡’을 선물하며, 윤인숙 교수가 오페라 ‘심청’ 아리아 대신 윤이상 작곡, 박목월 시의 ‘나그네’와 역시 김동진 작곡 김소월 시의 ‘초혼’을 부를 예정이다.

지난 5월 27일 늦은 5시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서는 출국 전 리허설을 했다. 심청 아리아와 ‘우리는 하나’ 등을 부를 윤인숙 민족예술공연단 단장도 혼신을 다해 리허설을 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영산의 공연단들도 마치 실제 공연을 하는 듯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보는 이들의 큰 손뼉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한국전통무형문화재 진흥재단’과 ‘(사)전통예술단 영산’이 공동 주최하고, ‘베를린(Berlin) 케이엠엠(K.M.M)'이 주관한다. 또 문화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방송(KBS), 와이티엔(YTN), 국악방송국 등의 후원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 공연이 끝난 뒤 한국방송을 통하여 실황 모습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 리허설 뒤 대담을 하는 윤인숙 민족예술공연단장     © 김영조
리허설 뒤 잠간의 대담을 한 윤인숙 단장은 이번 공연의 의의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의 스승인 윤이상 선생님의 오페라 ‘심청’이 1972년 독일 ‘뮌헨 올림픽’ 전야제에서 공연되었는데 이제 그로부터 34년이 흐른 2006년 월드컵이 열리는 독일 땅에서 이 노래가 다시 울려 퍼진다면 지하에 계신 선생님도 조국 땅을 밟지 못한 한을 조금이라도 덜어 버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리고 2002년에 비해 먼 나라에서 외롭게 싸울 태극전사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줄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우리 모든 민족예술공연단 단원들은 흐뭇한 마음으로 혼신을 다 할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는 하나’와 ‘신아리랑’을 부르면서 ‘강강술래’를 하면서 모든 겨레가 하나 되고, 온 세상이 하나 되는 것을 꿈꾸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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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5/28 [19:5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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