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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당 원내진출이 진정한 개혁이자 판갈이
민주노동당 원내진출은 한국정치사 획기적 전기, 판갈이 이뤄야
 
장신기   기사입력  2004/03/03 [13:07]

민주노동당 원내진출은 한국정치사에 획기적 전기, 인물교체 아닌 판갈이 이뤄야
민생악화시키고 '투어'하는 것은 쇼, 보수정당과 차별환 된 '시민의 정치' 확대할 터

총선이 다가오게 되면 정치신인들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증가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사회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정치신인들에 대해서 언론의 관심은 증가하게 되고, 그 후보에 대한 여러 가지 기획 기사나 인터뷰 등이 나오게 된다.

이번 총선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각 당의 새로운 인물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최근의 정치 혁신 분위기와 맞물려서 정치신인들에 대한 관심은 예전의 수준을 뛰어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브레이크뉴스>에서는 정치신인으로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민주노동당 서대문 (갑) 후보인 정현정씨와의 인터뷰를 하였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정현정 후보    ⓒ 민중의소리 제공
▼ 브레이크뉴스 : 이번 총선의 가장 큰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현정 : 이번 총선의 가장 큰 의미는 진보정당이 원내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 가능성에 대해서 아무도 부인하지 않고 있고 당원들도 들어가냐 안들어가냐가 아니라 의회 진출의 규모에 더 관심을 가지는 상황이다.

지역구에서도 몇 석이 나올 것이고 비례대표에서도 의석이 나올 것이므로 이번 총선에서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의 의회진출이 이뤄질 것이다. 이는 한국 정치사에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들어갈 수 있는 확실한 기회라는 것이 이번 총선의 가장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

브레이크뉴스 : 민주노동당이 의회에 진출을 예상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정현정 : 두 가지를 언급할 수 있다. 우선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심해진 상황에서 국민들이 기성정당보다는 진보 정당에 우호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지역을 다니다보면 이러한 현상을 체감으로 느낄 수 있으며, 민주노동당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하루가 다를수록 늘어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이 그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많이 노력해온 덕분에 국민들이 민주노동당의 가치에 대해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 민주노동당이 그 동안 수 차례 선거를 치루면서 인지도를 높였고, 민주노동당만이 가지는 특성과 장점에 대해서 국민들이 인식을 하면서 민주노동당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세력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민주노동당이 이번 선거에서 의회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브레이크뉴스 : 이번 총선의 전체적인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나?

정현정 : 이번 선거의 의미는 판갈이다. 더 이상 인물교체가 중심이 될 수 없다. 인물교체는 필요한 일이나 세력교체가 수반되지 않는 단순한 인물교체는 정치권의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판갈이는 세력교체를 의미한다.

브레이크뉴스 : 판갈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정현정 : 기성 정치권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 제도나 문화 등이 전면적으로 바뀌는 근본적인 혁신의 토대 위에서 새로운 인물이 정치권에 진입하는 전방위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그 동안 정치권의 근본적인 혁신이 수반되지 않는 인물교체의 결과가 바로 국민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16대 국회와 2002년 대선의 어두운 모습인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인물교체에 호소해서는 온 국민이 바라는 정치개혁, 정치혁신을 이뤄낼 수 없다. 정치권의 근본적 혁신과 그에 따른 세력 교체가 이뤄져야만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얻어낼 수 있다. 이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당이 바로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인 것이다.

브레이크뉴스 : 민주노동당이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근거는?

정현정: 무엇보다도 민주노동당의 장점은 당 구조에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노동당의 민주적 시스템은 정치 개혁을 가져올 수 있는 보루로서 역할을 한다. 민주노동당의 정치인은 당 하부구조에서부터 대중 정치를 단계적으로 체험하고 배워나가면서 경력을 쌓게 된다. 그러면서 당원들에 의해서 공직후보가 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대중적인 정치인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와 같이 자율적이면서 튼튼하고 건강한 하부구조로 인하여 민주노동당의 정치인들은 구조적으로 국민들이 바라는 깨끗한 정치인이 될 수 밖에 없다.

민주노동당은 그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와 같은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왔으며 그로 인하여 국민들로부터 지지세가 조금씩 그러나 강력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서 이뤄진 것이므로 흔들리지 않고 국민들이 바라는 바를 정치적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이다.

▲정현정 후보    
브레이크뉴스 :그 동안 지역에서는 어떠한 활동을 해왔는가?

정현정 : 지구당 창당할 때부터 준비를 해왔고 그 뒤 사무국장으로 지구당 살림을 책임져 왔었다. 그리고 작년에 위원장이 되면서 지구당 사업을 같이 해왔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당원들의 신뢰를 받게 되어서 이 자리에까지 있게 된 것 같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학교급식조례제정운동>이 있다. 현재 학교 급식은 급식비리가 난무하고 수입식품과 저질 재료 사용등으로 인하여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직영급식, 우리농산물사용, 무상급식확대, 학부모참여」라는 4대 원칙에 입각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 하에 운동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학교급식조례제정이 이뤄져서 새로운 관행이 이뤄지게 되면 농산물 개방으로 인하여 고통을 받고 있는 농민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도움이 되게 된다. 이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왔다.

브레이크뉴스 : 이 운동에 대한 반응은 어떠한가?

정현정 : 반응은 좋다. 일상 생활에서 중요한 영향을 주는 문제를 공론화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 전개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정치'의 본질, 즉 일상생활과 정치가 가깝게 존재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 같고 또한 정치는 결과만이 아닌 과정에 그 중요성이 있다는 것을 함께 체험하게 된 것 같다.

브레이크뉴스 : 이러한 운동이 진보 정당만이 가지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가?

정현정 : 그렇다. 기존 보수 정당은 정치를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적인 삶과 관련된 문제를 공론화하거 정책화하는 데에 있어서 실패하고 있다. 이것은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물론 기정 정당이 가지는 이념적 협소성과 그에 따른 동질성을 지적할 수 있다.

대북 문제에 관해서 기성 정당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물론 그것도 노무현 정권 들어서는 그 차이마저도 없어진 듯 하다. 하여튼 기성 정당은 서로 비슷 비슷한 보수적 이념과 정당 구조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 안의 차별성이라는 것이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정책을 가지고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 소유만을 위한 쟁투에만 혈안이 되고 국민들은 이에 대해서 신물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리고 민생 관련 법안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 있어서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기성 정당의 민생 행보에 대해서 불신한다. 1년 내내 정쟁에만 몰두하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으면 마지 못해서 민생 관련 법안을 심의하게 되고 그러면 졸속 입법이라는 비판을 받곤 한다. 또한 그것마저도 제대로 하지도 않는다.

그야말로 기존 국회는 민생을 도외시하는데 이것은 이번 국회만의 문제가 아닌 정치권의 구조적인 문제다. 기정 정당의 독점 체제가 깨지지 않는 이상 이와 같은 문제는 해결되지 않게 된다.

열린우리당의 정동영의장이 민생행보를 한다고 하는데 지난 1년 동안 정쟁에 몰두하면서 민생을 악화시킨 당이 선거에 앞두고 몇 가지 이벤트를 한다고 해서 민생을 위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와 같은 '쇼' 정치야말로 구태 정치이며, 기성 정치권이 가지는 인식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비판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그리고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의회에 많이 진출해야만 한다. 

브레이크뉴스 : 전두환 은닉재산 환수운동을 전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현정 : 전두환 은닉재산회수 운동을 전개했고 지난번에는 전두환에 대한 검찰의 방문수사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이것이 많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었다.

브레이크뉴스 : 여성 정치인의 국회 진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은?

정현정 : 여성정치인의 의회 진출은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비례대표제의 확대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폐기되었지만 여성전용광역선거구와 같은 것은 여성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여성전용선거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마음이 무척 무거웠다. 여성전용선거구야말로 기성 보수 정치권이 여성을 정치의 주체가 아닌 여성을 대상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이와 같은 제도를 통해서 여성이 진출해보았자 여성의 독자적인 정치력이 확보되지 않는다. 이것은 명백함에도 기성 정치권의 자신들의 기득권과 선거에서의 여성표 획득을 위한 정략적인 차원에서 이와 같은 이상한 제도를 내세웠던 것이다.

기성정치권의 자기기득권 유지와 정략적인 차원에서 제시된 제도를 통해서 여성이 국회에 진출해보았자 그 여성정치인은 자신의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여성신인정치인을 정당의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기성 정당들이 내세우는 현실 역시 여성 정치인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안 그래도 혼란스럽고 험한 정치권에서 여성정치인이 정당의 선거 전략의 대상이 아니라 여성 정치인 스스로 자신의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대중적 기초가 튼튼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외풍에 흔들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관을 가지면서 꿋꿋하게 정치를 해나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기성 정치권이 여성정치인의 바람직한 발전을 고민한다면 여성정치인을 '객으로서 선거 판에 잠시 초대'한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여성 정치인이 자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배경을 만들어 주는 데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여성 정치인이 정치권의 높은 벽에 다가서는 데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정치권이 여성정치인의 정치 참여와 진출을 도움 주기 위해서 여성정치인이 자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간접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므로 제도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여성정치인의 자립과 성장을 위한 간접적인 제도적 보완에 있는 것이다. 그래야 정당도 '정략'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여성정치인들도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인터뷰후기]

정치판에 여성파워가 거세다. 대부분 기존 보수정당에서 여성들의 참여 현상을 보고 마치 새로운 현상이 일어난 것 처럼 말한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을 들여다 보면 여성파워의 실제적인 면이 무엇인지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언론은 이를 비추지 않는다.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민노당은 비례대표 후보 홀수는 무조건 여성이다. 일반비례대표인 짝수에는 여성도 도전할 수 있어 비례대표만 놓고보면 여성이 더 많을 수 있다.

그렇다고 비례대표에서만 여성의 정치참여를 우대한다는 것은 아니다. 일반 지역구에도 여성위원장이 많이 포진하고 있다. 해당 지역구에서 여성의 장점을 살려 '시민과 서민의 정치'를 위해 발로 뛰고 있다. 그 현장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바로 정현정 위원장이다.

정위원장은 지난 20일 모교인 연세대에서 후원의 밤을 열었다. 그런데 홍보영상이 이색적이었다. "아버지, 어머니 죄송합니다"라는 자막. 아버지 정태봉 씨는 "힘든 길을 시작한 이상 좋은 결과를 위해 더 노력하라고 성원을 보내고 싶다" 딸의 출마를 성원해 주었다.

정 위원장에게는 또다른 수식어가 항상 붙어다닌다. '스물일곱 최연소 국회의원후보'. 그러나 지난 2002년 지방선거 이후 지역구인 서대문 갑에서 '학교급식조례제정'을 주도했고, 전두환 은닉재산 환수행동이나 당의 대소사에 마이크를 쥐고 진행을 맡는 등 '팔방미인'의 재능을 보이면서도 알뜰살뜰 살림하듯 11.6%의 당 지지도를 늘리는 것을 보면 '27살' 패기 뒤에 숨겨진 녹록치 않은 내공까지 절로 보게 된다.

시민단체와 함께 국회 앞 농성을 주도하면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겨울이 와야 봄이 온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은 정 위원장이 오는 총선에 활짝 핀 봄을 기원한다. 정 위원장의 아름다운 도전만큼이나 '진보정치의 봄'은 앞당겨 질 것이다.

다만, 이번 서대문(갑) 선거는 동문들간의 3파전이 될 것이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과 열린우리당 우상호 위원장, 그리고 정현정 위원장은 모두 연세대 동문간. 후보들의 속한 정당만큼이나 서로 다른 이력을 보여주고 있어 삼당삼색으로 색갈이 뚜렸하다. 학도호국단 출신의 한나라당 이성헌 후보, 총학생회를 주도한 우상호 위원장, 그리고 전대협세대라 할 수 잇는 정 위원장. 그들이 펼치는 혈투 또한 이번 총선에 또다른 묘미를 던져줄 것이다. 정 위원장의 건투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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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3/03 [13:0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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