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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수원 3총사, 정치개혁 우리손에!
진보정당 후보들 돌발인터뷰로 만나, 수원 최초 여성후보 유덕화, 여성진출 다양해야
한동근 후보 'FTA는 농민문제 해결 후에', 안동섭 후보 '호주제 보완은 결국 미봉책'
 
이시형   기사입력  2004/03/02 [13:16]

4·15 총선이 40여일 남은 요즘, 각 정당마다 기존의 잘못된 정치관행을 비판하고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아직 어떤 당이 승리할지 모른다. 이미 국민들의 정치 신뢰는 땅에 떨어졌고, 국민의 50% 이상이 아직도 지지 정당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후보자들의 자질과 의지가 당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직은 보수적인 색채가 짙은 수원에서 정치 개혁의 표어를 내걸고 승부수를 던진 민주노동당 세 후보와의 만남을 가졌다. 수원 최초의 여성 후보인 유덕화 후보, 가장 경쟁이 치열할 듯으로 보이는 영통구에 출마한 한동근 후보, 그리고 현재 민주노동당 수원시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는 안동섭 후보가 차례대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는 사전에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돌발적으로 문화·사회·경제·정치의 순서로 후보자의 가치관과 사상에 대해 질문하고 들어보았다.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진출을 위해 노력하겠다

▲수원에서 첫 여성후보로 출마한 유덕화 후보 ©2004 이시형
먼저 권선구에 출사표를 던진 유덕화 후보와의 첫 인터뷰를 가졌다.

▼ 서태지 7집에 수록된 'Victim'이란 때문에 요즘 방송 사전 심의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방송 사전 심의제는 철폐되어야 한다. 서태지의 자유로운 사상이 기존의 보수적인 언론 매체의 칼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사회에 널리 알려서 사고의 자유로움과 유연성을 키워야 한다."

▼ 이번 이승연 누드 파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안타까운 사태이다. 역사적으로 우리 나라는 친일청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얼마 전 친일인명사전에 관련해서 편찬사업 관련 예산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을 것을 보면, 아직도 이 문제가 매듭되지 않았는데 잘못된 친일 행각들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 민주노동당의 당론은 '재벌 해체'라고 알고 있다. 재벌 해체만이 빈부격차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아닐 텐데 구체적인 방안은.

"재벌 해체가 가장 시급하다. 외국자본과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적대적인 M&A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국내 자본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다국적 자본과의 평등한 경제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 여·야를 불문하고 불법자금 때문에 혼탁한 정국인데 과연 깨끗한 선거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정치인의 도덕성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한 도덕성을 바탕으로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 한가지 예로, 민노당은 상향식 공천제도를 가지고 있고, 만일 국회에 진출한 당원이 비리를 저질렀을 땐, 다른 당원들의 힘으로 그 당원을 소환할 권리를 지닌다."

유덕화 후보 약력

민중당 총선 서둔동 선거 연락 사무소 소장
내일신문 수원여성문화센터 회장
웅진닷컴 지국장
민주노동당 수원권선지구당 사무국장
경기도 학교급식조례제정 수원지역 운동본부 공동대표(현)
수원여성실업극복센터 대책위원장(현)

▼ 각 당은 선거 때마다 민심을 잡기 위해 이제껏 차별받던 여성에게 눈길을 돌리고 있다. 각 정당이 비례대표 홀수 번호에 여성을 배정한다고 했는데 민주노동당의 상황은 어떠하며,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다른 정당은 비례대표의 홀수 번호에만 여성을 배정시키는 데 비해, 민노당은 홀수 번호에 여성을 배정시키는 한편 짝수 번호에도 남·녀의 차별 없이 경쟁적인 공천을 유지한다. 사실 정치에 있어서 여성의 힘이 너무 미약하다. 수원에서 여성 후보가 이제껏 나오지 않았던 것만 봐도 이러한 심각한 상황이 잘 알 수 있다. 이런 사회적·제도적 구조 속에서 우리의 삶의 질은 후퇴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법의 개정을 통해서 여성의 정치진출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진출을 이루어야 한다."

주체성을 가지고 한미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다음으로 영통구에 출마한 한동근 후보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한미관계의 재정립을 강조하는 영통구 한동근 후보     ©2004 이시형
▼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관객 1000만 시대를 열었는데, 사실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그 목적으로 하는 스크린 쿼터의 존재 가치가 상실된 것이 아닌가?

"스크린 쿼터는 존재해야 한다.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미국의 문화 침략이 엄청나다. 원칙적으로 우리 영화를 지키기 위해서 스크린 쿼터는 필요하다. 또한 한국 영화가 다양성을 상실했다는 것은 스크린 쿼터 때문이 아니라, 제도적 기반이 취약해서이다. 따라서 독립영화나 예술 영화에 대해서는 정부의 다양한 지원 및 육성이 필요하다."

얼짱, 몸짱뿐만 아니라 강짱(강도 얼짱)까지 신조어가 생겼는데 이러한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언론의 상업성에 소위 '짱'문화가 왜곡되고 있다. 인터넷의 개방성과 자유로움의 특성을 통해 네티즌들의 다양한 사고가 표출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짱'문화도 이러한 자유로움의 한 흐름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기존의 언론 매체와 인터넷 언론의 상업성으로 인해 문화가 정상적인 방향으로 흐르지 못하고, 오용·남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경제 특성상 FTA를 체결하지 않으면 상당한 손해를 입는다고 하는데, 반대하는 이유는

"WTO 후에 1000만의 농민이 현재 300만으로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뚜렷한 대책안 없이 농민들의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 얼마 전 이경해 열사의 죽음도 이러한 잘못된 정부의 태도 때문이다. 농업 강대국인 칠레와의 FTA는 농민 문제를 우선 해결하고 난 다음에 체결되어야 한다. 따라서 FTA는 국회에 다시 상정해 당장 철회해야 한다."

영통구의 경우 열린우리당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와 한나라당 한현규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 등이 출마하여 상당히 힘든 승부가 예상되는데, 어떻게 총선에 임할 것인가

"한국의 역사의 흐름은 한걸음 한걸음 진보적으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잘못된 개혁 세력이 많이 생겨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가짜 개혁 세력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또한 진보 세력이 가지고 있는 벽도 확실히 깨도록 하겠다. 앞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한동근 후보 약력

경희대 학원자주화추진위원회 위원장
실업극복 경기남부지역 위원회 집행위원장
매향리 미군 국제폭격장 폐쇄 범국민대책위원회 상황실장
미군장갑차 여중생 범국민대책위원회 실천단장
민주노동당 중앙위원(현)
수원 영통지구당 위원장(현)

▼ 올바른 한·미 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매향리 투쟁의 의미는 한국사에서 중요하다. 미국의 군사적 패권주의가 한국민들의 생존을 위협한 대표적 사건이며, 한미 관계를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을 우리에게 안겨주었다. 또한 전 국민의 촛불시위를 불러일으킨 효순이·미선이 사건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슬픈 역사의 한 단면이다. 따라서 당선이 되면, 기존의 잘못된 한미 관계를 바로 잡도록 노력하겠다."

비정규직 철폐를 통해 노동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겠다

마지막으로 장안구에 출마한 안동섭 후보이다.

▲비정규직 철폐를 주장하는 장안구 안동섭 후보     ©2004 이시형
▼ MBC <느낌표>를 보면 선정도서를 정해 추천해 주는데 안 후보는 어떤 책을 국민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가.

"조영래의 <전태일 평전>과 박세길의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를 추천한다. 이 두 책은 우리의 인생 방향을 잘 제시해 준다. 잘못된 제도 하에서 인권 유린을 재조명하고, 왜곡된 한국 역사에 대한 저항을 통해 우리는 역사를 올바른 흐름으로 이끌어야 한다."

▼ 호주제 폐지에 어떻게 생각 하는가

"절대 찬성한다."

▼ 그렇다면, 반대론자들이 내세우는 가족의 개념 붕괴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한 폐지보다는 보완이 더 낫지 않을까?

"호주제 폐지는 구체적인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양성평등을 이룰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라고 본다. 여기에서 호주제를 보완하자는 주장은 결국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 잘못된 제도는 반드시 폐지를 해야 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호주제가 폐지된다고 해서 존중받아야 할 유교 문화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법과 제도의 강압성의 연결 고리를 끊는 행동이 우리 사회에서는 필요하다."

▼ 얼마 전 외환카드와 외환은행이 합병하면서 직원들에게 정리해고를 종용했다. 이와 관련해서 정리해고도 시장의 논리에 따라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신자유주의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업의 경영이 어려울 때, 정리해고는 실용주의와 시장중심주의의 논리에 따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인간을 무시하는 행위이다. 정리해고를 할 때 그 대상자를 선택함에 있어서, 불합리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비인간적인 정리해고는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정치권에서 비례대표를 축소하고 석패율제와 여성전용구를 도입하려고 했던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존의 보수적인 정치 세력들이 실제로 여성들의 정치 참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여성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한 행동이다. 진정한 여성의 정치 참여를 인정하고 확대하기 위해서는 여성전용구제도보다는 비례대표제를 확대하는 것이 옳다. 또한 석패율제도 지역주의를 극복하자는 기존의 취지와 달리 국민의 민의에 의해 이미 심판받은 구태 정치인들을 다시 살리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안동섭 후보 약력

수원민주노동자회 대표
민주노총 수원지역 금속노조 위원장
한맥 노동상담소 소장
민주노동당 경기도지부 노동위원장
2002 지방선거 수원시의원 출마
2003 장안지구당 위원장(현)
▼ 만일 당선된다면, 어떠한 정책을 추진하겠는가.

"십여년 동안 노동문제를 다뤄왔던 만큼, 비정규직 철폐를 포함하여 노동정책을 전면수정하겠다. 사실 개혁적이라고 주장했던 현 정권에 와서도 노동자들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어렵게 되었다. 당선된다면, 이러한 잘못된 제도를 없애 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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